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보려면 높이 날아라 -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삶과 경영 이야기
윤정연.정지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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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년대 초등학생 시절을 보낸 나는 방학식과 동시에 외갓집에 가서 방학내내 거기서 지내다가 개학이 다 될 부렵 집으로 오곤 했다. 유난히도 나를 이뻐하셨던 외할머니는 50대이셨음에도 상당히 미인이셨다. 그래서인지 당시 화장품 방판사원을 하셨는데, '아모레'라는 회사에서 근무를 하셨던 기억이 난다. 한때 요구르트 아주머니가 끌고 다니던 노란색 큰 가방처럼 생긴 가방을 끌고 다니셨는데 짙은 초록색이었다. 뿐만 아니라 유티폼에 모자 또한 짙은 초록색이었으며 아침에 나가셔서 땅거미가 질 부렵 그 가방을 끌고 퇴근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외할머니가 '아모레' 회사의 방판사원이셔서 그랬는지 우리집에는 아모레 화장품이 참 많았었다. 어린 시절부터 익숙했던 '아모레'가 '아모레퍼시픽' 회사의 전신이라는 걸 나중에 알고는 왠지모르게 반갑기도했다. '아모레' 하면 나를 참 예뻐해주셨던 외할머니가 떠올랐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성인이 되고 나서도 나는 주로 '아모레퍼시픽' 회사의 기초화장품 및 메이크업 제품을 사용한다. 서경배 회장님이 ......  아니 '서경배 님'(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는 직급과 연차에 사관없이 전 직원이 서로의 이름을 부른다고 한다. 회장도 예외가 아니라 '서경배 님'이 공식 호칭이라고 한다)이 '전 세계인들의 핸드백 속에 아모레퍼시픽의 립스틱이 들어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지고 도전한 끝에 상상을 현실로 일구어내는데 나역시 일조(?)를 한 셈이다. 나의 화장품 파우치 속에 아모레퍼시픽 회사의 립스틱이 얌전히 들어있으니 말이다.

 

 

       어릴 때부터 프라모델이나 레고, 조립식 장난감 등 무언가를 만드는 데 몰두하길 좋아했으며 음악을 좋아한 서경배 님......  한달 용돈 1천원을 받자마자 3일만에 700원짜리 LP판을 사는 그 열정이 참 예뻤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거기에 시간과 돈을 투자할 수 있다는 건 삶을 풍요롭게 할 뿐 아니라, 자신의 꿈을 실현함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어린 시절부터 알고 있었던 걸까?

 

 

      뒷골목 작은 책방을 좋아하고, 집이 무너진다고 그만 책 좀 사오라고 아내가 타박할 만큼 책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묘한 동질감도 느꼈다. 나역시 서경배 님처럼 헌책방이든 새책방이든 책방이란 책방은 다 좋아해서, 책방에서 하루 종일 있어라고 해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분 역시 상당한 책벌레다. 대학시절 한 교수님이 "너희들은 살면서 꼭 1000권의 책을 읽어라."고 하신 말씀을 듣고 더더욱 책을 가까이 하게 되었다고 한다.

      " 워낙 책을 좋아했던 서경배는 자신이 살면서 책을 몇 권쯤 읽었는지 돌이켜보았다. 책을 제일 많이 접했던 곳, 어린 시절의 아버지 서재가 떠올랐다. 아버지의 서재에는 정말 많은 책이 있었다.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며 난방도 전혀 하지 않았던 아버지의 서재는 아무리 추운 날씨에도 꼭 들르게 되는 서경배만의 보물 창고이자, 가장 좋아하는 놀이터였다. 그곳에는 책의 종류도 분야별로 다양했다.

             (중간생략)

        그의 책 읽기는 한국 책에만 국한되지 않았따. 중국, 미국, 캐나다, 일본, 영국, 프랑스, 덴카크...... 아버지의 서재는 거대한 세계이자, 세계를 보는 눈이 되었다."

            - 본문 177~178쪽 인용 -

 

      그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늘 책과 함께 한다고 한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그가 있는 곳엔 늘 책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란다.  그래서인지 책의 뒷부분에 보면 '서경배의 독서 이야기'라는 코너를 따로 만들어두었다. 그리고 그만의 독서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책을 눈으로 읽는것으로만 끝내지 않는다고 한다. 책 내용을 한쪽에 쭉 정리해서 쓰고, 즉시 실천해야 할 것을 또 한쪽 옆에 쓴다고 한다. 이렇게 읽으면서 순간순간 적어둠으로써 책의 주요내용 및 생활에 적용할 사항들을 꼼꼼히 정리한다고 하는데, 나랑 참 비슷했다. 나역시 책을 읽어나가면서 따로 메모해두고 싶거나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작은 스티커메모지를 이용해서 그 부분에 붙여둔다. 이른바 띠지같이 말이다. 그때 그때마다 메모하려니 읽는 흐름이 끊어지는 것 같아서 이렇게 붙여두었다가 책을 다 읽고나면 그 띠지를 붙여 둔 부분만 따로 메모해 둔다. 음악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는 점이 나랑 같아서인지 친분도 없는 서경배님이 책을 읽는 내내 가까이 알고 지낸 사람처럼 느껴짐을 부인할 수가 없다.

       그리고 서경배 님은 직장 사원들에게 책 선물도 자주 한다고 한다. 그것도 아무런 책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현재 필요한 책이 무엇인지 고민했다가 선물하는 이른바 '맞춤형 책'을 선물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리 골절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입원기간동안 직원들의 인사카드를 보며 이름과 부서를 비롯해서 구체적인 사항까지 기억했다고 한다. 물론 퇴원후에 사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불렀음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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