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때론 혼자이고 싶다 - 혼자여서 고맙고 함께여서 감사한 순간
온기 지음 / 바이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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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서핑을 하던 중 우연히 눈이 가는 전시회 홍보물을 봤다.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전시회가 대구에서 열린다는 내용이었다. '에바 알머슨'이 누군가 싶겠지만 그녀의 대표 그림만 봐도 "아~! 그 그림 그린 사람이 에바 알머슨이야?"라고 할만큼 그녀를 상징하는 대표 그림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사람좋은 표정을 띤 한 여자의 머리카락이 꽃으로 가득 장식된 그림........  여기 저기 광고로도 많이 사용되는 그녀의 그림은 볼 때마다 나 역시 입가에 미소를 띠게 된다. 사람을 기분 좋게 해주는 묘한 힘을 가진 그림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이 책의 표지그림을 보는 순간 에바 알머슨의 그림이 떠올랐다. 표지를 장식하는 눈 감은 여자의 머리에 하얀 꽃들로 가득한 이 그림이 에바 알머슨의 그림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에 책을 읽기도 전에 마음이 편안해져 옴을 느꼈다. 그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책장을 펼쳐서인지 내용이 술술 넘어갔다. 읽다가 잠시 책을 엎어두고 차 한 잔을 마시고 왔더니 학교에서 돌아온 둘째 아이가 나에게 묻는다.

      "엄마......... 요즘 힘들어?"

      "아니, 왜?"

      " 그런데.....왜......이런 책을 읽어? 엄마 고민있어?"

      "......................."

     웃음이 터졌다. 초딩 딸아이가 받아들이기엔 이 제목이 무겁게 와 닿았나보다. '엄마도 때론 혼자이고 싶다'는 책제목을 문자 그대로 이해했기에 아이에겐 걱정스런(?) 책으로 와닿았던 모양이다. 사실 난 이 제목이 너무 맘에 들었다. 제목만 읽었는데도 공감받는 기분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며느리로 살아가는 게 녹록치만은 않은 세상이니 가끔은 정말 혼자서 오롯이 24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가져본다. 엄마이기 전에, 아내이기 전에 나도 한 여자라는 사실은 왜 다들 몰라줄까 싶어 속상할 때도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러했기에 난 이 책의 제목부터 너무 맘에 들었다. 100점 만점에 100점 주고 싶을 정도라면 말 다했지 싶다.



       지은이 온기는 나랑 참 많은 부분이 닮아서 더 공감이 많이 갔다. 엄마의 케어를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엄마를 챙겨줘야 했던 어린 시절, 원만한 사이이지 못하셨던 부모님, 사춘기 아들로 인해 숱한 날들을 속 끓이며 눈물로 보낸 일들 등의 일화들을 보며 묘한 공감에 나도 모르게 눈물을 적시는 장면들도 있었다. 나도 저자와 비슷한 상황이 많았기에 어린 시절부터 철이 일찍 들어 3명의 동생들을 챙기다보니 더 애어른이 되어버린 내 모습이 그녀의 모습과 오버랩이 되었다. 뭐든 열심히 최선을 다하서 해내고야 마는 근성 역시 나와 같았다. 그랬기에 자식에게 더 많은 열정을 쏟았고, 그 열정은 끝내 애증이 되어 돌아오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조차 같았다. 마치 내 얘기를 보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물론 그녀의 원가정과 나의 원가정이 가진 문제의 장르는 달랐지만 그 문제로 인해 가정이 화목하지 못했고, 그런 가정 속에서 절대부족한 행복을 누렸기에 그녀도 나도 결혼 이후 생겨난 가정과 자식에게 더 많은 공을 쏟고 기대를 걸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나는 아직 아이가 어려 저자와는 조금 다른 자녀고민으로 힘들어하지만, 그래도 사춘기라는 공통분모가 있기에 그녀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충분히 짐작이 된다. 그녀가 아들에게 쏟아부었다는 말을 나도 딸아이에게 야멸차게 쏟아부었으니 말이다. "너도 결혼해서 너랑 똑같은 딸 낳아봐!!"라고 얼마나 많이 외쳤는지 모른다.



