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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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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니콜라스 카, Nicholas Carr 지음 |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4

 
 

1. 들어가기 전
 

 얼마 전 동생이 책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The Shallows’을 읽고 있었습니다그 모습을 보고는 책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세계적 대가의 글은 다르다며 극찬(極讚)입니다인터넷으로 인해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는다는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얼굴은 떠오르지만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쩔쩔 매거나 가끔 어머니의 휴대 전화번호가 생각나지 않아하는 제 모습에 떠오른 디지털 치매라는 단어로 저도 이 책을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 읽으면서

 이 책의 저자 니콜라스 카는 프롤로그(prologue)에서 맥루한, Herbert Marshall McLuhan의 미디어의 이해, Understanding Media’를 언급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저자는 사람들은 미디어 속 콘텐트에 주목하지만콘텐트뿐만 아니라 미디어 곧 스스로 메시지가 되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점을 지적합니다그래서 저는 저자가 인터넷을 미디어로 규정하고 미디어로써 인터넷을 분석하고 이야기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그리고 이러한 제 예상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했습니다.

 

먼저 예상이 틀렸다는 건 이 책의 관심사가 오로지 컴퓨터검색그리고 기억 같은 키워드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입니다저자는 인간의 뇌가 가지는 놀라운 가소성에 주목합니다그리고 문자와 인쇄술 같은 혁명적 기술이 어떻게 우리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지 천천히 살펴 봅니다이렇게 전통적 학설을 통해 어떻게 사고가 깊어지는지에 대해 논의하고서 미디어로써 인터넷으로 관심을 옮겨갑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기존 미디어가 쇠락(衰落)해 가는 것에서 시작해 멀티태스킹, multi tasking과 하이퍼텍스트 hyper text로 인해 뇌가 어떻게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로 인해 혹사 당하고 산만해지는지에 대해 살펴 봅니다또한 인터넷의 효율적인 정보 수집으로 얻을 수 있는 뛰어난 결과물에 주목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그로 인한 역기능(逆機能)입니다끊임없이 갱생하는 기억 속에서 깊이 있는 사색(思索)이 나오기 마련인데인터넷이 가진 극단적인 효율성과 즉각성은 흔히 디지털 치매라 이야기 하는 망각으로 우리를 이끌어 간다고 지적합니다그리고 이러한 검색을 이용한 기억의 아웃소싱은 결국 문화를 시들게 할 것이라며 저자는 개탄(慨歎)합니다.

 

 

3. 읽고서
 

 책을 읽고서 사실 그다지 깔끔한 기분은 들지 않았습니다내심 미디어가 메시지를 규정하고 도구가 인간을 확장시킨다는 맥루한의 이야기를 뛰어넘는 무언가를 기대했었는데저자 역시 문제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저만 봐도 인터넷의 사용이 늘면서 독서의 양이 줄었고생각의 흐름이 긴 글쓰기의 양이 줄었습니다그래서 이러한 현상에 대한 대안 제시를 기대했습니다만 제 모습에서 볼 수 있는 역기능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는 부족합니다그렇다고 무턱대고 인터넷을 내려 놓고 살아갈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제 눈에는 효율성을 추구하느라 오히려 깊이 있는 사고를 놓치는 현 상황에 대한 문제를 함께 고민해 보는 정도로 이 책에 의의를 두면 적당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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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초상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12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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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1987 6

 

1. 변명(辨明)

 

 지난 시절 꽤 오랜 기간 동안 읽고, 생각하며 쓰는 것이 제게는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런데 길었던 학생 시절의 매듭은 즐거움을 위한 읽고 쓰기는 낮은 수준의 욕구충족(欲求充足)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식하게끔 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만족할만한 사회적 경쟁력(競爭力)이 생길 때까지 즐거움의 추구는 유예(猶豫)하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그 시간은 참는 것이 능사(能事)였습니다. 하지만 즐거움을 유예한다고 해서 경쟁력이 배가(倍加)될 만큼 세상살이가 쉬울 리 없습니다. 사라진 즐거움의 공간(空間)에 욕심(慾心)과 초조(焦燥)함이 대신 자리 잡으면서 오히려 일상에 더 사로잡혀 허우적거리는 꼴만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힘겨워하다가 이제야 욕심과 초조함을 떨쳐버리려 합니다.

