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미니멀 라이프 - 미니멀리스트 10인의 홀가분한 삶과 공간에 관하여
박미현 지음 / 조선앤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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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턴가 미니멀리즘이 트렌드가 되어버렸다. 여기저기서 '미니멀리스트', '1일 1폐(하루에 한 개 버리기)' 등 간소화해지자는 운동을 벌이는 모습들을 자주 본다. 나 역시 미니멀리즘에 점점 관심이 생기는 탓에 미니멀리스트들의 필독서로 손꼽히는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저자:사사키 후미오) 책을 몇 번이고 읽었는지 모른다. 그 책에서 발견한 정의......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이거나 중요한 것을 위해 그 외의 것을 줄이는 일을 '미니멀리즘'이라고 하고 이를 실천하는 사람을 '미니멀리스트'라고 한다."는 한동안 나의 뇌뢰를 벗어나지 못하고 맴돌다가 이제는 좌우명처럼 내 머릿속에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결혼한지 16년차나 되는데도 집안을 둘러보면 아직도 정리가 되지 못한채 늘 어수선한 게 항상 스트레스이던 때, 미니멀리즘이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 쌓여가는 물건들 탓에 정작 집의 주인이 사람이 아니라 물건이 되어 이 물건들이 내가 사는 집을 점령해버리고 집주인 행세를 해버리는 주객전도의 상황들...... 그 속에서 그래도 정리해보겠다고 아둥바둥거리고, 그도 안되면 좁은 집을 탓하며 좀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게되는 악순환의 주인공이 되곤 했는데 미니멀리즘을 알고나서는 이젠 나도 무거운 짐들로부터 자유롭고 싶어서 옷, 책, 가방, 생활용품 등 필요없는 물건들을 처분중이다. 한창 시동을 걸고 막 달려보려던 찰나 미니멀리스트들의 실질적인 사례들로 구성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에는 모두 10명의 미니멀리스트들의 삶과 공간에 관한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인터뷰를 통해 각기 다른 직업과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10명의 삶과 공간을 소개한 뒤, 각자 자기만의 비우기 기술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두었다. 직업도 각양각색이다. 작가, 강사, 인스타그래머, 웹사이트대표, 사서, 디자이너, 작가 등 각자의 위치에서 성실히 일하고있는 그야말로 똑부러진 사람들이다. 이런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일수록 다른 사람들 말에 귀기울이거나 먼저 해보고 좋다고 권유해도 잘 따라하지 않을 사람들일 것 같은데, 10명 모두 미니멀리즘을 따라해봤더니 삶이 달라지더라고 하나같이 입모아 강조하고 있다.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나니 우선 청소가 편해졌다. 물건이 많을 때는 집 안 물건부터 정리하고 청소를 해야 했지만, 지금은 바로 청소기만 돌리면 된다.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날마다 청소를 엄청 열심히 하는 줄 착각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도 늘 깨끗함이 유지된다.

                         - 본문 65쪽 인용 : 리빙 인스타그래머 김희연 씨 -

    한때는 소중한 물건들이어지만 그 순간에 부질없는 짐처럼 느껴졌다. 당장 일어서서 그 물건들을 하나씩 비워내기 시작했다.

      "10년 전에 보던 전공서적까지 가지고 있을 정도로 물건에 집착이 심했는데, 물건을 하나씩 비워내니 속이 다 후련하더라고요."

                          - 본문 74쪽 인용 : 심플라이프 대표 탁진현 씨 -

     "이미 정리된 집으로 퇴근하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집에 돌아오면 다른 데 신경 쓸 일 없이 오롯이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워요. 물건이 적은 데다가 아침에 뒷정리까지 마쳤기 때문에 저녁에 따로 정리할 게 없답니다."

