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60, 생판 남들과 산다 - 제13회 브런치북 종합 부문 대상작
조선희 지음 / 샘터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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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이 넘었어도 날마다 자란다.
생판 남들과의 동거.

제주에서 다섯 명의 생판 남남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다.
각자의 삶을 존중하면서도 부딪히고,
또 조금씩 배워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갈등은 누구와 살아도 생긴다.
오히려 남이라 나은 점도 많다.
기대가 적으니 실망도 덜하고
감정 소모도 줄어든다.

처음에는 실망했던 일들도
이제는 ‘남이니까 그럴 수 있지’ 하고
스르르 흘려보내는 유연함과 슬기로움이 생겨났다는 것.

어쩌면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건
상대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일이 아니라
조금 덜 기대하고, 조금 더 흘려보내는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사는 것도 가능하겠구나.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제주라서… 조금 부럽기도 하고. 😊

나이 60에도 여전히 배우고,
관계를 다듬고,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또 하나의 새롭고 근사한
‘조립식 가족’의 탄생.

나이 들어서도 삶의 형태는
얼마든지 새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
그 가능성을 보여준 책이라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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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꾸는 15분 필사
세바시 지음 / 세상을바꾸는시간15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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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필은 못했다.
하지만 완독은 했다.
나머지 필사는 차차 하기로. 😊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공감했던 건
‘잠시 멈추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였다.

하루에 한 문장을 쓰는 일은 작아 보이지만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생각하고, 마음을 들여다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묻는 시간.

이 말에 나는 적극 공감한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도
‘빨리빨리’다.

깜빡이는 신호등에
왜 꼭 뛰어가야 하는지 모르겠고,
그렇게 운전하면서 빵빵댈 거라면
어제 출발하시지… 싶다. 😂

조금 늦으면 어떻고
조금 천천히 가면 어떤가.

나는 이렇게 느긋하고 천천히 보내는
내 시간이 좋다.

책에서 만난 세 줄 일기법은 마음에 들어
읽자마자 바로 시작했다.
하루를 길게 기록하지 않아도
세 줄 안에 오늘을 돌아보고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으니 좋다.

감사에 대한 이야기들도 오래 남았다.
특별한 일이 있어야 감사하는 게 아니라
평범하게 지나가는 하루 속에서
이미 내 곁에 있는 것들을 발견하는 것.

완벽하게 15일 필사를 끝내지는 못했지만
괜찮다.

필사는 차차 하면 되고,
대신 책에서 만난 좋은 방법 하나는
내 일상에 바로 데려왔다.

세 줄 일기.

어쩌면 나를 바꾸는 건
거창한 결심보다
이렇게 작은 실천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빨리빨리 말고,
조금 느려도 괜찮으니
내 속도로.

오늘도 천천히,
그리고 세 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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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기행 필사북 - 이동진 평론가 추천! 무진기행, 서울 1964년 겨울, 역사, 건
김승옥 지음 / 스타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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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단 책으로 만난 김승옥의 『무진기행 필사집』

처음 읽었을 때는 낯설고 묘했던 무진의 분위기가,
필사를 하면서 문장 하나하나를 천천히 들여다보니
조금씩 다르게 다가왔다.

단편소설이라 그런지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이야기가 끝나 있다.
인물의 마음이나 이야기가 조금 더 이어졌으면 싶은데,
딱 거기서 멈춰버리는 느낌이 늘 아쉽다.

필사본에는 『무진기행』 외에도
『서울 1964년 겨울』, 『역사』, 『건』이 함께 실려 있었다.
우선 『서울 1964년 겨울』까지 읽었는데,
작품마다 짧지만 쉽게 지나치기 어려운 여운이 남는다.

특히 필사를 하다 보니
그냥 읽을 때는 지나쳤던 문장 앞에서 한 번 더 멈추게 된다.
읽는 것보다 천천히, 생각하는 것보다 오래.

김승옥님의 작품을 처음 만나본 시간.
아직 문장을 다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번에는 이야기를 다 읽었다는 것보다
몇몇 문장이 마음에 남았다는 것으로 충분할 것 같다.

짧아서 더 아쉬웠고,
끝나서도 한동안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
어떤 사람을 잘 안다는 것 - 잘 아는 체한다는 것이 그 어떤 사람의 입당에서 보면 무척 불행한 일이다.

📖
"세상에서 제일 먼더 편지를 쓴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아이, 편지. 정말 편지를 받는 것처럼 기쁜 일은 없어요. 정말 누구였을까요? 아마 선생님처럼 외로운 사람이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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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달빛 아래서 시를 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 한 게으른 산책자의 사랑과 삶에 관한 다정한 생각
제롬 K. 제롬 저자, 정혜엽 역자 / 우리네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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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필사할 문장을 고르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읽으면서는 분명 마음에 닿는 문장이 있었는데,
막상 한 문장을 골라 옮겨 적으려니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이 책은 그렇게 강하게 마음을 흔드는 문장보다는
일상의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문득 마음에 남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사랑에 빠지는 일부터 옷차림과 수줍음,
날씨와 동물, 먹고 마시는 일, 돈과 게으름,
성공과 우울함, 그리고 기억에 이르기까지.

