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숙제가 끝나지 않아
누카가 미오 지음, 토티 그림, 김지영 옮김 / 다산어린이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후감은 숙제가 아니라, 평생 함께할 친구였으면 좋겠다."


며칠 전 초등학교 4학년 큰 딸의 담임 선생님께서 하이톡으로 독서감상문 과제를 안내해 주셨다.

과제 메세지를 보며 딸보다 내가 먼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또 독후감 숙제의 계절이 왔구나!'

학창 시절의 나는 책보다 독후감이 더 어려웠다. 책을 다 일고도 첫 문장을 쓰지 못해 원고지만 바라보던 시간이 더 길었다. 그래서 엄마가 된 지금은 한 가지 바람이 있다.

책을 읽고 기록을 남기는 일이 평생 따라다니는 과제라면, 우리 아이는 그것을 '숙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즐기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 말이다.

마침 그런 마음으로 펼친 책이 바로 < 독후감 숙제가 끝나지 않아>였다.

이 책은 학교 도서실에서 모인 다섯 명의 아이들이 독후감 숙제를 계기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과정을 담고 있다. 수영에 몰두하느라 책과 멀어졌던 에이토, 친구들의 시선을 의식해 좋아하는 책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던 유이, 독서에 대한 부모님의 압박으로 책 읽기에 거부감을 느끼게 된 고타로, 독후감을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던 소스케까지. 이 아이들의 이야기는 "독후감을 왜 써야 하지?"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책은 독후감을 잘 쓰는 기술만을 가르치지 않는다. 오히려 독후감이란 책을 읽고 난 뒤 생긴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들여다보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어떤 장면에서 웃었는지, 어떤 문장에서 마음이 움직였는지, 왜 그 인물이 안타깝거나 멋지게 느껴졌는지를 차근차근 돌아보게 한다.

이 점에서 이 책은 독후감을 '정답을 맞히는 글'이 아니라 '나의 마음을 발견하는 글'로 바라보게 만든다.


책의 편집적인 요소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특히 이중 커버 안쪽이 원고지 디지인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남았다. 책을 펼치는 순간 마치 나도 이 공간에 직접 독후감을 써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독후감 쓰기를 두렵고 어려운 과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한 줄씩 기록해 보고 싶은 활동으로 느끼게 만드는 세심한 장치였다.


또한 부록으로 실린 '후미짱의 독후감 쓰기 교실'은 매우 간결하고 실용적이었다. 어떤 책으로 독후감을 쓰면 좋을지, 독후감을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지 단계별로 안내해 준다. 설명이 어렵고나 딱딱하지 않아서 초등학생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독후감 쓰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줄여 준다. 특히 "독후감은 책을 읽은 '나 자신'에 대해 쓰는 글"이라는 설명은 아이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부모로서 아이가 어떤 독서 경험을 하길 바라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기록을 남기는 행위를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경험으로 받아들인다면 독후감은 아이의 마음을 키우고 삶을 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멋진 표현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어디에서 움직였는지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말해준다.

독후감을 잘 쓰는 노하우를 전수하는 책은 많다. 하지만 독후감을 쓰고 싶게 만드는 책은 흔하지 않다.

<독후감 숙제가 끝나지 않아>는 오랜만에 연필을 들고 싶은 마음을 만들어 준, 다정한 글쓰기 친구였다.

<독후감 숙제가 끝나지 않아>는 독후감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는 다정한 길잡이가 되고, 부모와 교사에게는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하는 책이다. 또한 글을 쓰는 모든 사람에게는 "왜 이 글을 쓰고 있는가"를 다시 묻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독후감이 숙제가 아니라 자신을 들여다보는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한 줄 평

독후감이라는 숙제의 무게를 덜어 주고, 책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발견하게 만드는 다정한 글쓰기 안내서.

#독후감숙제가끝나지않아

#독후감

#책육아

#다산어린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