                          - 본문 94쪽 인용 : 도서관 사서  박진희 씨 -

 

     "이미 정리된 집으로 퇴근하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라고 고백하는 도서관 사서 박진희 씨의 말이 제일 와닿았다. 워킹맘인 나에게는 퇴근후의 집정리 및 청소가 제일 큰 부담인지라 누구 하나 맘놓고 집으로 초대하기도 쉽지않다. 그런데 미니멀리스트들은 일단 집에 있는 물건들이 적다보니 치울것도 얼마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지싶다. 이 책을 읽고 내가 미니멀리스트가 되어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바로 이것이기도하다.
      이제부터 나도 1일 1폐에 도전해보려고한다. 큰 평수로 이사온 지금도 넘쳐나는 짐들속에서 허우적거리느라 집안일을 줄이지못하고 있는데 하루에 하나씩 필요없는 물건들을 찾아서 이 책의 미니멀리스트들처럼 이웃들과 나누기도 하고,  팔기도 하며 점점 물건들을 줄여나가야겠다.  그래서 나도 '이미 정리된 집으로 퇴근하는' 여유로운 자가 되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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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려면 높이 날아라 -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삶과 경영 이야기
윤정연.정지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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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년대 초등학생 시절을 보낸 나는 방학식과 동시에 외갓집에 가서 방학내내 거기서 지내다가 개학이 다 될 부렵 집으로 오곤 했다. 유난히도 나를 이뻐하셨던 외할머니는 50대이셨음에도 상당히 미인이셨다. 그래서인지 당시 화장품 방판사원을 하셨는데, '아모레'라는 회사에서 근무를 하셨던 기억이 난다. 한때 요구르트 아주머니가 끌고 다니던 노란색 큰 가방처럼 생긴 가방을 끌고 다니셨는데 짙은 초록색이었다. 뿐만 아니라 유티폼에 모자 또한 짙은 초록색이었으며 아침에 나가셔서 땅거미가 질 부렵 그 가방을 끌고 퇴근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외할머니가 '아모레' 회사의 방판사원이셔서 그랬는지 우리집에는 아모레 화장품이 참 많았었다. 어린 시절부터 익숙했던 '아모레'가 '아모레퍼시픽' 회사의 전신이라는 걸 나중에 알고는 왠지모르게 반갑기도했다. '아모레' 하면 나를 참 예뻐해주셨던 외할머니가 떠올랐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성인이 되고 나서도 나는 주로 '아모레퍼시픽' 회사의 기초화장품 및 메이크업 제품을 사용한다. 서경배 회장님이 ......  아니 '서경배 님'(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는 직급과 연차에 사관없이 전 직원이 서로의 이름을 부른다고 한다. 회장도 예외가 아니라 '서경배 님'이 공식 호칭이라고 한다)이 '전 세계인들의 핸드백 속에 아모레퍼시픽의 립스틱이 들어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지고 도전한 끝에 상상을 현실로 일구어내는데 나역시 일조(?)를 한 셈이다. 나의 화장품 파우치 속에 아모레퍼시픽 회사의 립스틱이 얌전히 들어있으니 말이다.

 

 

       어릴 때부터 프라모델이나 레고, 조립식 장난감 등 무언가를 만드는 데 몰두하길 좋아했으며 음악을 좋아한 서경배 님......  한달 용돈 1천원을 받자마자 3일만에 700원짜리 LP판을 사는 그 열정이 참 예뻤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거기에 시간과 돈을 투자할 수 있다는 건 삶을 풍요롭게 할 뿐 아니라, 자신의 꿈을 실현함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어린 시절부터 알고 있었던 걸까?

 

 

      뒷골목 작은 책방을 좋아하고, 집이 무너진다고 그만 책 좀 사오라고 아내가 타박할 만큼 책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묘한 동질감도 느꼈다. 나역시 서경배 님처럼 헌책방이든 새책방이든 책방이란 책방은 다 좋아해서, 책방에서 하루 종일 있어라고 해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분 역시 상당한 책벌레다. 대학시절 한 교수님이 "너희들은 살면서 꼭 1000권의 책을 읽어라."고 하신 말씀을 듣고 더더욱 책을 가까이 하게 되었다고 한다.