 

2. 같음 그러나 다름

 

 제가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이문열, 李文烈젊은 날의 肖像을 처음 읽은 건 15년 전쯤으로 고등학생 시절입니다. 작가 이문열은 작가 이어령과 함께 제가 선호(選好)했던 작가로 그 시절 저는 그의 지나친 교양주의(敎養主義)도 남발(濫發)하는 한자어(漢字語)도 좋았습니다. 마치 그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제 교양도 함께 고양(高揚) 되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치를 잃어 가던 이념(理念)의 희미한 꼬투리를 잡고 고민하고 동경했던 그 시절과 시간이 흐른 지금 같을 수 없습니다. 나름의 가치 체계를 갖추었기 때문인지 혹은 무가치 했던 보수적 가치의 편승(便乘)에도 대한 거부감이 없을 만큼 무뎌져 버려서인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습니다.  

 

 3. 젊은 날의 초상 그리고 감상

 

 책은 영훈이란 이름의 화자(話者)가 회상(回想)하는 자전적(自傳的)이야기입니다. 형식적으로는 1부 하구(河口), 2부 우리 기쁜 젊은 날, 그리고 3부 그해 겨울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배경이 되는 강진, 학교, 그리고 학교를 떠난 공간과 시간의 변화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배경의 변화와 무관하게 나로 칭해지는 화자의 정신적 성장기(成長期)로 봐도 무방(無妨)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상관없는 3가지 이야기를 작가가 스킬, skill을 동원해 엮어 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이 책에서도 작가 이문열 특유의 넘치는 문자(文字) 사용과 각종 문철(文哲)의 직간접 인용을 통한 교조(敎條)적 서술 그리고 과장(誇張)과 미화(美化)은 여전합니다. 이런 특징이 어린 시절 작가 이문열을 선호하는 이유였는데, 지금은 아쉬움이 더 큽니다. 작가 이문열은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구도자(求道者)의 가치관이나 준엄(峻嚴)한 자기 반성적 성향을 보이곤 하는데, 이러한 모습이 과장과 미화를 통해 외연적(外延的)으로 보이려고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疑懼心)들기 때문입니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가슴에 담고 실천하는 것은 분명 다르고, 그 둘의 합치(合致)는 소설가(小說家)가 아닌 사상가(思想家)에게 기대해야 하는 것이므로 아쉬움과 의구심을 넘어서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4. 맺음말

 

1981년에 출판된 소설을 2011년에 읽는 느낌은 참으로 기이(奇異)했습니다. 잊고 있었던 15년 전 생각에 대한 향수(鄕愁)와 그 때와는 달라진 지금 모습과의 대비(對比)뿐만 아니라 근래 방황하는 내 자신에게 이 책에서 줄 수 있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관심사가 그 기이함은 첫 번째라면, 책을 통해 볼 수 있었던 달라진 시대상과 가치관은 오히려 신선했습니다. 이러한 신선함이 과연 이 책을 고전(古典) 반열에 오르게 할 지 그리고 지금 통용해도 좋은 60, 70년대의 시대적 가치를 어떤 것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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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을 부탁해
이시다 이라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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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시다 이라, 石田衣良 지음 |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9월  

 

   
  취업이라는 건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 대학 입시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난관이다. 아무리 노력하고 완벽히 준비한다 해도 이만하면 충분하다 싶은 선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단순히 학력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능력, 인간미, 그리고 그 외에도 알 수 없는 요소가 무수히 얽혀 있기 때문이다. – 12 쪽 중
 
   