아주 특별할 것 없는 삶의 순간들을 이야기하는데
그 안에 사람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조금은 유머러스한 여유가 있었다.

좋았던 부분은
지나간 시간을 애써 지워내려 하지 않는 마음.

“매 순간 우리에게는 새로운 삶이 시작됩니다.
힘든 마음으로 그 삶을 맞이하려 잠시만,
우리가 원하지 않는 우리는 계속 나아가야만 하며,
눈을 뒤로 돌린 채 걷는 것보다는 앞을 바라보며 걷는 것이 훨씬 더 나은 걸음이 될 것입니다.”

젊음은 지나가고
사랑도 어느 순간 지나가지만
그때의 마음과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우리 삶 어딘가에 오래 머문다는 것.

그래서 책을 덮고 나니
‘더 이상 달빛 아래서 시를 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라는 제목이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예전과 같은 마음으로 살 수는 없어도
그때의 나를 기억하며 지금의 삶을 살아가는 것.
어쩌면 그것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삶을 사랑하는 일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필사한 문장처럼,

“매 순간 우리에게는 새로운 삶이 시작됩니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느라
계속 뒤를 바라보며 걷기보다는
이제는 앞을 바라보며 걸어가야겠다는 생각.

필사단 덕분에
그냥 읽고 지나칠 뻔했던 문장들을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손으로 천천히 옮겨 적으며 내 마음에 오래 남길 수 있었다.

달빛 아래서 시를 쓰던 시간은 지나갔을지 몰라도
지금의 삶에도 여전히
천천히 걷고, 바라보고, 기억할 순간들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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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 아직도 마음이 자라는 우리에게
백영옥 지음 / 김영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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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기념판으로 다시 만난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7~8여 년 전 처음 읽었던 책이다.
세종문화회관 로비에서 뮤지컬을 관람 중인
아이를 기다리며 읽었던 기억이 아직도 정확하게 남아 있다.
그때의 장소와 장면까지 선명하게 떠오르는 걸 보면,
책과 함께했던 시간은 참 오래 기억되는 모양이다.

백영옥 작가님의 책 중에서는 『힘과 쉼』을 특히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도 오래전부터 마음에 남아 있었는데,
10주년 기념판으로 다시 만나니 반갑고도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번에는 필사를 위해 다시 읽었다.
천천히 읽으며 마음에 남는 문장들을 골라
한 줄 한 줄 옮겨 적고 싶었는데,
막상 펼치고 나니 덮을 수가 없었다.

좋은 문장이 너무 많았다.
‘이 문장도 좋고, 이것도 필사하고 싶고…’
페이지마다 마음을 붙잡는 문장들이 이어져
결국 먼저 완독해버렸다.

그중에서도 이번에 유난히 크게 와닿았던 문장들이 있다.

📖
“내게 남겨진 길이 있다면, 이제 화려한 꽃길보다 소박한 숲길이나 들길이었으면 좋겠다. 가끔 멈춰서 활짝 핀 야생화를 만날 수 있는 그런 길…….”

📖
“행복한 나날이란 멋지고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는 날들이 아니라 잔잔한 기쁨들이 하나하나 한 줄로 꿰어지듯, 소박하고 자잘한 기쁨들이 조용히 이어지는 날들인 것 같아요.”

예전에도 좋았을 문장들이지만,
지금 다시 읽으니 유난히 마음 깊숙이 들어왔다.

화려한 꽃길보다 소박한 숲길.
대단하고 특별한 행복보다 매일의 작고 자잘한 기쁨.

좋아하는 책을 읽고, 계절의 변화를 바라보고,
걷다가 마음에 드는 풍경을 만나고,
좋아하는 사람과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

어쩌면 지금 내가 바라는 삶도 이런 모습에 가까운 것 같다.

10여 년의 시간을 사이에 두고
다시 만난 앤은 여전히 다정했고, 많은 이야기를 건넸다.
다만 그 말을 듣는 내가 조금 달라져 있었다.

그래서 같은 책인데도 예전과는 다른 문장에 오래 머물게 된다.

책을 읽는다는 건 어쩌면 이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같은 문장을 다시 만나도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읽을 책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때마다 새로운 문장이 마음에 들어오는 것.

그래서 나는 재독이 좋다.

화려한 꽃길보다 소박한 숲길이나 들길,
그리고 소박하고 자잘한 기쁨들이 조용히 이어지는 날들이라는 문장.
지금의 나는 그런 삶을 조금 더 좋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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