      " 워낙 책을 좋아했던 서경배는 자신이 살면서 책을 몇 권쯤 읽었는지 돌이켜보았다. 책을 제일 많이 접했던 곳, 어린 시절의 아버지 서재가 떠올랐다. 아버지의 서재에는 정말 많은 책이 있었다.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며 난방도 전혀 하지 않았던 아버지의 서재는 아무리 추운 날씨에도 꼭 들르게 되는 서경배만의 보물 창고이자, 가장 좋아하는 놀이터였다. 그곳에는 책의 종류도 분야별로 다양했다.

             (중간생략)

        그의 책 읽기는 한국 책에만 국한되지 않았따. 중국, 미국, 캐나다, 일본, 영국, 프랑스, 덴카크...... 아버지의 서재는 거대한 세계이자, 세계를 보는 눈이 되었다."

            - 본문 177~178쪽 인용 -

 

      그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늘 책과 함께 한다고 한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그가 있는 곳엔 늘 책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란다.  그래서인지 책의 뒷부분에 보면 '서경배의 독서 이야기'라는 코너를 따로 만들어두었다. 그리고 그만의 독서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책을 눈으로 읽는것으로만 끝내지 않는다고 한다. 책 내용을 한쪽에 쭉 정리해서 쓰고, 즉시 실천해야 할 것을 또 한쪽 옆에 쓴다고 한다. 이렇게 읽으면서 순간순간 적어둠으로써 책의 주요내용 및 생활에 적용할 사항들을 꼼꼼히 정리한다고 하는데, 나랑 참 비슷했다. 나역시 책을 읽어나가면서 따로 메모해두고 싶거나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작은 스티커메모지를 이용해서 그 부분에 붙여둔다. 이른바 띠지같이 말이다. 그때 그때마다 메모하려니 읽는 흐름이 끊어지는 것 같아서 이렇게 붙여두었다가 책을 다 읽고나면 그 띠지를 붙여 둔 부분만 따로 메모해 둔다. 음악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는 점이 나랑 같아서인지 친분도 없는 서경배님이 책을 읽는 내내 가까이 알고 지낸 사람처럼 느껴짐을 부인할 수가 없다.

       그리고 서경배 님은 직장 사원들에게 책 선물도 자주 한다고 한다. 그것도 아무런 책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현재 필요한 책이 무엇인지 고민했다가 선물하는 이른바 '맞춤형 책'을 선물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리 골절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입원기간동안 직원들의 인사카드를 보며 이름과 부서를 비롯해서 구체적인 사항까지 기억했다고 한다. 물론 퇴원후에 사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불렀음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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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우의 청춘 클래식 - 들리나요? 위로의 목소리가
강석우 지음 / CBS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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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 2학년때 한창 책에 빠져 살았던 적이 있다. 사춘기에 막 접어들었던 그 무렵, '죽은 시인의 사회', '테스', '폭풍의 언덕'등을 닥치는대로 읽으면서 나름 문학소녀임을 자부하던 그때.......  친한 친구가 "읽어볼래?"하고 건네준 책이 <잃어버린 너>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이었다. 어렴풋한 내 기억에 3권까지 있던 책이었던 것 같은데, 친구덕에 편하게 빌려볼 수 있었다. 너무나도 슬픈 사랑이야기인지라 사춘기 소녀의 감성을 자극하고도 남았을 뿐 아니라 글쓴이의 실제 이야기라는 사실에 친구와 같이 울며 그 책을 다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랬던 그 책이 나중에 영화로 나왔다고 해서 개봉하자마자 정신없이 보러갔었는데, 주연배우가 김혜수와 강석우였다. 그 때 강석우라는 배우를 처음 알게 되었다. 아저씨라고 부르기엔 너무 멋지고 지적인 마스크였으며 예명이라고 하지만 이름이 참 맘에 들었다. '강석우'.........   이름만 들어도 마치 우수에 젖은듯한 눈동자와 가을 바람을 맞으며 낙엽길을 걸어가는 버버리코트의 멋진 신사가 떠오르는 이미지였다.

