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를 믿나요? - 2019년 볼로냐 라가치 상 오페라프리마 부문 대상 수상작 웅진 모두의 그림책 25
제시카 러브 지음, 김지은 옮김 / 웅진주니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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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그림책이 이전에 있었을까요?
저는 감히,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그어져있던 선을 뛰어넘은
그래서 우리에게 길이 깊은 인상을 남길 책이라고,
미래에 어느 누군가는
‘그래.. 그때 그 책이 있어 지금의 우리가 있는거’ 라고 평가할만한 책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예전엔 흑인 주인공을 그림책에 담을 생각조차 하지 않던 시절에 눈오는 날 같은 책을 써서 에즈라 잭 키츠가 유명해진 것 처럼요.


처음에는 줄리앙이 남자인지 여자인지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냥 한 아이가 ‘인어’ 가 되고싶어하구나.
생각했답니다. 아이의 꿈을 지지해주는 할머니의 모습으로 보았어요.

아이가 화분을 엉망으로 만들고,
커튼을 뜯어도.
그래도 너의 꿈을 지켜주리라는..

그렇게 읽어도 정말 좋기는 합니다.
그런데 그 모습을 하고 어딘가로 가서
오색찬란한 퍼레이드를 보는 순간 ‘아 그게 아니었구나.’
뒤통수를 후려맞은 듯한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다시 돌아가서 보니 남자아이더군요.
아마 할머니의 격려가 없었다면,
남자애가 이게 뭐니?
하고 혼냈더라면,
줄리앙은 자신의 모습을 서서히 감추려고 했겠지요.
그렇게 자신을 감추고 살아가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을까요?
저조차도,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워버린 나의 모습은 없을까요?


마지막 아름다운 퍼레이드 장면은 전체를 봐야하는데.. 온라인 서점 책 소개에도 없고. 나중에 직접 보시길..
어쨌든 그런 아름다운 세상이 우리에게 온다면
‘난 아니야 난 어차피 다수에 속하고 그건 너의 문제야’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도.. 바로 그사람에게도 분명 좋은 세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세상.
무언가 감추고 ‘무엇’인척 할 필요가 없는 세상.
생각만 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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