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그곳은 아름다울지도
야콥 하인 지음, 배수아 옮김 / 영림카디널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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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내 곁엔 건강하신 부모님이 계시지만 어쩌다 한번 씩 부모님이 내 곁을 떠나고 안 계실 때를 생각해보곤 한다. 몇 년 후가 될지, 몇 십 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그런 그 상황을 미리 상상만 해도 마음이 너무 아파온다. 막상 내게 사랑하는 부모님과 영영 이별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왔을 때 내가 견뎌낼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자신이 없다.....


이런 생각들 때문인지 몰라도 이번에 출간된 야콥 하인의 <어쩌면 그곳은 아름다울지도>의 줄거리를 보고 무척 읽고 싶었다. 이 책은 작가 자신에게 실제 있었던 일이다. 사랑하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엄청난 공허함을 느끼는 주인공의 심리를 보면서 나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이 책은 유대인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어머니의 아버지(야콥의 외할아버지)가 유대인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치 시절과 지금 야콥이 유대인에 대해 느끼는 생각이 많이 드러나 있다. 그래서 그가 정체성을 알기 위해 어머니를 따라 유대인 모임에 참석하고, 나중에는 유대인 친구들을 만난다. 하지만 과연 그가 정말 느꼈던 것은 무엇일까?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현재의 상황을 담담하게 기록되어져 있는 그의 글을 읽고 있으니 작가의 글 속에 슬픔이 녹아 내려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자신이 기억하는 4살 때부터 엄마와 함께 했던 모든 추억들이 소중히 기록되어져 있었다. 엄마를 도와 부엌일을 하던 것, 함께 영화를 보러 가고, 열차를 놓쳐 여름캠프장까지 엄마와 함께 자동차를 타며 갔던 일, 특히 엄마와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런 순간들까지 너무 소중히 담고 있었다.

그리고 어머니가 암에 걸리고 나서부터 돌아가시기까지 어머니와 좀 더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애쓰는 그의 모습이 담담하게 그려져 있지만 나는 그 속에서 어머니를 좀 더 붙잡기 위해 절규하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어차피 태어난 이상 그 누구든 그런 절망적인 상황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슬프다...

“...하지만 내 어머니의 죽음으로 내가 느낀 감정은 그 어떤 것과도 달랐다.

그 어떤 죽음도 내게 이런 슬픔이 존재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것은 커다란 공허감이다. 사방이 온통 막힌, 깊고 검은 공허감. .....

내 인생에는 이제 어머니는 함께하지 않는다.

그 점은 절대로 달라지지 않는 것이다.”

-2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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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흙이 가르쳐주네 - 네이버 인기 블로그 '풀각시 뜨락' 박효신의 녹색 일기장
박효신 지음 / 여성신문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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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부터 흙냄새가 물씩 풍겨 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정겨운 흰 고무신을 신은 작가의 발을 보고 있으니 어렸을 적 할아버지가 신고 다니시던 고무신이 생각났다. 내 발에 맞지 않는 할아버지 고무신을 끌고 다니며 집에서 키우던 동물들과 식물 하나하나까지도 간섭하고 다니던 기억이 났다. 그래서 이 책은 나에게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했고 앞으로의 미래를 준비하는데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저자는 서울에서의 성공한 삶을 두고 시골 사람이 되기 위해 15년이란 오랜 시간 동안 시골살이를 준비했다. 그리고 공주대학교에서 농사일을 배워 직접 옥수수를 키우고 단호박과 여러 식물들을 키우면서 그 기쁨들을 적어 놓았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 귀농을 하고 싶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뿐더러 시골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기도 쉽지가 않다. 그냥 막연히 시골로 가면 어찌 되겠지 라는 생각을 하지만 내가 엄마와 텃밭을 가꾸어 본 결과 농사라는게 많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흙을 고르고, 고랑을 만들고 씨를 심고, 물을 흠뻑 주고, 잡초도 뽑아줘야 하고... 하지만 식물을 키우면서 느끼는 성취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내가 심은 씨앗이 어느새 열매를 달고 있는 모습으로 변할 때 ‘이래서 사람들이 풀을 매고 식물을 가꾸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저자가 공주대학교에서 농사에 대해 배울 때 초빙강사의 강의시간에 들으셨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았다.
“사람 손으로 콩 만들어 내고 쌀 만들어 낼 수 없으니까, 식물에게 부탁해서 식물이 생산해 내는 것을 사람이 새치기하는 것이여, 그러니 식물에 대하여 늘 존경심과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겨.”