     그렇게 '멋진 아저씨'로 내 기억에 남아있던 강석우 아저씨가 언젠가 예능프로에 나오신 걸 봤다.  학창시절 내가 강석우라는 배우에게 가졌던 중후하고 신사적인  첫 이미지를 아직도 잘 간직하신채 가족을 살뜰히 챙기는 따뜻한 남편이자 아빠로 나오는 예능프로를 보며 예전의 추억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가 배우를 바라볼 때는 그 사람이 맡은 역할들로 만들어진 이미지가 마치 그 사람의 진짜 이미지인듯 여길 때가 많다. 그런면에서 보면 강석우 아저씨는 배역 운이 좋았던 듯하다. 딱히 나쁜 이미지의 역할이 기억이 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 예능프로에 이어 <강석우의 청춘 클래식>이라는 책을 읽어보니 내가 생각했던 그 고운 이미지가 그냥 이미지로 끝나는 게 아니라, 강석우라는 사람 자체의 성격이랑 일맥상통함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어린 시절부터 신앙생활을 꾸준히 해 온 크리스찬이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내가 크리스찬이라 그런지....... ^^;;;;)

  

      어린 시절 음악에 관심이 많아 오보에를 배워보고 싶은 열정은 가득했으나, 유난히 어려운 가정형편이라 악기강습은 꿈도 꿀 수 없었던 데 한이 맺혀서 성인이 된 후, 알토 섹소폰을 배움으로써 그 한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었다는 얘기에 한편으로 짠했다. 보통 이렇게 어린 시절을 어렵게 보낸 분들을 보면 성인이 되고 나서도 마음에 여유가 없고 삶을 즐기기보다 숙제하듯이 빡빡하게 살아가시는 분들을 많이 봤다. 우리 아버지만해도 그랬으니 말이다. 그런데 강석우 아저씨는 좀 달랐다. 클래식과 함께 삶을 풍요롭게 만들줄 알고, 무엇보다 가족이 가장 소중함을 알고 가족들에게 사랑을 표하고자 애쓰는 모습을 보며 '이 아저씨.......진짜 멋있으신 분 맞네!'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 일 년에 몇 번 없지만 토요일 점심시간쯤에 네 명이 같이 둘러앉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아이들이야 일상적인 식사지만 아버지인 저나 어머니인 아내는 자식들과 함께하는 그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그런 순간이 오면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아내는 좋아하는 초 두 개를 식탁 위에 올려놓고 불을 켭니다. 지금 기분이 좋다는 아내의 표현이지요. 그러면 저는 얼른 오디오를 켜고 제가 좋아하는 CD를 겁니다."

        - 본문 20쪽 인용 -

       상상만 해도 너무 아름다운 장면이다. 아내가 촛불을 켜 둔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주는 자상한 남편...... 이런 남편이랑 같이 사는 아내분이 참 부러운 장면이었다.

 

       "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 많으면 일주일에 세 번까지 음악회를 가는데 동반자는 언제나 아내입니다. 아내를 울린 그 곳, 막스 부르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G단조 중에 2악장입니다."

