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그림책의 전문을 타이핑 해봤다.
초록 우산의 여행
니콜라스 슈프_글 안드레아 안티노리_그림 박재연_옮김/ 노는날
나무 손잡이가 달린 초록 우산이 있었어.
초록 우산은 사람들이 자기를 두고 가 버리는 데 아주 익숙해ㅉ어.
어디에 놓이게 될지, 누가 집어 갈지, 어디로 데려갈지…
전혀 알 수 없었지.
우산이라면 다 그런 법이야.
그런데 이 우산은 늘 새로운 곳에 가는게 귀찮지 않았어.
오히려 신이 났지!
밖은 언제나 모험이 가득하니까.
초록 우산의 첫 번째 주인은 콧수염 아저씨였어.
어느 오후, 아저씨는 한참이나 우산을 펼쳐 들고 누군가를 기다렸지.
하지만 그 사람은 끝내 오지 않았어.
기다리다 지친 아저씨는 쓰레기통에 우산은 휙, 던져 버렸어.
아저씨는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걸어갔지.
‘힘들 때 더 힘든 길을 가는 사람이 있다니.’
얼마 뒤, 청소부 아저씨가 쓰레기통에서 초록 우산을 집어 들었어.
새것 같았거든.
잘 말린 뒤에 이모에게 선물로 드렸지.
사실 아저씨의 이모는 초록색을 싫어해ᅟᅣᆻ어.
그래서 비 오는 날, 친구에게 우산을 줬지.
신이 난 친구는 여행을 떠났고,
초록 우산은 바다와 산을 처음 보았어!
어느 날 오후, 이모의 친구가 호텔에 우산을 두고 가 버렸어.
몇 달 동안 우산은 비가 오기를 기다렸지. 심심했어.
어느 날, 요리사 아주머니가 우산을 집어 들었고,
들은 이 식당 저 식당을 돌아다녔어.
새로운 식당에 들어갈 때마다 우산에는 솔솔,
맛있는 냄새가 배어들었어.
비가 오면 깨끗이 씻긴 채, 새로운 냄새를 맞이할 준비를 했지.
어느 날, 요리사 아주머니는 남자친구에게 우산을 빌려줬어.
배우 아저씨였는데 , 비오는 날 빙글빙글 우산을 돌리며 노래 부르는 걸 아주 좋아했지.
우산은 어지러웠지만, 그래도 신이 났어!
아저씨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이거였어.
비 맞으며 부르는 노래,
빗속에서 부르는 노래,
정말 멋진 기분이야,
다시 행복해졌어!
배우 아저씨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어.
그러던 어느 날 아침, 기차에 우산을 두고 내렸지 뭐야.
다른 승객 아저씨가 슬쩍, 우산을 집어 들었어.
미용사 아저씨였지.
미용실에서 우산은 손님들을 지켜보았어.
“머리를 다른 색으로 물들이면 어떤 느낌일까, 모습이 달라진다는 건?”
“나라면 주황색이나 파란색을 고를 거야.”
“검은색은 싫어! 검은색 우산은 너무 많잖아.
볼 때마다 신부님이나 판사님, 아니면 박쥐가 생각난다고!”
초록 우산은 가끔 옆에 놓인 다른 우산들과 이야기를 나눴어.
초록 우산의 이야기를 듣고, 다른 우산들도 여행을 꿈꿨지.
‘주인이 바뀌었으면, 새 주인이 생겼으면, 누군가 실수로 나를 가져가 줬으면.’
어느 날, 초록 우산은 우박이 쏟아지는 엄청난 폭풍을 만났어.
돌멩이 하나가 날아와 우산을 찢어 버렸지.
미용사 아저씨가 뚝딱, 헝겊 조각으로 우산을 기워 줬어.
우산은 이 모습이 마음에 쏙 들었어. 해적이 된 것 같았거든!
어느 날, 미용사 아저씨는
토요일마다 머리를 손질하러 오는 부인에게 우산을 빌려줬어.
부자 아주머니였지.(우산도 아주 많았고.)
집에 돌아온 부인은 가정부 아주머니에게 말했어.
“월요일에 우산을 미용실에 돌려줘야해.”
하지만 계속 비가 내렸고,
가정부 아주머니는
초록 우산을 쓰고 집으로 돌아갔어.
가정부 아주모니의 딸이 의자 위에 놓인 우산을 활짝 펼쳤어.
“어허, 실내에서 우산을 펼치면 안 좋은 일이 생긴다는 말이 있어. 당장 접어!”
아빠가 소리쳤어.
딸은 아빠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그래도 우산을 접었지.
(물론, 이 말을 정말로 믿은 아이도 있었어.
어른이 되어서도, 나쁜 일이 생길 때마다
어릴 적 집 안에서 우산을 펼쳤던 일 때문이라고 생각했지.
다음 날, (원래 이야기의) 소녀의 옥상으로 올라가
초록 우산을 활짝 펼쳤어. 비는 그쳐 있었지.
햇살 가득한 일요일 아침이었어.
늘 비 오는 날에만 펼쳐지다 보니, 따스한 햇살을 받은 건 이날이 처음이었어.
바닥에 비친 자기 그림자를 본 것도 처음이었고!
그때 갑자기 훅, 바람이 불더니
작은 손에서 홱, 우산을 낚아채고는
우산을 하늘 높이 날려 버렸어!
그런 일도 처음이었어.
“와, 이건 또 뭐람!”
우산이 외쳤어.
‘활짝 펼쳐진 채로 훨훨 지붕 위를 날아오르다니.
바람의 품에 안겨,
어디로 갈지도 모른 채, 그냥 신나게!
지금쯤 우산은 어디에 있을까?
누구랑 함께일까?
아직도 날고 있을까?
달나라까지 닿았을까?
잃어버린 우산들이 사는 섬에 갔을까?
우산은 몇 살까지 살까?
궁금한 게 참 많지?
물어볼 게 하나 더 있어!
혹시 그 여자아이를 기억해?
집 안에서 우산을 펼치는 바람에
나쁜 일이 생겼다고 믿었던 소녀 말이야.
그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양말이나 열쇠, 목도리처럼 우산도 자주 사라지곤 해. 우산은 어디로 갈까? 누구와 함께일까?
우리 곁을 떠나 어떤 삶을 살아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