 1. 졸업  


 제가 이 책 ‘스무살을 부탹해’를 처음 읽은 건 작년 가을 즈음이었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쉽고 재미있게 읽었지만, 책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볼 적절한 시기를 놓쳐버리고는 잊어 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 거의 일년의 시간이 흐르고 책장을 정리하던 차에 다시 읽어볼 생각을 했습니다. 일년의 시간 동안에 제게는 많은 일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손 꼽을 수 있는 것이 졸업입니다. 국민학생이 된 이후로 계속해서 학생으로만 살아오다가 얼마 전 학위를 마치면서 공식적으로 학생의 이름을 놓게 되었고, 이력서 작성이나 면접 같은 구직활동을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 보다 10년은 늦은 시점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작년에 이 책을 읽고서 정리를 했다면 분명히 일본과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경제 동조화 현상의 심화로 비록 일본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이지만 우리 사회에도 그 시사점을 주기에 충분하다며 책에 대한 평을 마무리 지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막상 취업이 제게도 당면한 문제가 되고 최근 한 대기업에서 임원, 기술, 그리고 인사 면접을 직접보고 한 차례 실패를 경험하면서, 책 속 이야기는 더 이상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남의 이야기가 될 수 없었습니다.

   
  무슨 시험이든지 합격한 사람의 몇 배나 되는 불합격자가 있는 법이지. 그러니까 꿈을 이룬 사람은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 몫까지 열심히 일해야만 하는 거야. – 52 쪽
 
   


2. 책 속 이야기

   
  30대에 비정규직 사원이나 아르바이트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결혼율은 정규직에 비해 훨씬 뒤진다더라. 결국 말이지, 돈 없으면 결혼도 못하고 아이도 못 낳는 세상이야. – 59 쪽 중에서
 
   

 책은 주인공인 미즈코시 치하루를 포함해 7명인 취업 동아리 구성원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들은 대학교 3학년 학생들로 전원 언론계 진출을 목표로 취업 동아리를 만들고 서로 도와가며 1년의 시간을 함께 보냅니다. 그리고 작가는 책 속 이야기를 치하루를 중심으로 풀어갑니다. 이들이 취업하기 위한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자기 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인턴 과정, 그리고 실제 취업을 위해 도전하기까지 만만한 것이라곤 하나도 없습니다. 특히 인턴 과정을 통해 치하루로써는 지금까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개인 윤리와 직업 윤리가 충돌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까지 보여줍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7명의 동아리 구성원들은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문제점들을 서로서로를 도와가면서 앞으로 조금씩 전진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작가는 여기서 해피엔드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자칫하면 간과할 수 있는 동아리 내적 문제에도 작가는 치하루를 통해 관심을 보입니다. 모두가 포기하지 않으려 모두가 애쓰지만, 이들 사이에서도 앞서가는 사람과 뒤쳐지는 사람, 심지어 압박감에 포기하는 사람까지 생겨납니다. 하지만 이 또한 치하루와 동아리 구성원들은 앞서가는 사람을 시기, 질투하지 않고 뒤쳐지는 사람도 함께 하려는 마음의 실천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줍니다. 그리고 작가는 이런 과정을 통해 동아리 구성원들 모두가 한층 더 성장했음을 보여줍니다.

   
  자기 소개서를 처음 읽는 채용 담당자에게 포커스를 제대로 맞춰야 하는 거야. 그게 가장 중요한 문제지. – 159 쪽 중에서  
   


3. 감상  

앞서 언급했던 대로, 제 스스로가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이 책의 이야기는 제게 절실히 다가왔습니다. 먼저 부끄러웠던 것은 스스로 책 속 주인공들만큼 취업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제 경우는 일반적으로 사회에 나서는 사람들에 비해 5 ~ 10년은 늦은 진출인 만큼 더 많은 준비와 연습을 통해 내딛어야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 만큼 자기 소개서나 면접은 저를 처음 보는 채용 담당자에게 포커스를 두어야 하는 것이 상식인데, 실제 제 경우와 비교해 보니 아주 가관입니다. 정작 제가 하고 싶은 말만 했을 뿐 저를 평가하는 사람들에 대한 인식은 부끄러울 수준입니다. 게다가 제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그들에게 끌려 다니느라 입에서 꺼내 보지도 못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책에서 본 치하루의 모습은 제게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1년 동안 갈고 닦은 스킬을 통해 자신이 원하던 곳에 거의 다 갔다가 실패하는 과정을 통해 머리 속에서 만들진 모습을 보여주기를 거부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웃으며 솔직하게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단계로 성장하는 것을 보고는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면접이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뛰어난 머리나 지식도 물론 중요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서로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속을 알 수 없다면 어떻게 앞으로 몇 십 년 동안 같이 일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본다면 입사 지원자도 똑같은 입장에서 회사에 대한 인상을 결정짓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 394 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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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심리학 가위바위보 - 일상 속 갈등과 딜레마를 해결하는
렌 피셔 지음, 박인균 옮김, 황상민 감수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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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랜 피셔, Len Fisher 지음 | 박인균 옮김 | 추수밭 | 2009 10