           - 본문 61쪽 인용 -

       처음에는 음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아내여서 강석우 아저씨가 조금씩 조금씩 음악을 가르쳐주다보니 이젠 두 분 모두 음악을 가까이 하게 되어 늘 아내와 함께 음악회에 가게 되었다는 말에 더 부러웠다. 이렇게 좋은 취미생활을 아내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아내를 리드하는 자상하고 멋진 남편......  부러우면 지는건데 정말 아내분이 많이 부러웠다. 남편과는 생활패턴 및 취미, 식습관 등 모든 것이ㅓ무나도 다른 나로서는 이들 부부가 마냥 부럽다. 전생을 믿는 건 아니나, 아내분은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나보다.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배우가 되고 나서, 그리고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동안 있었던 많은 에피소드에 걸맞는 클래식 음악을 적절하게 잘 어우러져 소개되고 있어서 책은 쉽게 읽힌다. 아울러 각 에피소드 마지막 페이지 아래에 소개하고 있는 음악앨범자켓, 곡명, 그리고 QR코드까지 있어서 책을 읽으며 그 음악을 바로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강석우 아저씨가 느낀 감동도 비교해가며 음악을 들으니 더 가깝게 소통하는 듯하여 읽는 즐거움이 배가 되었는데 이 즐거움을 더 연장시키고픈 욕심에 CBS 라디오에서 진행하고 계시다는 FM <강석우의 아름다운 당신에게>라는 프로그램의 애청자가 되어야 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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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흔들릴 때, 인도 - 나를 만나러 혼자 떠난 사십오일 간의 배낭 여행
박재현 지음 / 책과나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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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하면 사실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물론 IT 강국에 영화산업이 발달했다는 점은 높이 살만 하지만 아직도 '카스트'라는 계급제도가 남아있고, 위생관념이 떨어지며, 치안이 불안하다는 등의 이유로 선뜻 여행을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나라는 아니다. 사실 종종 해외뉴스를 보다보면 인도에서 일어나는 성폭력 관련 사건들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어서 더더욱 인도는 '무서운 나라'라는 이미지가 컸다. 그래서 인도는 내가 여행가고 싶은 나라 리스트에 아예 들어있지조차 않았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삶이 흔들릴 때, 인도'라는 제목부터 묘한 끌림을 느꼈다. '삶이 흔들리는 것과 인도가 무슨 관련이 있을까?', ' 어떤 편안함과 안정을 주기에 삶이 흔들리는데 인도에 가겠다는걸까?'등 제목을 보는 순간부터 내용을 서둘러 읽어보고 싶었다. 마치 무지개 끝에 있는 보물을 찾기 위해 무지개의 끝을 찾아 떠났다는 동화내용속의 아이들처럼 나는 이 책 속에 숨어있는 '인도의 매력'을 찾아 서둘러 책속으로 들어갔다.

 

 

      이 책의 저자는 대기업 중역으로 일하다 은퇴한 후 인도로 여행을 하게 되었다. 늘 딸아이가 가이드가 되어 모든 여행일정 및 스케줄을 짜주는 덕에 저자는 그동안 그저 딸아이를 따라만 다니는 여행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 혼자서 여행계획을 짜고 혼자서 떠나보겠다는 다짐까지 하고 실천에 옮기게 된다. 그것도 인도 배낭여행을 말이다.

    " 내가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 이유는 삶의 긴장감이 사라지고 있어서였다. 퇴직 후에도 현직 때와 같은 생활 리듬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왔는데, 언젠가부터 점점 그 노력이 잦아들기 시작했고 생활이 풀어진 운동화 끈처럼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아무 일도 없이 하루가 흘러가기 시작했고, 너무 빠르고 쉽게 지나가고 있었다. 오늘이 어제와 다르지 않았고, 오늘과 다르지 않을 게 뻔한 내일이 오늘 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루하루가 새로 산 바지의 기장처럼 잘라내도 상관없을 듯 의미 없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 본문 6쪽 인용 -

    삶의 긴장감이 사라지는 게 답답했던 저자...... 더군다나 하루하루가 의미없이 지나가버리는 게 아깝고 속상했던 저자.......  그는 거기서 속상함에 머물러 있지 않고 과감히 인도로 배낭여행을 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바로 실천에 옮기게 된다. 그것도 45일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을, 그것도 혼자, 배낭여행의 성지라고 알려진 인도로 가겠다니 한참이나 젊고 어린 나로서 부끄러움에 고개가 숙여졌다. 보통 우리는 해외여행이라면 일단 깔끔하고 볼 것도 많으며 사진찍기에 좋은 명소가 많은 곳 그리고 쇼핑하기까지 좋다면 그야말로 여행지로서는 최적의 장소로 손꼽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저자는 좀 다르다. 기본 마인드가 일반적인 우리와 많이 다르다. 