       저자와 서로의 아픔과 어릴 적 상흔들을 서로 달래주듯 책을 읽다보니 어느 새 나도 힐링이 된 기분이다.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것도 아닌데, 나와 비슷한 그녀의 이야기를 읽었을 뿐인데 서로 교감하며 읽은 묘한 기분이다. 더군다나 책을 다 읽고나니 내가 이 책의 제목을 제대로 오해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정한 혼자는 진짜로 혼자임을 받아들여야 하지만 고독하고 외롭다고 느껴지면 그것은 이미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은 욕망의 숨은 그림자일 뿐이다.

       나에게 있어서 '혼자'는 어쩌면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 뒤켠에 숨어있는 그리움이자 잠시 쉬어가는 휴식처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 본문 239쪽 인용 -

        저자가 말하는 '혼자'의 의미는 'alone'이 아니었다. 'miss'였던 것이다. 너무나도 그리움으로 가득찼고 이런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에  '혼자'이고 싶다고 반어적으로 표현했을 것이리라 짐작해본다.



       내가 만약 저자를 만날 수 있다면........ 이야기 할 수 있다면......... 꼭 얘기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 너무 잘해왔어요. 어린 시절때도, 어른이 되어서도, 지금도 너무 잘 하고 계셔요~!!!"라고 말이다. 어린 시절부터 야무지게 홀로서기를 해 온 그녀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많이 외로웠을 그녀를 안아주고 싶다.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면서 꼬옥 안아주고 싶다. 이제는 그녀의 앞날이 평안함과 행복함으로만 가득하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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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수면 사용 설명서 - 잠만 잘 자도 15kg 빠지는 숙면의 비밀
도모노 나오 지음, 이해란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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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옆 책날개를 펼쳐드는데 재미있는 체크리스트가 눈에 들어온다'숙면 여부를 판단하는 7가지 포인트'인데 이 중 하나라도 "NO"라고 대답한다면 제대로 된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이런 체크리스트 좋아하는 나의 취향을 어찌 알고 이렇게 책을 읽기도 전에 준비해 두셨는지 책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7가지의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 알람을 듣고 한 번에 일어날 수 있다.

        2) 어깨나 허리가 배기지 않고 가뿐하다.

        3) 아침에 일어나면 배가 고프다.

        4) 다크서클이 없고 안색이 밝다.

        5) 매일 아침 화장실에 간다.

        6) 출근길 지하철이나 오전 회의에서 졸지 않는다.

        7) 휴일에도 평일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난다.

      자가테스트 결과, 나는 4번, 7번 두 개의 질문에서 "NO"라고 대답했기 때문에 이미 숙면을 취하지 못함을 확실히 깨닫고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숙면의 노하우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말이다.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의 제목들이 아주 솔깃하게 독자를 이끈다. 

               제1장 - 잠을 소중히 여기면 일상이 바뀐다.

               제2장 - 몸을 지키는 수면법

               제3장 - 아름다워지는 수면법

               제4장 - 활기찬 낮을 위한 수면법

               제5장 - 마음을 지키는 수면법

       이 중 개인적으로는 2장과 3장의 내용이 궁금했다. 몸을 지키고 아름다워지는 수면법이라니, 여자라면 누구나 다 그렇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자신에게 알맞은 수면 시간을 찾기를 권고한다. 그리고 구체적인 방법으로 스케줄러나 수면 일지를 활용하여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을 적으라고 한다. 이 기록을 2주간 지속하면 '수면의 현황'이 드러나고 자신에게 맞는 수면 시간과 수면 리듬이 보인다고 한다. 그러고 난 후 '실제로 잔 시간 /잠자리에 머무른 시간 * 100'이라는 공식으로 '수면효율'을 구해서 85점 이상이 나오면 일단 수면 효율에서는 합격이란다. 그래서 당장 나의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을 메모하기 시작했다. 들쑥날쑥 매일 다르긴 하지만 나만의 수면패턴을 찾을 때까지 계속 기록하고 메모할 예정이다. 늘 피곤에 절어 지내는 날과 안녕을 고하고 싶기 때문이다.