이 글을 읽으면서 우리 텃밭에 크고 있는 식물에 대해 다른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당연하게 열매와 잎을 따서 먹었는데... 그분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고 내 주위에 있는 식물들에게 하찮은 마음을 가지면 안되겠다는 다짐을 했다.

저자의 10년 전 일기 중 ‘가장 죄를 덜 짓고 사는 법, 그건 흙과 함께 사는 것. 10년 후, 난 꼭 그렇게 살리라...’ 라는 구절을 읽으면서 난 20년 후 꼭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밭을 가꾸며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그런 여유로운 삶을.......


욕심을 버려라...

아름다운 것 볼 줄 아는 건강한 눈이 있고,

아름다운 소리 들을 줄 아는 밝은 귀가 있고,

아름답다 느낄 줄 아는 넉넉한 마음이 있고,

먼 데서 가끔 찾아오는 다정한 친구들이 있고,

편히 누워 쉴 넉넉한 집이 있고,

가슴에는 아직 식지 않은 열정이 있는데,

지금도 가진 것이 그리 많은데 무얼 더 갖고 싶어 하는 게야. -10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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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속의 서울 - 한국문학이 스케치한 서울로의 산책 서울문화예술총서 2
김재관.장두식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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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는 서울 시민도 아닐뿐더러 어쩌다 한번씩 (많아야 1년에 한두 번) 서울에 가기 때문에 내가 어쩌다 본 서울은 차와 사람이 많고 공기도 나쁘고, 매우 복잡한 곳으로만 인식되어져 왔다. 한 가지 부러운 것이 있다면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인데 연극과 뮤지컬, 많은 전시회 등이 서울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한 번씩 부러워지곤 했었다.

그렇게 서울에 대해 거의 모르고 이 책을 접했을 때 나는 이런 사실들을 어떻게 받아들어야 하는지 조금 난감했다.
1960년대부터 지방에서 올라온 수많은 이주민들, 그리고 그들을 이용해 시작된 개발은 내가 겪어 보지 않았지만 이주민들이 겪어야 했을 그 힘든 시간들이 눈앞에 보이듯이 아른거렸다.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70년대의 고도 경제성장은 평화시장의 좁은 다락방에 들어 앉아 가족의 생계를 고민해야 했던 어린소녀들에 대한 착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무엇이 현재의 실재인지를 분간 못하면서, 그 속에서 나도 부지런히 그들과 같이 해나갔다.”라는 전태일의 말처럼, 그들은 인간이기 이전에 평화시장이라는 기계를 움직이게 하는 하나의 부품이었다. - <전태일과 평화시장 중>

1960년대부터 2000년도까지의 문학작품들 통해 서울의 모습과 서울시민들의 모습을 잘 풀어낸 글을 읽으면서 개발독재정권 시대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어야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어서...아니면 조금이라도 풍족하게 살고자 서울을 찾았던 사람들 대부분은 결코 서울 시민이 될 수 없었다. 그들이 어렵게 마련한 보금자리는 개발이라는 정책하에 쉽게 무너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주택문제를 해소한다는 이유로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파트를 끊임없이 지어도 주택난은 해소되지 않았고 더욱 더 심각해져갔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인구 비중이 한국인구의 약 48%라는 사실만 봐도 그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여기에 나와 있는 문학 작품들의 설명을 읽으면서 내가 우리나라의 과거에 대해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아니면 과거의 우울함을 느끼기 싫어서 무의식중에 피했을 수도 있다.
3~40년 전의 사람들이 피땀 흘려 일한 만큼 우리는 풍족하게 잘 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어려웠던 일들을 하나씩 잊어가고 있다.
조국을 위해 가족을 위해 형편없는 대우를 받으면서도 일했을 그들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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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의 선택 - 승자의 결단
무라야마 노보루 지음, 유순신 옮김 / 에이지21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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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직장 생활을 한지 4년차가 되었다.
처음 그 열정은 어디로 가고 그냥 하루하루 슬렁슬렁 보내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가끔 한삼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뭐 그렇지...하면서 얼른 퇴근 시간이 되길, 주말이 되길 그것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내 직업의 슬럼프에 빠지면서 정작 해쳐 나올 생각은 하지 못하고 무의미한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

이번에 읽은 35세의 선택을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잘못된 생각일 가지고 있었는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제일 처음 삶은 개구리형을 읽고 바로 반성에 들어갔으니 말이다.
이 책은 직장인들의 4가지 유형을 나대로라는 인물을 통해서 실전처럼 엮은 책이다.

