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의 주식 타짜 : 슈퍼개미 이세무사 허영만의 주식 타짜
허영만 지음 / 가디언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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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읽을 수 있는 행운을 놓쳤었을지도 모릅니다. 참석자 모두에게 주고 있었지만, 제일 먼저 온 참석자에게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염치불구하고 물었습니다. 책을 좋아하였기 때문입니다. 날마다 적어도 1시간 이상 책을 읽습니다. 최근 10년에는 주식과 관련된 것을 읽습니다. 500권을 넘어선 지는 꽤 됐습니다. 주식을 하는 방법에는 아주 다양하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식하는 사람 수만큼의 방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주식 왕초보 허영만 화백이 일흔이 넘어 노후 자금 일부인 3,000만 원으로 주식 투자에 도전했다가, 종잣돈을 6,000만 원으로 올렸지만,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세상에서 치열하게(?) 돈을 까먹으며 실전 공부 차원에서 주식 고수들을 만나 그들의 방법론을 담고 있습니다. 2019년(?)에 전문 투자자의 방법을 초보자에게 전달하는 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하고 싶었던 걸 하고 싶어서 부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시작할 때 운이 좋았고, 그 운을 노력으로 지켜내는 과정입니다. 10만 원으로 3년 만에 100억 수익을 올린 경험과 그 속에 위험에 대한 본능과 학습으로 축적된 know-how를 담고 있습니다. 즉 <Sein>, <Sollen>이라는 <존재(存在)>와 <당위(當爲)>라는 두 부분으로 나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존재라는 것은 이미 있었던 사실로서 과거의 영역입니다. 과거는 단순히 이미 흘러가 버린 물이 아니라, 실패와 성공의 사례를 복기할 수 있으며, 현재를 잘 버티고 견디며 단단하게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에너지가 됩니다. 기억의 뒤안길로 묻어둘 수 없으며 한 땀 한 땀 소중한 이유입니다.

주식 바닥에 들어오게 된 계기와 동기부여, 결혼과 군대 시절의 경험, 도박과 경마보다 매력인 주식, 유학, 제도권과 세무사라는 타이틀이 필요한 이유, 그리고 상승과 하락 사이클이 반복하는 주식시장에서 무조건 살아남기 위해서 차트를 읽고 서적을 읽으며 위험을 회피하는 방법, 특히 1997~1998년 IMF, 2000년 밀레니엄 파동,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 위기처럼 폭락장에서 행동, 30대 초반과 40대 중후반 이후, 나이에 따라서 달라지는 생각과 행동은 반복해서 필유아사(必有我師)가 될 것입니다.

당위(Sollen) 부분은 주식 방법론에 관한 것입니다. 앞으로 주식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으로 현재와 미래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그의 저서, <슈퍼개민의 왕초보 주식수업>, <삼박자투자법>, <성장주에 투자하라>, <부의 공식>에서 핵심만을 압축해서 담고 있습니다. 이 책들을 이미 읽었다고 하더라도, 설령 여러 번 읽었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생각이 행동으로, 배운 게 실천으로 가기 위한 최소한, 최선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6화 시장이 좋지 않을 때”와 “13화 성공 투자자가 되는 꿀 TIP”입니다. 흔히 위기는 기회라고 합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책임지며, 우량주 위주의 포트폴리오와 원인을 차고 바닥을 예단하지 않는 자세가 있습니다. 기회의 공간에서 오히려 위기를 고스란히 받아서 살아남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허다합니다. 나가떨어지는 다수가 아닌 대박을 터트리는 소수의 생명력을 봅니다.



성장 가치주, 성장 고평가주, 역성장 가치주, 역성장 고평가주. 인상 깊은 또 하나는 성장주와 가치주의 구분입니다. 대부분(99%?)의 책들은 성장주와 가치주는 모순관계에 있는 개념으로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극단적으로는 ‘성장주에 투자하면 폐가망신’까지도 말합니다. 배움의 입장에서는 관점의 다양성, 스타일의 다양성을 생각하게 합니다. 종목 선정에 있어서 반신반의 의구심 관리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만 더 읽고 싶은 부분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지수 측면에서 가장 큰 변동이 있었던 시기는 IMF, 닷컴버블, 세계금융위기, 코로나19 때입니다. 앞의 두 사건이 터졌을 때 어떻게 행동했다는 거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이 있지만, 종목 언급도 있었으면, 좀 더 디테일하고 확실하게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삼박자투자법>, P370에서 <투자일지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 것처럼, 구체적으로 종목을 소개했으면, 현실감이 있게 각인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삼박자투자법>에서도 날짜와 종목은 있지만 “해당 연도”가 없어서, 일지를 바탕으로 역추적해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길 수 있을 것과 비슷합니다.

주식 투자는 자본이 들어가고 노동이 들어가는 사업(P78)입니다. 주식으로 돈 번 사람보다 돈 잃은 사람들이 훨씬 많은 공간입니다. 쉽지 않은 공간입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돈을 줍는 게 아닙니다. 나보다 주식을 못하는 사람의 돈을 나의 계좌로 옮겨 오는 것입니다. 이런 곳에서 퇴출당하지 않으면서도 텐배거 종목을 잡기 위한 방법으로 책 한 권 읽었다고 해서, 결코 슈퍼개미를 따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주식에는 지식과 경험과 감각과 운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책으로써는 지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지식에는 명목적 지식이 있지만 암묵적 지식이 있습니다. 행간의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불교 경전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에 '牛飮水成乳 蛇飮水成毒(우음수성유, 사음수성독)'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소는 물을 마시고 젖을 만드나, 뱀은 물을 마시고 독을 만든다."는 것입다. 같은 상황을 보고, 같은 지식을 눈으로 읽어도, 머리에 남는 것이 다르고 기억하고 있는 것이 다르고, 행동하는 것도 다릅니다. 제시 리버모어를 따라서 추세에 따른 매수와 매도의 시점을 잡더라도 천양지차입니다. 주식의 가격은 연속성이 있으며, 인생에는 정답이 없듯이 주식에도 정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답이 없는 공간에서 저자가 아주 좋아하는 니버의 기도문으로 마무리하며,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율성을 위한 나만의 정답을 찾아가는 공부는 날마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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