        자기전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길 권하고 있는데, 시간이 없을 때는 '3목'이라도 따뜻하게 하라고 한다. 여기서 3목이란 목, 손목, 발목을 말한다. 목은 머리와 몸을 잇는 두꺼운 경동맥이 지나는 부위라서 따뜻하게 해주어야 하며, 손목과 발목은 여름이든 겨울이든 따뜻하게 유지해야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겨울이면 늘 수면양말을 신고 사는데, 앞으로도 더 잘 챙겨 신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수면 미용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호르몬인 '성장호르몬'과 '멜라토닌'이 잘 분비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한다. 성장호르몬은 수면 첫 3시간 동안 숙면해야 충분히 분비되는 최고급 천연에센스이고, 멜라토닌은 오전 0시~3시 사이에 왕성히 분비되는 호르몬으로서 숙면을 촉진할 뿐 아니라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따라서 '오전 0시까지는 잠들어서 첫 3시간 동안 깨지 않아야' 수면 미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건강상식 및 생활패터 수정에 관한 조언들이 상세히 소개되어 있다. 잠만 잘 자도 건강해지고, 예뻐지고, 살도 빠진다니 하나씩 도전해봐야겠다는 의지가 샘솟는다. 침대 곁에 두고두고 읽으면서 늘 꿈꿔오던 숙면을 이루어봐야겠다. 이 책에서 배운 몇 가지 방법을 침대에서 실천하다보면 더 건강해지고 예뻐질 모습을 상상해보며 지금 당장 침대로 가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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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어 문화 수업 - 플로리다 아 선생의 미국 영어 문화 수업
김아영 지음 / 사람in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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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시절부터 늘 영어는 나의 관심분야였다. 중학교 1학년이던 그 해, 처음으로 영어를 배우던 기억들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영화에서나 듣고 보던 영어를 내가 말하고 듣고 익힌다는 사실에 난 영어의 매력에 금방 빠져버렸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영어공부는 40대가 된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력은 늘 고만고만하다는 게 참 미스테리다. 어쩜 그렇게 실력이 늘지를 않는지 말이다. 그래서 영어공부에 관한 책이라면 어떻게 해서라고 읽어보려고 노력하던 중 '미국 영어 문화 수업'이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플로리다 아 선생님'은 김아영이라는 본명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에서 영어 교사 자격증 과정과 영어 교생 실습 과정을 강의하는 교수님이다.  한 때 유시민 작가의 인터뷰 중 '지식의 소매상'이라는 단어에 영감을 받아서 자신이 몸 담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만이라도 '지식의 소매상'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된다. 그리고 결국 본인의 전공인 언어 교육 분야에서 글을 쓰고 여러 권의 책까지 펴게 되었다고 한다. 참 멋진 분이다 싶다.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이렇게 꿈을 찾게 되고 그 꿈을 찾아 도전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이를 불문하고 '기특하다'라는 생각이 들며 존경심이 생겨난다.

       

        저자는 미국문화, 미국인들이 말하는 방식, 영어를 공부할 때 생각해 볼 것들,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본 미국의 모습들 등 총 4가지의 큰 주제 하에 글을 써나가고 있다. 아무래도 미국에서 거주한 경력이 많다보니 실제 생활에서 경험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비롯해서 따끈따끈한 최근의 경험담까지 다채롭게 소개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영어문화권 상식을 몇 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높임을 표현하는 단어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나 격식있게 표현하는 화법이 따로 있다.

        - 글을 쓸 때 격식을 갖추고 싶다면  직접의문문 보다는 간접의문문으로, 현재보다는 과거시제로 쓴다.

        - George Washington'이라는 고유명사는 정직함이나 솔직함의 대명사로 쓰이기도 한다.

        -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상대가 누구든 그를 존중해야 하며,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대화

          해야 한다는 생각을 거의 강박관념처럼 가지고 있다.

        - 상대방에게 미안한 상황이라면 절대 웃어서는 안된다. (자신을 비웃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단다)

        - 미국인들은 외모에 대해서나 자신의 불쾌한 기분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 Raincheck'이란 날을 잡고 야외 놀이 공원을 갔는데 하필 비가 올 경우, 비 때문에 제대로 즐기지 못한 고객들을 위해서 다음에 날씨가  좋을 때 다시 한 번 더 올 수 있도록 주는 무료입장권이다.

         (그러나 영국문화권에서는 없는 표현이다)

        - 영국에서는 냅킨이라는 단어가 주로 여성들이 사용하는 생리대(sanitary napkin)라는 의미로 쓰인다.