 

1. 멀게만 보였던 게임이론 (theory of games) 


 제가 게임이론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 건 군사 전략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설명하고 논의하는 보고서를 통해서였습니다. 사실 '군사전략'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매력에 솔깃했고 내심 흥미로웠습니다만, 바로 관심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웬지 ‘게임이론’은 제가 공부하는 과학보다는 프로그래밍을 하는 사람들에게 더 어울려 보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당장 전략적 판단이나 이를 바탕으로 한 알고리즘으로써의 게임이론’을 제가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없다는 점 또한 즉각적인 관심을 갖는데 주저함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게임이론은 오랜 시간동안 매력적이긴 하지만 저와는 별반 상관없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이론'에 대한 책인 가위바위보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을 생각을 갖게 된 건 순전히, 이 책의 저자 렌 피셔, Len Fisher 때문입니다. 예전에 그가 Physics takes the biscuit라는 제목으로 물리학적으로 어떻게 하면 커피와 비스킷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지에 대해 연구해 최고의 과학 학술지 중 하나인 Nature 출판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이런 독특한 주제를 연구하는 물리학자도 있고 이런 내용이 Nature에 나올 수도 있구나하며 신기해했었는데, 신기한 물리학자라고 생각했던 렌 피셔가 이 책의 저자였고, 물리학자의 눈에 '게임이론'은 어떻게 보였을지 궁금해졌습니다.

 

2. 내시 균형, Nash equilibrium

 '게임이론'을 설명하는데 핵심은 '내시 균형'입니다. 사실 '게임이론'이니 '내시 균형'이니 하니까 처음부터 그 내용이 무척이나 어려워 보입니다. 그렇지만 늘 그렇듯 핵심은 간단한 법입니다. 역시 내시의 균형을 설명하는데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내시는 실제 사회적 상황에서 어느 쪽도 손해 보지 않고 빠져 나갈 수 없는 상태를 균형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런 균형상태에서 단독으로 누군가 전략을 바꾸면 전체 상황은 더 나빠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내시가 발견합니다. 그리고 협력적 해결책(협상한 협의안)이 내시 균형을 이루지 못할 경우, 하나 또는 둘 모두 이후 전략을 바꾸어 자신에게 더 유리한 결과를 얻으려 하면서 협력은 깨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3. 게임이론의 장점

  

사실 일상 생활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이 윤리나 도덕 같은 내적 규율을 통해 협력을 이루어 나가는 것 만큼 좋은 선택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실생활의 대부의 경우, 윤리와 도덕을 통해 협력을 이끌어 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법이 발달하게 되고, 이러한 외부 규율에 통해 사람들을 서로 협력합니다. 하지만, 만사를 법으로 해결하는 것에 또한 모두가 알고 있듯이 능사는 아닙니다. 이러한 점에서 내시 균형에 바탕을 두고 외부 규율 없이 자발적으로 행동하도록 하는 게임이론은 매우 매력적입니다. 또한 알고보면 그 내용 역시 매우 간단하면서도 그 결과는 강력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직접 자신의 생활 속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책에서는 이야기하는 여러 딜레마를 실험해 보면서 자신이 펼치는 '게임 이론'의 효과를 이야기합니다.

 

4. 아쉬움

 이 책의 장점은 저처럼 게임이론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 읽기에도 별 부담이 없는 평이한 설명입니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대로, 저자의 실생활을 속에서 스스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이야기의 당위성을 독자에게 보여줍니다. 그런데 저는 이 부분이 좀 아쉬웠습니다. 분명 저자가 실생활에서 간단하게 보여 줄 수 있는 예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갈 수 있지만, 저자가 물리학자라는 점을 떠올린다면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물리학자의 입장에서 사회적 현상을 통계적 접근을 통해 이해하고 설명하며, 그 속에서 게임이론과 내시 균형을 적용하며 정당성을 주장했었으면 훨씬 더 책의 내용이 알찼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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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선생 지식경영법 - 전방위적 지식인 정약용의 치학治學 전략
정민 지음 / 김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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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지음 | 김영사 | 2009 2
  

