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거나 마무리할 때잠깐 멈춰 생각하게 만드는 일력이다.〈하루 한 번, 삶의 물음에 쇼펜하우어가 답하다〉한 장 한 장 넘길수록마음에 박히는 문장을 만나게 되었고,그 문장들을 따라 천천히 적어 내려가는 시간이 참 좋았다.길지 않은 문장이지만 적당히 무게가 있고,정답을 말한다기보다는생각의 방향을 살짝 틀어주는 느낌이랄까.그래서 읽는 날의 마음에 따라같은 문장도 다르게 다가오기도 했던 것 같다.특별한 각오나 집중이 없어도 괜찮다.하루 한 장 넘기고, 필사 한 줄이면그날의 하루가 자연스럽게 정리된다.이건 사무실 책상 위에 두고하루에 한 번씩 만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옵서버》○로버트 란자ㆍ낸시 크레스 지음"영원히 살 수 있다면 어떨 것 같아요?"영원히 살 수 있다면,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오빠의 장례식 날,캐롤라인은 가족과의 관계를 끊고미혼모 동생과 조카들의 삶까지홀로 떠안는다.지켜야 할 것은 많아졌지만그녀를 지켜주는 것은 없었다.병원 내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대가는신경외과 의사라는 이름마저잃을지 모른다는 불안이었다.모든 것이 무너진 그때 도착한한 통의 편지.죽음을 넘어선 세계를 실험하는극비 프로젝트의 제안은마지막으로 붙잡아볼 수 있는선택처럼 다가온다.이 소설은양자역학의 ‘관찰자’ 개념을 통해죽음 이후에도‘나’라는 인식이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묻는다.육체의 흔적이 아닌의식의 흔적으로 존재를 증명하려는 이야기.과학과 철학,생명과 죽음의 경계를 가로지르며읽는 내내내가 알던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조용히 뒤흔든다.이야기는 끝났지만‘존재한다는 것’의 의미는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천천히 흔들린다.읽고 난 뒤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을 좋아하는 분께 추천하고 싶다.
《걷다》ㆍ열린책들 하다 앤솔러지 첫 번째 소설 ㆍ김유담 성해나 이주혜 임선우 임현🌿 당신의 일상에 여유를 선물할 책, 『걷다』 📍 산책 애호가를 위한 책 🚶걷기를 사랑하는 나에게 선물 같은 책이다! 『산책을 한자로 어떻게 쓰는지 알아요? 흡어질 산, 꾀 책. 근데 그 둘을 더하면 어떻게 걷는다는 의미가 되는지 모르겠어요.』명길은 산책은 그냥 산책이지 다른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 듣고 보니 이상했다. 산책이라는 게 흩어지는거구나. (p.178)책 속에는_두시간이 걸려도 걸으려는 고모_뒤로 걷는 근성_살려고 기를 쓰고 걷고 뛰는 이들_산책하는 하지(강아지)_명길의 산책이야기가 나온다.이 책이 특별하게 느껴진 이유는요즘 나의 산책 스토리 역시여기 실어도 될 만큼으로 매일 다양하게 걷는다.출근길은 물론이고(15분)퇴근길 30정도(또는 그 이상) 산책을 하고 차를 탄다.(길을 따라 일부러 1~3정거장 정도를 걷는다.)산책을 흩어지는 관점으로 보는 게 흥미로웠다.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몽땅 흩어지게 한 후집으로 향하는 우리의 산책이 비슷한 맥락인 것처럼 느껴졌다.몸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걸을수록 마음이 가벼워진다"는 걸 확실히 느끼며,산책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는 중이다.📚 열린책들 앤솔러지<걷다>를 읽다보니 나머지 책들도이어 읽고 싶은 생각이 든다.난 오래된 것들을 사랑해. 달빛을 사랑하고 창문에 떨어지는 빗소리와 4월의 반짝이는 별들을 사랑하지. <성해나_후보>나는 이렇게 살아가고 싶어. 네가 나와 함께 이 낡은 아름다움을 간직하겠다고 약속해 준다면. 우린 언제까지고 이근사 한 세계를 함께 즐길 수 있을 테니까. <성해나_후보>
"사진과 글이 함께 흐르는 평범한 산책길." 사진과 산문이 어우러진 에세이집으로, 제목만으로도 따뜻한 공감이나 정서적 교감을 기대하게 한다. 일상 속 풍경을 담은 사진들이 산문과 함께 배치되어 시각적으로 여유로웠지만,일부 이미지는 텍스트와의 연결성이 약한 느낌이라는 생각도 들었다.담백한 문체로 흘러가는 일상의 기록을 담았으나, (개인적으로 나에게)감성적 울림을 주는 부분은 드물었다.가벼운 산문을 선호하는 분이나, 사진 에세이를 처음 접하는 입문자들이 읽기에 편할 것 같다.차분한 산책 같은 책으로 특별한 감동은 없지만, 일상에 대한 잔잔한 관찰을 담은 책 📚 필사 모임에서 함께 읽으며 서로의 감상을 나누기 좋은 소재이나, 강렬한 추천보다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우리가 맞을 무수한 여름이 보다 눈부시기를.어딘가 두고 온 불완전한 마음들도 모쪼록 무사하기를.바란다. _작가의 말 중에서제목처럼, 이 소설은 지나간 계절인데도 아직 마음 한쪽에 남아 있는 여름의 온도를 천천히 불러내는 것 같다. 마치 어느 순간 두고 온 마음의 잔열을 스스로도 모르게 쓰다듬는 것처럼.이 이야기의 중심에는 기하와 재하, 부모의 재혼으로 형제가 된 두 사람이 있다.혈연은 아니지만 갑자기 가족이 되어버린 관계, 가까워질 수도 멀어질 수도 없는 미묘한 거리감 속의 이 둘.이야기 속 인물들은 완전히 끝나지 않은 감정 사이에 서 있다. 다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떠나 보낸 것도 아닌 시간들.자라면서 말하지 못한 감정과 오해가,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마음이, 시간이 흐른 뒤에야 다시 떠오르며, 각자가 두고 온 감정을 조심스럽게 마주하게 된다.큰 사건 없이도 잔잔하게 흐르는 이야기지만, 그 속의 감정은 유난히 선명한 것 같다. 여름의 찬란함보다는 아릿함이 함께 남는 소설. 책을 덮고 나면 누구나 자기 마음속에 묻어둔 ‘두고 온 여름’을 한 번쯤 떠올리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