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 큰일 났다! - 2021 한국학교사서협회 추천도서, 2021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2020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콘텐츠 창작 지원 사업 선정도서 학교종이 땡땡땡 12
송승주 지음, 김수영 그림 / 천개의바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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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친구들이 축제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흐뭇해진다. 머릿속으로 상상해본다. 반딧불이가 밝혀주는 아름다운 조명나뭇잎을 달팽이가 갉아먹어 현수막도 만들고 쇠똥으로 만든 고치경단, 개미가 만든 씨앗과자 간식도 준비하고 단풍잎, 은행잎 응원도구와 뚜뚜 나팔꽃 나팔. 상품으로 단풍나무 즙까지

보름달 달빛 아래, 누가 이길지 이야기하고 때로는 긴장되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서로 응원도 하고 격려도 하는 모습. 너무 아름다웠다. 


어쩌면 이 모습이 이렇게 아름답고 그립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가 현재 1년 넘게 유예시키고 있는 '공연' 장면이기 때문일까. '내가 하겠다' 고 큰소리치는 메뚜기나 개미같은 친구들도 있지만 '으악 큰일났다' 고 걱정하는 이들이 더 많다. 그렇지만 그런 기회를 가지면서 연습을 통해서 배우고, 또 서로 응원하면서 협력하고 성취감도 느끼게 되는 것이 학교나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여러가지 행사들의 목적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행사들이 코로나로 일제히 취소되면서 우리 아이들은 지금,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일까.지금은 아무렇지 않아보이고, 사실 더 큰 문제 때문에 그런 일 쯤이야 중요치 않아 보이기도 하지만. 여러사람 앞에 서보는 경험, 함께 무언가를 해보지 않은 경험이 계속되고 길어진다면 분명 아이들에게 좋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제일 재미있었게 보았던 장면은 귀뚜라미 장면이다.


"아니야, 얘들아, 그냥 막 부르면 안돼. 자 나를 따라 해. 도, 레, 미, 파, 솔."

"형 우리는 맨날 귀뚤 귀뚤 하고 노래를 불렀는데 왜 갑자기 그렇게 불러?"


귀뚜라미는 '특별할 것 없는' 평소의 노랫소리만으로도 가던 걸음을 멈출 만큼 아름답지 않은가. 그런데도 큰형 귀뚜라미는 뭔가 특별해야 할 것 같은 생각에 '합창단'을 강조하면서 하지 않던 연습을 했다. 그러나 결국 아무소리도 내지 못한 것은 큰 형이고 그 상황을 모면한 것은 막내였다. 

공연이든 축제든 운동회든 하는 것은 좋지만 가끔 의욕이 넘칠 때가 있다. 꼭 이겨야겠다는 마음, 학부모님을 모셔 놓고 실수하지 않아야겠다는 마음에 지나치게 연습하거나 보여주기 식의 과한 의상을 입힌 다거나 하는 식이다. 축제나 공연이 진정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서라면 나 부터도 무엇이 목적인지를 잘 생각하여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평소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또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대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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