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견백단 야옹이의 슬기로운 걱정 사전 슬기사전 1
김선희 지음, 강혜숙 그림 / 사계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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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걱정이 이렇게 많고도 사소한가? 초등학생 아이들을 키우고 있지만 아이들이 무엇때문에 힘들고 무엇을 걱정하는 지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실제로 내가 어릴 적에도 엄마가 용돈을 안주는 것, 엄마의 잔소리, 친구와의 관계, 용돈 부족 같은 일들이  세상이 무너질 만큼 커다란 문제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 보기에는 별일도 아니지만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가! 아이들의 작지만 큰 걱정을 제대로 짚고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내가 아이에게 했던 이야기도 있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아이가 친구가 갖고 있는 것이 탐나면 오래전에 자신이 주었던 것을 끄집어 내어 "내가 전에 이거 줬으니까 너도 이거 줘" 라는 상황이 있었다. 그 친구 입장에서는 황당할 것 같은데 아이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요구하는 것이었다. "친절을 베풀고 나서는 잊어버리는게 좋아" 

어른인 내게도 가슴에 꽂히는 것도 있었다. "남에게 충고하기 전에 나를 돌아봐.  충고하고 싶은 마음에는 '내가 너보다 낫다'는 우월감이 스며있어" 다른 사람에게 아이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꼰대짓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사전'이다보니 하나하나의 고민에 깊이 있는 대답이 있지는 않다. 이 책을 읽는 다고 해서 고민이 속시원하게 풀리지도 않을 것 같다. 잔소리 하는 엄마가 고민인데 그 해답이 '잔소리하기 전에 모든 걸 해치워' 라는 대답은 뭔가 많이 부족해 보인다. 잔소리가 잔소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풀어야할 더 깊은 관계의 문제가 있을 것이다. 다만 이 책이 다루어야 할 지점이 아닌 것이다. 


이런 식으로 '세상을 보는 내 시각을 바꾸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는 식으로의 접근은 자칫 어른책에도 매우 많은, 가벼운 자기개발서나 힐링도서 처럼 느껴질 우려가 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어른이든 아이든 생각을 바꿔, 그럼 세상이 변해 라는 단순한 해법 보다는 이 많은 고민들을 기반으로 좀 더 깊은 대화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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