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로서의 나를 정의하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나는 어떻게 교사가 되었으며 교사로서 어떤 문제를 안고 있고 사회는 교사로서의 나에게 어떤 기대를 하고 나는 교사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느끼는지. 일부만을 가지고도 한참을 이야기 할 수 있을 법 하다. 그런데 거기다 한 세대(밀레니얼)로서의 시각을 가지고 그 이야기를 담아낸다면 어떨까.<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의 작가 송주은선생님은 6년 경력에 4년휴직중이시라는데 길지않은 경력에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해왔는지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나는 내 나름대로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고 배우며 살아왔는데 초등교사일 ‘쉽다’ ‘편하다’고 여기는 사회의 시선에 ‘어 뭐 그런가.. ’ 하며 별다른 말을 하기 힘들었던 내가, 이 책을 읽으며 해답을 찾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가장 인상깊게 읽은 부분은 거의 끝부분에야 나오는 4장의 말할수 있는 자유이다. 우리 사회 전체가 발언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견과 그로 인해 스스로 자가 검열하게 된다는 부분에 공감하였다. 또 내가 분위기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교실 환경안에서 그런(쓸데없는 말 하지마)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일조하지 않았나를 돌아보게 된다. 이때 말자름이나 무안을 당한 쪽에서 느끼는 감정을 사회학자 김찬호의 책을 인용하며 ‘모멸감’이라 하였는데 그에 대해서는 더 공부해 보고 싶어질 정도로 나에게는 중요한 주제인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책이 나에게는 어쩌면 ‘말할 수 있는 자유’ 처럼 느껴졌다. 이유없이 안정된 직장이라는 이유로 ‘철밥통’이라는 비난을 받게 되고 공직사회의 문제점이나 교권 등에 대해 이야기할라치면 배부른 자의 투덜거림쯤으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으로 인해 어쩌면 ‘말할 수 있는 자유’를 잃어버려왔는지도 모른다. 교사로서의 책무 또는 의무감으로 인해 잃어버린 나를 찾아 조금 더 개성적이고 나 다운 교사가 되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내가 나의 생각을 당당히 말하고 나를 사랑하고 또 나의 직업을 사랑하게 될 때 학생에게도 진정한 그들만의 개성을 인정하고 그들 자신이 될 수 있는 교육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