      " 인도의 공기가 내 비위를 못 견디게 굴지만 않는다면 나는 두 달이고 세 달이고 '여행'을 하고 싶었다. '힘든 노동을 통해 비로소 신이 천지창조를 하는 데 얼마나 고생했는지에 대해 공감해 볼 수 있다'던 <탈무드>의 구절처럼 그 기간 동안 감히 신의 수고를 공감하는 그런 노동 같은 힘든 여행을 해보고 싶었다."

          - 본문 28쪽 인용 -

   

 

         이 책은 단순한 인도여행기가 아니라 한 편의 철학서적을 보는 것 같다. 여행지에서의 에피소드,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인도의 역사 및 유물들을 저자만의 철학적 사고와 성찰과 잘 버무려 맛깔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가 유명 철학자 못지 않다.

       " 나는 여행 계획을 짜면서 여유로운 여행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한 도시에서 최소 3박을 하겠다고 작정을 했었다. 그래서 내 여행 일정에 포함된 도시는 45일 동안 10개 도시를 넘지 않았다. 황소처럼 느리게 걷고, 곰처럼 어슬렁거리는 여행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서두르는 사람은 막된 사람이고 무례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레이시아 켄탈라의 농부들처럼 느림에 가치를 두는 여행을 하고 싶었다. 사막의 모래 웅덩이 '프슈프슈(le feche-feche)'에서 빠져나오려면 타이어에 바람을 빼서 타이어와 모래의 접촉면을 넓혀야 하는 것처럼 내 몸에 든 바람을 다 빼내서 세상과의 접촉면을 최대로 넓히고 싶었다."

                - 본문 160쪽 인용 -

      그래서인지 책을 점점 읽어나갈수록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꼈다. 마치 편안한 분위기 가운데 상담자로부터 조곤조곤 조언 및 격려의 이야기를 듣는 내담자가 된 기분이라고나 할까? 그야말로 힐링이었다. 여행기를 통해 내 마음이 가벼워지는 기분......... 처음있는 일이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인도여행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하고 있다.  <수상한 그녀> 영화에 나오는 '오말순' 할머니가 '오두리'라는 젊은 아가씨로 잠시 살았던 것처럼,  45일간 인도를 여행하는 기간동안은 '인도'라는 마법에 걸려, 배낭여행이라는 마력에 끌려 청춘으로 돌아가 살아보았다고......

       " 새벽 3시의 깜깜한 인도 하늘에는 아무도 없었다. 45일 전 아무도 나의 잠입을 몰랐듯 지금 나의 이륙 역시 누구도 눈치 채지 못했다. 지난 한 달 보름 동안 나는 인도라는 거대한 무인도에 조난당했었고, 그곳에서 혼자의 힘으로 생존을 했고 몰라보리만큼 강해졌다. 청춘의 모습으로 위장해 살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변장이 내 본 모습으로 변형되어 있었다."