1.    들어가는 글

 제가 슬럼프(slump)에 빠져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던 사실은 이미 앞선 글에서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반이 넘게 지났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전히 그간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도 마냥 손 놓아 기다리며 마냥 나아지기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비록 침소봉대(針小棒大)하는 성격을 탓에 실체보다 그 어려움을 훨씬 더 크게 느끼곤 하지만, 그래도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라는 주역(周易)  가르침은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간 모자람을 생각하고 있던 사람들과 관계 향상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보려고 부단히 애썼습니다. 당장 어떻게 변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를 판단할 만할 수 있는 예지(叡智)는 가지지 못한 채,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간다는 가르침의 실천은 제게 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유명한 블로거이신 Inuit님이 작성한 포스트를 통해 알게 된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을 읽었습니다.
 

 

2.     내용

 책의 내용은 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는 말로 축약(縮約) 할 수 있습니다. 누구라도 들어보았을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기본으로 위기지학(爲己之學)에서 시작해 위인지학(爲人之學)을 향해 살아갈 것을 책 전체에 걸쳐 일관성을 가지고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책 내용이 무척이나 간단하게 보입니다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600여 쪽에 달하는 분량도 분량이지만, 가벼운 소설이나 수필을 보듯 읽어나가면 이 책의 참 맛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스스로의 경험을 떠올리며 꼼꼼히 따져 읽어 볼만하고 또 그래야 합니다. 모든 책이 그렇겠지만, 특히 더 책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스스로 가진 깊이에 더더욱 비례하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완벽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특히 중반을 넘어가면서 비슷한 내용이 여러 차례 등장하는 것은 정말 아쉬움이 컸습니다. 또한 글의 짜임새 역시 앞부분에 비해 못합니다.

 앞서 책의 내용이 위기지학을 바탕으로 위인지학을 지향(志向)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전체 사회() 도 결국은 개개인()이 모여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위기지학와 위인지학의 경계가 그렇게 명확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그 둘을 함께 어우르는 영역도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편의상 제 입장에서 두 가지를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위기지학을 자신을 위한 것인 만큼 바탕공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역경(逆境)에 쉽게 좌절하는 사람은 순경(順境)에 쉽게 교만해지기 마련이라는 구절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이러한 바탕공부가 충실히 되었을 때야 지리멸렬(支離滅裂)하며 각개격파(各個擊破) 식이 아닌 일사불란(一絲不亂)하고 명약관화(明若觀火)해야 하고자 하는 바를 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전에 없던 새 것은 없고 모든 것은 옛 것의 기초 위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옛 길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나만의 색깔로 나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보면서 저는 위인지학을 떠올렸습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과 위인지학은 별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쓸모를 따지고 실용에 바탕을 강구실용(講究實用)의 입장에서 옛 것을 바라보기를 주문하기 때문입니다. 일을 강구할 때는 제대로 된 목자와 범례를 세워서 전체 그림을 그리라는 선정문목(先定門目)과 먼저 모으고 다음에 나누고 다시 그룹 별로 묶으라는 휘분류취(彙分類聚) 또한 언뜻 보기에는 위기지학의 입장에서 보게 됩니다. 하지만 선정물목하고 휘분류취해서 자신이 정확히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이것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잘 소통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큰 범주에서 위인지학으로 봐도 무방해 보입니다


3.     맺음말

 첫머리에서 주변사람들과 더 친근한 관계를 통해 슬럼프를 극복해 보려고 애썼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는 걸 알면서도 눈 가려 외면하고는 그럴싸하게 주역의 구절을 가져와 스스로 당위성(當爲性) 부여하려고 했습니다. 궁하면 변해야 하고 변해야 통하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기는 하지만 보기에 좋다고 초승달이 단 번에 보름달이 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수기치인하며 앞 뒤 연유(緣由)를 잘 살펴보며 효제(孝悌)하고 근검(勤儉)하는 것이야 말로 제 스스로 발전하고 당면한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천천히 읽어 보기를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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