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바이러스 - 그 해악과 파괴의 역사
헤르만 크노플라허 지음, 박미화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원’ 이라는 것은 둥글고 모나지 않아서 성격적으로 보면 왠지 부드럽고 융통성 있게 느껴지지만 ’바퀴’가 의미하는 것은 완전히 달랐다. 이동수단으로 자신의 신체와 기껏해야 소나 말을 이용하던 과거에 바퀴라는 것이 그리 쓸모 있는 물건은 아니었다. 그러나 인간은 사고를 통해서 바퀴의 활용성에 대해서 연구를 했고 그 결과 바퀴를 사용한지는 5000년이나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새로운 문명의 시작인지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는지 모른 체 자동차는 탄생되었다.

 

자동차는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주었을까? 하루 종일 걸어도 가기 힘든 곳을 자동차는 생각보다 짧은 시간에 도달하게 한다. 그것은 인간에게 마치 자유를 가져다주는 기분이었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는 광활한 꿈을 갖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이동성이 커지면서 지역 곳곳에 우리가 필요한 것들을 쉽게 구할 수가 있고 이동수단을 몰 운전자나 도로 건설 등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을 만들어 주었다. 시장 경제가 활발하게 움직여지면서 여기저기서 부를 축척하는 이도 많이 생겨나게 된다. 







사실 우리는 표면적으로 자동차가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편리함’을 잊지 못해서 오히려 그것의 노예가 되고 있다. 자동차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직장을 다니는 이들에겐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가족 간의 유대관계 형성할 시간이 부족한 현실임에도 그들은 만족스런 삶이라고 착각하며 산다. 이 책에서는 노예가 아니라 우리 삶을 파고드는 바이러스 같은 생명체라 여긴다. 인구가 도시로 집중화 되면서 비균형 발전으로 인해 사회계층 갈등이 유발되는 것도 다 자동차 때문이라고 한다. 언제부턴가 자동차는 신분을 상징하는 마크가 되어서 인간중심적 사고가 아닌 자동차 중심적 시각으로 인간을 평가하기도 한다.

 

자동차의 수명은 언제까지 일까? 동력 에너지로 석유는 30~40년이 되면 고갈된다. 석탄은 120년, 가스는 45년, 우라늄은 50년이면 더 이상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다양한 에너지원을 찾고 있고 사실 태양에너지만큼 무궁무진한 에너지는 없을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가 사는 동안에는 자동차가 아주 유용한 이동수단이 될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얻는 이익보다는 파괴되는 부분이 점점 커지고 있어 마치 늪에 빠져들듯 서서히 우리 숨통을 옥죄여 오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파괴는 더욱 무서운 것이 된다. 도로위에 달리는 차량으로 인한 소음 피해는 겪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소음으로 인해 귀가 가장 불편할 것이라 여겨지지만 실제는 인체 호르몬 체계를 교란시킨다고 이 책에서 정곡을 찌르고 있다. 개인적으로 얼마 전에 병원에 입원을 한 적이 있다. 병원에 머무는 동안 밤엔 창문을 열어놓고 잤는데 인근 도로위의 소음 때문에 불면증을 겪은바가 있어서 아주 공감이 되었다. 또 다른 파괴로는 배기가스인데 무려 800여 종류가 넘는 화학적 결합 물질이 발생하여 우리 몸에 침입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사는 곳이면 익숙하게 들이 마시고 있어서 오염이 되더라도 감지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어떻게 하면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가. 21세기 전후로 환경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아주 높아졌지만 기술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든다면 해결할 수 없다고 한다. 차량증가로 인해서 도로교통이 마비된다고 해서 도로를 증가시켜도 그것은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차량증가를 부추기는 꼴이 된다. 실제 내가 살던 곳에는 인근 순환도로가 개선되고 교량이 확대 되면서 이동하는 차들이 나날이 증가되더니 지금은 늘 출퇴근 시간엔 정체구간으로 분류되고 있다. 단면적으로 본다면 서울 청계천 도로는  오히려 차로를 축소하고 환경을 복원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세계적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 이 책에는 그리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지는 못하지만 대신 자전거를 가장 효율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대체 이동수단이 되기엔 아직 무리가 많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얼마 전에 TV에서 자전거가 앞으로의 미래 교통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일본에서는 택배도 자전거로 함으로써 도로위에 배기가스를 내뿜지 않고 친환경적이며 많은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교통수단임을 알리고 있었다. 자전거는 운전자의 신체 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자동차에 의존해 쓰지 않았던 몸과 두뇌를 활용하여 건강도 유지시킬 수 있으리라 본다. 




 
자동차.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었기에 이러한 보고서들은 불편한 진실로 다가온다. 하지만 그것이 환경 파괴와 우리의 생명까지도 위협하고 있는 암적인 존재이기에 극복해야할 문제이다. 문제 해결에 있어서 지위자의 입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인으로서 이 책을 평가하자면 그리스 신화, 성서, 진화론, 생물학적 견해 등을 적절히 접목시켜 비유한 덕분에 책을 좀 더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 그러나 같은 내용이 번거로울 정도로 중복되어 있고 큰 주제에 따른 세부 목록이나 설명들이 체계적이지 못해서 읽는 동안 소주제를 잊어버리곤 했던 아쉬움이 남는다. 
 



p.32  기술적 발전에 뒤따르는 야만적 행위는 데게 '문명의 발전'이라는 말로 미화된다.
p.43 한마디로 자전거는 미래가 있다.
p.205 그러나 기초적인 자연법칙의 관점에서 보면 자동차는 비정상적인 물건이다.
p.238 고속도로건설주식회사가 아닌 고속도로철거주식회사가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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