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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부의 원칙 - 행동투자학의 최전선에서 밝혀낸
대니얼 크로스비 지음, 조성숙 옮김 / 청림출판 / 2020년 7월
평점 :
투자시장은 철저히 제로섬(zero-sum) 공간이다. 수익을 내는 사람이 있으려면 반드시 손실을 보는 호구가 있어야 한다. 폭탄 돌리기 시장에서는 누군가는 호구가 되어서 반드시 폭탄을 안고 터뜨려서 쓰러져야 한다. 주식투자자에는 크게 기관, 외국인, 개미가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에 호구는 개미가 그 역할을 담당한다. 개미는 현금 보유량에도 딸리지만, 사고파는 시점을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령 최근에 엄청난 상승을 보여준 삼성중공업우를 보자. 주가가 5만원 하던 게 90만원까지 올랐었다. 즉 5만원에 팔고 나간 사람이 있는 반면에 90만원에 들어와 매수한 사람이 있다는 얘기이다. 초장에 팔고 나간 사람은 손가락만 빨았고, 끝물에 들어온 사람은 상투를 잡은 것이다. 어느 쪽이든 그들은 지금 엄청 후회를 하고 있겠지만, 반면에 그 반대로 초장에 들어와서 꼭대기에서 나간 사람은 엄청난 호재를 부리고 있을 것이다. 순간의 선택이 제로섬 시장에서 엄청난 차이를 불러 왔다. 이들에게 엄청난 차이를 불러온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어떻게 해야 뛰어난 투자자가 되는가?’(65페이지)와 ‘어떻게 하면 호구 투자자가 되지 않는가?’는 동전의 양면 같은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겨져 있다. 그 여정의 끝에는 심리학적 기반 위에 만들어진 분산투자를 통한 소위 제3의 투자, 즉 행동투자 방법의 시작과 끝,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심리학에서 제기되고 있는 일상의 위험을 관리하는 기법까지 들여와 있기 때문에 생활 전반에 재미를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지만, 주식시장에서 투자 위험 관리 기법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 대조실험과 역사적 사실을 통하여 증명하고 있다. 다 죽 쑤는 악재의 구간에서도 재미, 호재의 구간에서는 더 큰 재미를 볼 줄 아는 미학을 찾을 수 있게 한다. 아무리 시장이 안 좋아도 호재의 상승 종목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런 경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는, 매수하는 것만큼 매도하는 것의 중요성을 배우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이는 어느 누가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투자자의 감각에 의해야 한다. 말하기도 배우기도 어려운 매수와 매도의 기법에 관해서 알려진 모든 방법을 총합적으로 융합해서 만들어진 행동투자 기법이 있다.
투자자의 재미에 찬물을 끼얹는 투자의 위험(손실을 볼 가능성)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체계적 위험(시장위험)과 비체계적 위험(기업위험)이 있다. 이 위험들은 투자 기업의 내적, 외적 환경으로부터 오는 위험들이다. 모든 투자자들에게 공통으로 다가오는 위험들이기 때문에 행동 투자학의 관심 밖에 있다. 이 위험들과는 달리 투자자의 개인적 성향 때문에 투자로부터 수익을 얻지 못하는 위험이 있다. 그 위험은 ‘행동 위험’이 중심으로 들어온다. 이는 시장이나 기업의 상황과는 관련 없이 오로지 투자자 개인의 역량에서 오는 위험이다. 호재의 상황에서 일찍 매도, 저가 매도하거나 악재의 상황에서 일찍 매수, 고가 매수하는 것과 관련 되는 위험이다. 이 위험들을 관리하는 방법은 인간의 심리를 정면으로 돌파하면서 새로운 길, 제3의 길로 들어간다.