        저자는 강조한다. 자신의 분야에서 이론과 경험을 모두 균형 있게 갖추고 있는 백종원 씨가 요리를 하는 방식으로듯 영어를 대하라고 말이다.

         영어를 이루는 기초 재료인 문법과 단어, 그리고 발음 등을 꼼꼼하게 공부하는 동시에 이 재료들을 요리해서 원어민과 대화도 나눠 보고 혼자서 글도 써 보는 것이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이해한 지식의 재료로 연습과 경험을 쌓고 또 쌓다 보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재료의 조합이 최상의 맛을 내는지 탁! 하고 감이 올 때가 있다.

                  - 본문 179쪽 인용 -

        뭔가 감이 온다. 신선하고 질 좋은 재료들을 가지고 다양한 요리법을 통해 맛깔나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백종원 씨의 요리처럼 나에게 있는 영어 재료들을 잘 손질하여 다양한 과정을 거쳐 말하기, 쓰기 등을 해보며 나만의 영어 실력을 만들어가라는 것이다. 거기에다 영미권 지역의 문화까지 잘 알아둔다면 이젠 원어민과의 대화도 덜 부담스러울 것이고, 해외로 여행을 가서도 조금은 더 자유롭고 편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앞으로도 계속 영어에 관한 관심을 놓지 않고 매일매일 조금씩 '영어요리'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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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의 진짜 속마음 - 강아지의 몸짓 언어와 표정으로 알 수 있는 카밍 시그널
나카니시 노리코 지음, 정영희 옮김, 태주호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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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우리집 강아지 보리는 너무 부산스럽다. 물론 강아지들이 원래 활동적이고 개구쟁이인 이유도 있겠지만 이제 6개월에 들어선 우리 보리는 잠시도 가만히 있질 않는다. 거실 한 쪽 구석에 울타리를 쳐서 보리의 거주공간을 분리해 주었는데 틈만 나면 울타리를 붙잡고 서서 시종일관 깡충깡충 점프를 한다. 푸들답게 뒷다리의 근육 탄성력이 좋아 스프링 튕기듯 통통 튀어오르듯 뛰는데 저러다 말로만 듣던 '슬개골 탈구'가 생기진 않을까 걱정이다. 가족들이 거실을 오고가기만 하면 그 때마다 울타리에 갇힌 자신을 구조라도 해달라는 듯 아주 열정적으로 앞다리를 든 채로 뒷다리로만 깡충깡충 뛰는 모습을 보면 마치 보리의 외침이 들리는 듯하다. "나 좀 구해줘요~!!!!   나 좀 꺼내달라구요~~!!  누가 나 좀 꺼내달라구요~~~!!!!! " 라고 말이다.

        온 집안을 뛰어다니면서 물어뜯을 수 있는 건 죄다 물어뜯기에 (신발, 티슈, 걸레, 책, 종이 등등....) 요즘은 어지간 해서는 울타리 밖으로 잘 안 꺼내주게 되다보니 온 가족들이 보리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같이 놀아줄 때가 많다. 나 역시 외출 후나 아침에 일어나서 격하게 나를 맞이해주는 보리의 모습이 예뻐서 울타리 안에 들어가 같이 놀아줄라치면 내 주변을 빠른 속도로 뱅뱅 돌거나 점프를 하며 나한테 올라타려고 한다. 다소 흥분한 보리를 진정시키려고 쓰다듬어주다보면 자꾸 내 손을 핥다가 결국은 제법 날카로운 이빨로 손 여기저기를 문다. 좀 더 아기일 때는 물어도 그렇게 아프지 않았기에 혼자 집에 있는 동안 심심했을 보리에게 마치 보상이라도 해주듯 내 손가락을 잘글잘근 깨물도록 둔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이빨이 날카로워져서 보리가 몇 번 손을 물다보면 여기저기에 이빨자국이 남을 정도로 아프다. 왜 주인을 자꾸 깨무는지 모르겠다. "왜 이제 왔어? 나 혼자 얼마나 심심했는지 알아? 이렇게 늦게 오면 어떡해? 나 화났다구~!!!"하며 깨무는 건가?

