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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키스 ㅣ 미소 그림책 12
이루리 지음, 문지나 그림 / 이루리북스 / 2025년 8월
평점 :
다섯 글자로 전하는 사랑의 마음.

사실은 구구절절 풀어내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함축하는 일인데
심지어 마음을 다섯 글자로 말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도 담백하고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그 때문인지 이 책은 문해력 수업으로도 굉장히 훌륭하다.


텍스트가 없는 페이지에서는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이끌어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작가가 의도한 듯한 앙리 마티스의 원작 그림과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기 방식으로 대화를 채워보는 활동도 즐겁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그림책만이 할 수 있는 물성 때문이기도 하다.
다섯 글자로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예쁜 말을 쓰고 그린 후에 그림만 보고 맞추기 하는 게임은 굉장히 흥미로워해서 그림책 수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도 했다.

이 책은 그냥 휘리릭 보면 그저 그런 귀여운 책이 될 것이고, 영화 <고양이 키스> 제작과 연관된 탄생 일화를 접한 후에는 작가의 제작 의도를 조금은 이해할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주 오래 천천히 이 책을 감상한 후에는 나도 모르게 표지에 나오는 고양이와 같은 표정이 되어 눈을 깜빡하며 고양이 키스로 교감하고 있을 것이다. 분명히 그렇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