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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어 문화 수업 - 플로리다 아 선생의 ㅣ 미국 영어 문화 수업
김아영 지음 / 사람in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학창시절부터 늘 영어는 나의 관심분야였다. 중학교 1학년이던 그 해, 처음으로 영어를 배우던 기억들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영화에서나 듣고 보던 영어를 내가 말하고 듣고 익힌다는 사실에 난 영어의 매력에 금방 빠져버렸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영어공부는 40대가 된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력은 늘 고만고만하다는 게 참 미스테리다. 어쩜 그렇게 실력이 늘지를 않는지 말이다. 그래서 영어공부에 관한 책이라면 어떻게 해서라고 읽어보려고 노력하던 중 '미국 영어 문화 수업'이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플로리다 아 선생님'은 김아영이라는 본명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에서 영어 교사 자격증 과정과 영어 교생 실습 과정을 강의하는 교수님이다. 한 때 유시민 작가의 인터뷰 중 '지식의 소매상'이라는 단어에 영감을 받아서 자신이 몸 담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만이라도 '지식의 소매상'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된다. 그리고 결국 본인의 전공인 언어 교육 분야에서 글을 쓰고 여러 권의 책까지 펴게 되었다고 한다. 참 멋진 분이다 싶다.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이렇게 꿈을 찾게 되고 그 꿈을 찾아 도전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이를 불문하고 '기특하다'라는 생각이 들며 존경심이 생겨난다.
저자는 미국문화, 미국인들이 말하는 방식, 영어를 공부할 때 생각해 볼 것들,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본 미국의 모습들 등 총 4가지의 큰 주제 하에 글을 써나가고 있다. 아무래도 미국에서 거주한 경력이 많다보니 실제 생활에서 경험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비롯해서 따끈따끈한 최근의 경험담까지 다채롭게 소개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영어문화권 상식을 몇 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높임을 표현하는 단어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나 격식있게 표현하는 화법이 따로 있다.
- 글을 쓸 때 격식을 갖추고 싶다면 직접의문문 보다는 간접의문문으로, 현재보다는 과거시제로 쓴다.
- George Washington'이라는 고유명사는 정직함이나 솔직함의 대명사로 쓰이기도 한다.
-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상대가 누구든 그를 존중해야 하며,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대화
해야 한다는 생각을 거의 강박관념처럼 가지고 있다.
- 상대방에게 미안한 상황이라면 절대 웃어서는 안된다. (자신을 비웃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단다)
- 미국인들은 외모에 대해서나 자신의 불쾌한 기분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 Raincheck'이란 날을 잡고 야외 놀이 공원을 갔는데 하필 비가 올 경우, 비 때문에 제대로 즐기지 못한 고객들을 위해서 다음에 날씨가 좋을 때 다시 한 번 더 올 수 있도록 주는 무료입장권이다.
(그러나 영국문화권에서는 없는 표현이다)
- 영국에서는 냅킨이라는 단어가 주로 여성들이 사용하는 생리대(sanitary napkin)라는 의미로 쓰인다.
저자는 강조한다. 자신의 분야에서 이론과 경험을 모두 균형 있게 갖추고 있는 백종원 씨가 요리를 하는 방식으로듯 영어를 대하라고 말이다.
영어를 이루는 기초 재료인 문법과 단어, 그리고 발음 등을 꼼꼼하게 공부하는 동시에 이 재료들을 요리해서 원어민과 대화도 나눠 보고 혼자서 글도 써 보는 것이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이해한 지식의 재료로 연습과 경험을 쌓고 또 쌓다 보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재료의 조합이 최상의 맛을 내는지 탁! 하고 감이 올 때가 있다. - 본문 179쪽 인용 - |
뭔가 감이 온다. 신선하고 질 좋은 재료들을 가지고 다양한 요리법을 통해 맛깔나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백종원 씨의 요리처럼 나에게 있는 영어 재료들을 잘 손질하여 다양한 과정을 거쳐 말하기, 쓰기 등을 해보며 나만의 영어 실력을 만들어가라는 것이다. 거기에다 영미권 지역의 문화까지 잘 알아둔다면 이젠 원어민과의 대화도 덜 부담스러울 것이고, 해외로 여행을 가서도 조금은 더 자유롭고 편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앞으로도 계속 영어에 관한 관심을 놓지 않고 매일매일 조금씩 '영어요리'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