         이렇듯 반려견을 키운지 이제 3개월이 조금 넘은 초보 견주(犬主)이다보니 강아지의 행동 하나하나가 궁금하고 지금 우리 강아지의 기분은 어떤 상태인지 주인인 나에게 어떤 말을 하려는지 알고 싶을 때가 참 많다. 나처럼 강아지의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부여가 되고 모든 것이 궁금한 초보 견주(犬主)들에게 이 책은 그야말로 육아(育兒) 아니 육견(育犬) 필독서이다. 아이를 처음 낳아 키울 때 모든 게 서툴고 어렵고 궁금해서 육아선배들에게 이것저것 묻던 것처럼 이 책은 내가 궁금한 것들을 물어볼 수 있을 정도로 다방면에 걸쳐 세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4가지 주제로 나뉘어서 설명하고 있다.        

          1장 : 상활별 행동으로 알 수 있는 속마음

                ☞- 산책할 때, 반려견 놀이터에서, 미용실에서, 동물병원에서, 반려견 카페에서, 차 안에서, 집에서 식사할 때,

                     집에서 장난칠 때, 집에서 배변할 때, 집에 손님이 왔을 때, 집에서 창밖을 볼 때, 집에서 목욕할 때, 집에서 놀이를 할 때,

                     집에서 잠잘 때

          2장 : 신체 부위별 몸짓 언어로 알 수 있는 속마음

                ☞ 짖음, 낑낑댐, 으르렁거림, 꼬리의 움직임, 입 주변의 움직임, 혀의 움직임, 귀의 움직임, 눈의 움직임, 다리의 움직임,

                    몸의 움직임

          3장 : 조심해야 할 반려견의 질병과 홈케어

                 ☞ 몸의 이상을 보여주는 사인, 질병의 징후를 놓치지 말자, 신체 부위 별 반려겨의 상태를 살펴보자,

                     질병 예방을 위한 예방 접종,  발정.임신.출산 , 기분 좋은 생활을 위한 데일리 홈케어, 몸의 청결함을 위한 홈케어

           4장 : 반려견과 좀 더 좋은 관계 맺기

                 ☞ 반려견과 좀 더 사이좋게 지내기 위한 Q&A, INDEX

          개들의 몸짓언어를 각각의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이렇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개들의 몸짓 언어를 '카밍 시그널'이라고 한다. 카밍 시그널은 노르웨이의 반려견 전문가 투리드 루가스에 의해 생겨난 개념으로 이 책에는 다양한 카밍 시그널을 쉬운 그림과 함께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아주 요긴하게 사용될 것 같다. 실례로 책을 읽고 알게 된 게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개들이 앞다리를 접어 상반신은 땅으로 숙이고 허리는 높이 든 자세를 취하는 이유에 관한 것이었다. 우리집 보리도 마치 요가를 하듯 고양이 자세처럼 척추를 쭈욱 펴며 몸의 앞쪽과 머리는 땅과 가까이 숙이고 척추와 허리를 높이 들 때가 종종 있다. 나는 그게 기지개처럼 그냥 몸을 쭈욱 펴주는 것인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같이 놀고 싶을 때 하는 자세란다. "만나서 반가워~! 우리 같이 놀자~!!"라는 뜻인 것이다. 그동안 숱하게 봐 온 자세인데 나는 그 때마다 우리 보리가 스트레칭을 잘 한다고만 여겼는데, 보리는 나를 바라보며 얼마나 답답해 했을까 싶다.