                 - 본문 291~292쪽 인용 -

       어떤 뜻인지 바로 느낌이 왔다. 나 역시 그랬으니 말이다. 여행지에서만큼은 더이상 삶에 찌들린 도시인도 아니요, 두 아이에게 잔소리를 쏟아붓는 엄마도 아니요, 그냥 '나'가 될 수 있는 자유로움과 '나'에게만 집중할수 있는 20대로 되돌아 간 듯한 느낌....... 그 느낌적인 느낌....... 충분히 공감이 됐다. 그리고 저자의 '잠입' 및 '이륙'을 허락한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무섭고 지저분하다는 이미지로 가득했던 '인도'라는 나라에 나도 한 번쯤은 여행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이 책의 부제인 '나를 만나러 혼자 떠난 사십오 일간의 배낭여행'처럼 내 안의 나를 제대로 만나러 가보고 싶다. 더 늙기 전에 저자가 말한 '노동같은 여행'을 나도 한 번 ..........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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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부자 - 바보라서 행복한 부자 이야기!
박정수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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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다 읽고 덮는 순간, 방금 마라톤을 완주하고 결승점에 도착한 기분이었다. 가만히 앉아서 책만 읽은 건데도 마치 내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 여기 저기를 바삐 다녀 온 것 같은 기분........  그만큼 책을 읽는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좀 편하게 살지........'라는 안쓰러운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내가 장녀라 그런지 첫째이자 장남인 주인공의 어깨위에 놓인 삶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을지 충분히 공감이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는내내 이 책의 주인공이자 작가 본인인 박정수라는 사람이 안쓰럽고 딱했다. 옆에 있다면 가서 한 번 안아주고 토닥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 책의 저자요 주인공인 박정수는 아파트가 300채가 넘는 부자이다. 뿐만 아니라 본인의 이야기를 소설 형식을 빌어서 쓴 실화소설 <바보부자>외에도 <왕초보도 100% 성공하는 부동산 투자 100문 100답>, <부동산 왕초보의 금융자산 100% 활용비버 부동산&금융 100문 100답>이라는 두 권의 책을 베스트셀러로 등극시킨 저력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300채가 넘는 부자에,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는 조용하게 편히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어렵게 터득한 재테크 정보 및 관련 지식들을 주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애쓰는 이른바 '홍익인간'의 이념을 제대로 실천하는 1인이다. 책을 읽다보니 왜 이렇게 사람들에게 이런 고급정보(?)들을 알려주고자 애쓰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박정수의 정신적 멘토이자 그 누구보다 후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아버지의 유훈을 받들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래서 책의 첫 페이지에 보면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버지 영전에 이 책을 바칩니다."라고 씌어있다.

      박정수의 아버지는 7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나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교장선생님으로 퇴직할 때까지 평생 교직에 몸을 담으시며 교과서같은 삶을 사셨던 반듯하신 분이셨다. 그런 아버지이시다보니 사춘기로 예민한 학창시절, 저자는 아버지의 조언들을 잔소리로 생각하고 답답하게 여기며 아버지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았다. 결국 대학교 선택부터 아버지의 뜻과 상관없이 지방대로 가게 되었고, 회사에 남아있기조차 힘들던 IMF 시절에 보란듯이 공기업인 KTX에 입사해놓고서도 회사의 분위기가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과감히 사표를 쓰고 나옴으로써 아버지를 또 한 번 좌절시키게 된다. 그리고는 미국계 보험회사로 들어간다. 결국 KTX에 사표를 낸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가 아들과 연락을 끊으면서 부자 사이는 멀어지게 되는데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가 아들을 고향집으로 부르시고는 말없이 아들을 데리고 파크랜드로 가서 양복 한 벌을 사주신다.

    " 보험 영업을 하려면 사람을 많이 만나야 쓰는데, 입성이 초라하면 사람들이 더욱 얕보고 상대도 안 해 줄겨. 한 벌 사줄 텡게 언능 맘에 드는 놈으로 골라라."

                       - 본문 181쪽 인용 -

      박정수는 눈물을 쏟으며 아버지가 사주시는 양복 한 벌을 가지고 서울로 다시 돌아온다. 이 장면에서 울컥했다. 비록 눈으로 그 장면을 직접 보진 못하지만, 어떤 분위기일지 충분히 짐작이 가고도 남았으니 말이다. 당신의 마음에 대못을 치고도 남을 정도로 고집불통인 아들의 행로를 보며 하나 둘 내려놓으셨을 아버지.......  쥐약을 입 근처까지 가져다 대고 이래도 아비말을 듣지 않겠냐고 배수의 진을 치는 아버지의 강한 고집조차 외면한 아들을 보며 이젠 정말 내 품을 떠났구나라는 현실을 직시하며 한없이 작아지셨을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마음 하나하나가 느껴졌기에 나도 모르게 목이 메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한없이 엄하시고 대쪽같으셨던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가 오버랩되기도 해서 더욱 감정이입이 되었다. 그런 아버지가 결국 췌장암으로 돌아가시게 되고, 저자는 아버지에게 씻을 수 없는 불효자로서의 죄책감을 느끼며 몹시도 괴로워한다. 그래서 아버지께 사죄하는 마음으로, 아버지께 못다한 효도를 하는 마음으로 살아 생전 늘 말씀하시던 "저로 하여금 주변 사람들을 기쁘게 하라!"를 실천하고자 이렇게 숨가쁘게 달려온 것이라고 한다.

