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선생 지식경영법 - 전방위적 지식인 정약용의 치학治學 전략
정민 지음 / 김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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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지음 | 김영사 | 2009 2
  

1.    들어가는 글

 제가 슬럼프(slump)에 빠져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던 사실은 이미 앞선 글에서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반이 넘게 지났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전히 그간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도 마냥 손 놓아 기다리며 마냥 나아지기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비록 침소봉대(針小棒大)하는 성격을 탓에 실체보다 그 어려움을 훨씬 더 크게 느끼곤 하지만, 그래도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라는 주역(周易)  가르침은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간 모자람을 생각하고 있던 사람들과 관계 향상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보려고 부단히 애썼습니다. 당장 어떻게 변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를 판단할 만할 수 있는 예지(叡智)는 가지지 못한 채,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간다는 가르침의 실천은 제게 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유명한 블로거이신 Inuit님이 작성한 포스트를 통해 알게 된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을 읽었습니다.
 

 

2.     내용

 책의 내용은 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는 말로 축약(縮約) 할 수 있습니다. 누구라도 들어보았을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기본으로 위기지학(爲己之學)에서 시작해 위인지학(爲人之學)을 향해 살아갈 것을 책 전체에 걸쳐 일관성을 가지고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책 내용이 무척이나 간단하게 보입니다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600여 쪽에 달하는 분량도 분량이지만, 가벼운 소설이나 수필을 보듯 읽어나가면 이 책의 참 맛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스스로의 경험을 떠올리며 꼼꼼히 따져 읽어 볼만하고 또 그래야 합니다. 모든 책이 그렇겠지만, 특히 더 책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스스로 가진 깊이에 더더욱 비례하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완벽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특히 중반을 넘어가면서 비슷한 내용이 여러 차례 등장하는 것은 정말 아쉬움이 컸습니다. 또한 글의 짜임새 역시 앞부분에 비해 못합니다.

 앞서 책의 내용이 위기지학을 바탕으로 위인지학을 지향(志向)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전체 사회() 도 결국은 개개인()이 모여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위기지학와 위인지학의 경계가 그렇게 명확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그 둘을 함께 어우르는 영역도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편의상 제 입장에서 두 가지를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위기지학을 자신을 위한 것인 만큼 바탕공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역경(逆境)에 쉽게 좌절하는 사람은 순경(順境)에 쉽게 교만해지기 마련이라는 구절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이러한 바탕공부가 충실히 되었을 때야 지리멸렬(支離滅裂)하며 각개격파(各個擊破) 식이 아닌 일사불란(一絲不亂)하고 명약관화(明若觀火)해야 하고자 하는 바를 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전에 없던 새 것은 없고 모든 것은 옛 것의 기초 위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옛 길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나만의 색깔로 나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보면서 저는 위인지학을 떠올렸습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과 위인지학은 별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쓸모를 따지고 실용에 바탕을 강구실용(講究實用)의 입장에서 옛 것을 바라보기를 주문하기 때문입니다. 일을 강구할 때는 제대로 된 목자와 범례를 세워서 전체 그림을 그리라는 선정문목(先定門目)과 먼저 모으고 다음에 나누고 다시 그룹 별로 묶으라는 휘분류취(彙分類聚) 또한 언뜻 보기에는 위기지학의 입장에서 보게 됩니다. 하지만 선정물목하고 휘분류취해서 자신이 정확히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이것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잘 소통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큰 범주에서 위인지학으로 봐도 무방해 보입니다


3.     맺음말

 첫머리에서 주변사람들과 더 친근한 관계를 통해 슬럼프를 극복해 보려고 애썼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는 걸 알면서도 눈 가려 외면하고는 그럴싸하게 주역의 구절을 가져와 스스로 당위성(當爲性) 부여하려고 했습니다. 궁하면 변해야 하고 변해야 통하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기는 하지만 보기에 좋다고 초승달이 단 번에 보름달이 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수기치인하며 앞 뒤 연유(緣由)를 잘 살펴보며 효제(孝悌)하고 근검(勤儉)하는 것이야 말로 제 스스로 발전하고 당면한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천천히 읽어 보기를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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