          끝으로 INDEX가 참 인상적이다. 개들의 카밍 시그널들을 한 컷의 그림으로 그려두고 해당되는 내용의 페이지 수를 표기해두고 있다. 긴 설명이 없어도 그림만 봐도 어떤 상황인지 대번에 찾을 수 있게 말이다. 물론 저자의 말대로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카밍 시그널들이 절대적인 것만은 아닐 것이며 모든 개들에게 100% 적용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15년간 2000 마리 이상의 개를 접하며 관찰하고 조사한 저자의 연구결과이니 충분히 신뢰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반려동물 인구 천만의 시대에 특히나 반려견을 키우는 견주(犬主)들이 꼭 읽어보고 자신의 반려견을 제대로 이해하며 서로가 함께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책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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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포자 탈출! 뇌새김 한자 암기법 - 연상그림으로 부수한자 214개를 정복한다!
나인수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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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 시절 영어 공부는 그야말로 단어와 문법과의 싸움이었다. 그래도 문법은 어느 정도 해놓으면 반복만 하면 되는 거라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았는데, 단어는 그게 아니었다. 외워도 외워도 끝이 없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산을 오르고 오르건만 정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만 같았으니 말이다. 그 때 내게 구세주처럼 와 준 책이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30여 년이 제목은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으나 단어 하나하나마다 그 단어의 어원소개를 비롯해서 쉽게 외울 수 있도록 그림과 함께 짧은 이야기로 하나의 상황이 펼쳐진다. 이제는 세월이 오래 지나 정확히 세세하게 떠오르는 단어는 없으나, 그 당시 무작정 A부터 Z까지 단어를 그냥 외우기만 하던 분위기에서 그런 책은 아주 획기적이었다. 흑백 TV만 보다가 컬러 TV를 만난 기분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얼마 전에 그런 비슷한 책을 만나게 되었다. '명품보카'라는 책인데 내가 학창시절 만났던 그 책이랑 비슷한 방식으로 단어를 소개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척추'라는 뜻을 가진 'spine'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냐하면 발음이 [spain]인 것을 활용하여 'S자로 파인 척추'라는 내용과 함께 척추가 S자로 굴곡진 사람의 모습을 그림으로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단어를 하나하나 설명하다 보니 그림만 쓰윽 보고 넘어가도, 내용만 한 번 주루룩 훑어봤을 뿐인데도 단어가 쉽고 재미있게 외워지는 장점이 있다.

      이런 방식이 영어에만 쓰이는 줄 알았는데 언어는 다 가능한가 보다. 한자도 이렇게 외울 수 있도록 나온 책이 있으니 말이다. 바로 이 책이 그런 책이었다. '뇌새김 한자 암기법'이라는 제목이 독특해서 '어떻게 뇌에 새길까?' 하고 궁금했었는데 내가 인상깊게 보았던 영어 단어책과 비슷한 맥락으로 한자 하나하나를 소개하며 쉽게 외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책 전체를 보기 전에 책을 휘리릭 넘기면서 훑어보는데 한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쉬운 한자어 '밭 전'이라는 글자 였다. 글자를 뜯어보면 입 구(口)자 안에 열 십(十)자가 들어있는 모양인데 이걸 활용하여 이야기를 만든 것이다. '먹여살릴 입이(口) 열이나(十) 되다 보니 농사에 온 가족이 부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농땡이 피우다가 농사를 부 망쳤으니, 입이(口) 열(十)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거다.' 잠깐 쓰윽 훑어보며 지나 가다 본 단어인데(물론 내가 이미 할고 있는 한자어이긴 하지만) 책장을 덮어도 그 부분의 내용이 선명하게 기억에 남았다. 이게 바로 저자가 말하는 '뇌새김'인가보다. 이런 식으로 단어를 암기할 수 있다면 아이들을 비롯해서 한자를 공부하고 싶으나 어려워 포기한 많은 성인들도 쉽게 한자를 익힐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저자는 한자를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여 그야말로 '한포자'로 살아오다보니, 학부형이 되고 나서 가정통신문에서 만난 한자에서 얼굴을 붉혀야 했고, 아이들로부터 한자 질문을 받을 때마다 도망다니기 바빴다고 한다. 심지어 본인의 실수로 아이의 이름 한자가 틀리게 출생신고가 되어 있는 걸 보고 그야말로 기함을 하고 한자공부에 매진을 하여 5년이라는 시간을 쏟아부어 저자만의 학습법이 고스란히 담긴 책들을 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분의 '피,땀, 눈물'이 담긴 이 책이 참 고맙게 와닿는다. 평소 나도 한자 공부를 하고 싶어도 언제 그 많은 한자를 다 외우냐 싶어 제대로 도전조차 못했는데, 이젠 나도 슬슬 자극이 된다. 이 책을 반복해서 계속 읽다보면 나도 이제 신문을 읽을 때마다 휴대폰 사전 앱을 열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벌써부터 흥이 난다. 신문 읽을 때마다 만나는 수많은 한자들을 읽기는 커녕 무슨 뜻의 글자인지 몰라 신문을 접어버리기가 일쑤였는데, 이젠 제법 속도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나에겐 그저 멀게만 느껴지던 한자를 이젠 가까이 하게 만들어 준 저자분께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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