 

 

        IMF 시기에 KTX 입사한 지방대 출신, 보험회사에서 골드메달 획득, 회사에서 어이없게 쫓겨남, 어렵게 들어간 자회사에서 1위 챔피언 달성, 위암 3기 판정, 투병 중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 두 번의 이혼, 부동산의 신이라고 불리는 신영직 사장과의 만남, 아파트 300채의 거부.......  이렇듯 굵직굵직한 삶의 에피소드로 가득한 박정수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박정수에 대한 감탄과 경이감이 드는 동시에 줄곧 드는 생각은 '아버지'였다. 그의 아버지.......  무뚝뚝하고 융통성 없어보이며 원칙주의의 답답한 옛날분이시긴 해도 아들을 향한 사랑만큼은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이셨던 아버지..... 물론 그의 삶을 다 들여다본 것이 아니긴 하나 적어도 책속에 소개된 그의 아버지에 관한 내용을 보면 부인할 수 없는 바이다. 아버지에 관한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그 중 가장 감동적이었던 건 위에서 언급했던 '파크랜드 양복 사건'이고 이 말고도 또 하나가 더 있다.

     첫 결혼에 실패한 직후 아버지는 토요일마다 나를 전주로 부르셨다. KTX를 그만두고 보험회사로 옮긴 뒤 실적이 한 건도 없어 실의에 빠져 지내는 때였다.

                      (중간 생략)

     다음 날 서울로 올라가는 내게 아버지는 편지봉투를 내미셨다. 봉투 속에는 한 주 동안 쓸 식비와 차비가량의 돈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봉투가 특별한 이유는 겉봉에 쓰인 아버지의 달필이었다.

 

        " 모든 사람에게 모범이 되도록 매사 솔선수범하거라!"

        " 정직하게 살고, 순간의 이익을 좇지 마라!"

        " 사사로운 욕심에 사로잡혀 큰일을 그르치지 말거라!"

        " 주변 사람들을 기쁘게 하라!"

        " 정직하고 희망적인 세상, 더불어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거라!"

 

      정성스럽게 붓펜으로 쓴 편지는 아버지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한 주도 거른 적이 없으셨다.

     

                -  본문 433~434쪽 인용 -

   그야말로 아버지의 사랑을 펜에 듬뿍 묻혀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쓰시면서 행여나 그 사랑이 날아갈 새라 조심조심 써내려가지 않으셨을까? '보험회사 판매 실적 1등' '아파트 300채의 거부' 이런 타이틀보다도 더 저자가 부러운 건 이런 아버지의 사랑을 받았음이다. 아들이 세상 속에서 우뚝 설 수 있도록 끊임없이 조언해주시고, 바람막이가 되어주시고, 지지와 격력를 잃지 않으셨던 사랑 넘치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계셨기에 오늘날의 박정수라는 사람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부동산 지식을 얻을 수 있을까?', '노하우 좀 배워볼까?'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는데, 덮을 때는 그런 건 안중에도 없이 10여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사무치게 났다. 내가 이 자리에 서 있기까지도 아버지의 숨은 노고가 컸기에 더 그런지도 모른다. 그래도 저자가 많이 부럽다. 물론 지금은 그의 아버지도 돌아가셨지만, 그래도 그런 큰 사랑을 받은 저자가............ 몹시도 부럽다. 아파트 300채보다 더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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