첫 번째 <삶은 개구리>형 직장인의 특징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여기서 좀 찔렸다..^^;;)
현실은 계속 변하는데 나는 변하지 않으니 당연히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 번째 <민들레 홀씨>형 직장인은 목적도 목표도 없이 여기저기 전직을 하는 직장인을 말한다. 그렇게 계속 돌아다니다가 어느덧 민들레씨의 솜털이 다 떨어져나가게 되면 정착할 곳을 찾지 못하게 되어 버린다.

세 번째 <해바라기>형 직장인은 시대와 상황이 변한다 해도 오직 한 분야만 파고드는 사람을 말한다. 시대에 맞게 사람도 변화해야 하는데 거기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그것 역시 시대에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네 번째 <카멜레온>형 직장인은 말 그대로 상황에 맞게 변화에 잘 대응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창조적인 변화를 잘 활용하고 자신의 능력 개발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직장인이다.

이 4가지 상황에 맞게 인물들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고 자기 자신에게 어떤 투자를 해야 하는지 잘 설명이 되어있어 읽는 동안 무척 흥미로웠다.
미처 내가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꼬집어서 비판을 해서 나 스스로도 무척 반성이 되었다.
이제 겨우 이십대 중반인데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내 몸 속 에너지 충전이 된 기분이 들었다.

<35세의 선택>을 통해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미래에 대한 고민을 신중히 해야겠다.

카멜레온 직장인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나 자신에게 파이팅 ^ㅡ^

♣ 변화는 위기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더 큰 위기다.

♣ 헌신과 충성심의 향방은 회사가 아닌 일과 프로젝트가 되어야 한다.

♣ 자신을 ‘대체가 불가능한 존재’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진다.

♣ ‘~하지 않으면 안 된다’에 얽매이면 안 된다. 부러지기 전에 휘어질 줄 알아야 한다.

♣ 무슨 일이든 직접 시도해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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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위화 지음, 백원담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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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중국 영화를 한 편 본 기억이 있다. 그때 영화 내용이 부잣집 도련님이 도박 때문에 재산을 다 날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아는 평범한 농민이 된다는 스토리였다. 그런데 제목도 모르는 그 영화가 계속 내 머릿속에 남아 있어 이 영화 제목이 뭔지 궁금했지만 찾아보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넘어가버렸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책이 익숙한 내용이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영화와 비슷한게 아닌가. 위화의 소설 <인생>을 원작으로 한 영화였던 것이다. 얼떨결에 끌려 간 전쟁터에서 살아남고, 사고로 자식을 먼저 보내고 마지막으로 사위와 손자와 함께 있는 장면이 끝이었던 걸로 기억나는 그 영화는 왜 10년 가까이 지나면서까지도 내 기억에 남아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책으로 만나본 <인생>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이 이야기는 농촌으로 민요를 수집하러 간 ‘나’에게 어떤 늙은 농부가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면서 시작한다. 그가 담담하게 늘어놓은 자신의 인생은 그때 살던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겪었을 사건도 포함되어 있었다.
부유한 지주의 아들로 술과 여자, 도박에 묻혀 사는 푸구이는 집안의 전 재산을 도박으로 날린다. 그리고 가족들과 먹고 살기 위해 농민이 되어 일을 하지만 군대에 군인으로 끌려가게 된다. 고생하며 죽을 고비를 넘긴 푸구이는 해방군의 도움으로 집으로 돌아오고 부인과 딸 펑샤와 아들 유칭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가난하지만 안정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가난해지는 살림에 아내 자전이 불치병에 걸리게 되고, 유칭은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죽고 만다. 하지만 그 사고의 원인인 사람이 자신과 전쟁터에서 생사를 같이 했던 사람인 것을 알아보고 그를 용서하게 된다. 그리고 벙어리인 딸 펑샤의 결혼에 행복하기만 할 것 같은 푸구이의 집엔 불행이 계속 찾아오고 마침내 나중엔 손자 쿠건과 푸구이만 남게 된다. 하지만 소소한 일상을 꾸려가던 중 쿠건도 세상을 떠나고 결국 푸구이만 홀로 살아가게 되지만 그 속에 들어있는 한 문장 한 문장들이 정말 감동적이었다.
모든 것을 담담이 받아들이는 푸구이의 모습 속에서 ‘인생이라는 것이, 살아간다는 것이 이런거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위화의 또 다른 소설인 <허삼관 매혈기>를 읽으면서 너무나 인간적인 허삼관을 잊을 수가 없었다. 이번에 <인생>을 읽고 나니 작가 위화가 중국 서민들의 삶을 소탈하고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읽은 그의 작품은 다 인간적이고 감동적이었다.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의 다른 작품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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