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 인문적 건축이야기
서현 지음 / 효형출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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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건축학개론'이 만들어 낸 스타는 수지와 건축학이라는 말이 있다. 아마도 대학에서 건축학과의 경쟁률이 높아진 것은 그 즈음부터였으니까. 학창시절 미술에 관심이 많았고 미대 진학을 하려고 했었지만 가정형편상 사범대를 진학하여 교사가 된 지금까지 미술은  이루지 못한 꿈이었다. 그 미술과 가장 닮은 실용예술이 바로 건축이 아닐까 한다. 인간의 삶을 담아내는 미술이라고 해야할까......

십몇 년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책을 재개정판으로 다시 만났다. 그때는 읽지 못했던 저자의 삶의 깊이와 인간에 대한 따스한 철학이 느껴지는 것은 건축가로서 저자의 학문적 식견이 높아진 것인지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깊어진 것인지 아니면 독자가 나이가 들어서인지.....

서울이라는 거대도시에 살면서 눈만 뜨면 마주치는 살아있는 건축물들을 저자는 매우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해당 건축물의 흉물스러움이나  외부적 요인에 의해 건축가의 의도대로 건축되지 못하여 많은 결함이 있는 건축물에도 그 시선은 여전히 따뜻했다. 마치 어린아이가 급하게 휙 그려낸 그림에도 부모는 애정과 예술적 감성을 가지고 대하듯.....음...그러니까....건축에 대해 애정이 아주 많은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또는 볼 수 있는 관점으로 건축을 풀어내고 또 건축물을 해석하고 있었다.

제목처럼 음악을 듣듯 미술을 보듯 그렇게 읽은 책이었다. 액자에 넣어져 어느집 거실 벽에 걸리는 미술품이 다분히 私的이라면, 개인의 소유물이지만  대중(적어도 여러사람들)이 사용하고 사회적 의미를 가진 共的 예술품이 건축이라는 생각을 줄곧 하면서 읽었다. 그래서 건축이 갖는 한계(건축가 개인의 예술품이 아니라 건물주나 건축주의 의도에 의해 얼마든지 건축가의 의도가 왜곡되거나 변형될 수 있으며 건축된 이후엔 이미 사회적 의미를 띠고 또한 훼손이 시적된다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축물이 미술보다 더 대중에 가까우며 인간적일 수 있음에 공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요즈음 손에 잡은 책 중 가장 아끼며 야금야금, 보고 또 보고, 이곳 저곳 소문내며 읽어내려간 책이다.

蛇足...... 건축학이 공대에 속하는 학문이 아니라 미대에 소속되야하지 않을까??? 아니면 문과대나 인문대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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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종 2014-12-25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 그래도 제 생각에 건축학은 공대에 속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 아름답고, 흉물스럽고를 떠나서 근본적으로 생각한다면 건축물은 `집`이니까요. . 집은 야생동물과 비바람과 추위, 더위로부터 인간을 보호해야 하는ㅈ것이 1차적인 목적이므로 튼튼하게 공학적인 힘의 원리를 적용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미적인 요소와 철학적인 면도 분명히 존재하니 요즘 많이 등장하는 `융합` 적인 학문이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