투자자의 일은 오늘의 시장을 내일의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다.-----153페이지
투자의 방법에는 정답이란 것이 없다. 굳이 있다면 무조건 손실을 줄이고 수익을 크게 하는 것이다. 수익의 정도는 각자의 능력에 맡겨질 뿐이다. 그런데 수익은 어렵고, 손실을 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서 문제가 생긴다. 여기에는 나름대로의 원칙이 자리 잡고 있다. 그 원칙의 제일 목표는 위험의 관리이다. 특히 불확실성하에서의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는 자본시장 투자자의 최소한의 방법이다. 그 관리되어야 할 위험은 매수와 매도로 매칭되는 거래 시장에서는 항상 잔존한다. 특히 행동 위험은 시장이 매우 좋은 호황기에는 더 크게 존재한다.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서 심리학의 방법론이 ‘인간’으로서의 마음이 아니라 ‘투자자’의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투자자를 위험에 빠트리는 투자자의 심리학적 요소로서 행동위험에는 크게 에고, 보수주의, 주의 집중, 감정이 있다. 이 네 가지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이 주로 제기되는 것은 우리의 뇌가 진화론적으로는 ‘생존’에는 적합하게 진화되었지만 ‘투자’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전제에서 출발된다.
에고,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은 자아 동조적 만족, 확증 편향, 선택 지원 편향, 후회 회피,
심지어 어리석은 자신이 어리석다는 사실도 모르는 것은 과잉 확신으로 몰아낸다. 보수주의는 보유효과, 매몰비용의 오류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서 안전하고 익숙한 것에 기대려는 보수주의 편향은 손실회피 경향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지나친 손실 회피 경향은 두려움이 현실이 되어버리고 만다. 가만히 있다가 나쁜 결과가 초래하는 것보다 뭔가를 해서 나쁜 결과가 초해하는 것을 훨씬 후회하게 된다. 주의 집중은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확률보다는 쉽게 떠오르는 스토리에 의존해서 판단하게 한다. 투자의 공간에 흐르는 두려움과 탐욕의 감정은 휴치스틱에 익숙하게 하고, 규칙은 이방인으로 만들어서 확률을 변질시켜서 합리적 투자를 방해한다.
행동투자는 규칙에 기반한다(261페이지). 우리의 일상에서는 아주 풍요로운 생활을 만들어주는 네 개의 기둥을 투자의 공간에서는 극복의 대상이 된다. 성공한 투자로 가는 길에서는 겸양의 마음으로 에고를 잠시 쉬게 하고, 자신과는 철저히 이질적인 투자의 시장을 꼼꼼히 살펴보고 자신을 지극히 평범한 존재로 인식하는 데서 움튼다. 끊임없는 공부와 질문은 계속되고 분산투자라는 방법으로 이어진다. 익숙함에의 고집은 혼란스러운 위험에 적극적으로 반응하여 오늘보다는 내일을 생각하고 낯선 종목에도 관심을 갖고 보유 종목에는 무지의 베일 감정을 두르고 최악을 준비하는 자세로 극복한다. 스토리에 의존 경향은 데이터, 합당한 이론과 시간을 통해서 확률과 평균에 의존으로 대체한다. 감정은 명상을 통해서 이해하고 다스린다. 일상의 공간에서는 삶을 풍부하게 하지만 투자의 공간에서는 오류의 공간으로 인도하는 네 가지 기둥을 냉철하고 명민한 눈으로 위험과 불확실성을 관찰하여 삶을 더 재창조하게 만들려는 투자의 길목에 행동투자 기법이 있다.
지식이 곧 행동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행동의 결정에 착오가 적어도 일부나마 면역력이 있는 투자 과정을 설계하고 채택하는 것만이 답이다.---334페이지
행동투자는 위헌 우선 투자다(290페이지). 위험 회피보다는 위험에 적극적으로 선호하며 데이터, 이론, 행동의 시험대를 통과해서 하나의 투자 이론은 빛을 보게 된다. ‘이 주가가 옳은가?’가 아니라 ‘가격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가?’를 물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행동투자자들은 시장의 효율성과 비효율성을 동시에 인정하여 가치 투자와 모멘텀 투자, 그리고 재귀성을 결합한다. 그리고 불완전하지만 주관적 해석도 하고 긍정적 피드백 고리도 주면서 적정 가치를 향해 가는 포트폴리오를 꾸린다. 즉 펀더멘털, 추세는 편파적 시각의 자기 강화를 통해서 하나의 모델로 자라 잡는다. 직관과 자유의지, 스토리와 확률로 균형을 유지하고 역발상 투자와 장기간의 보유로 두려움을 극복한다. 이렇게 연습이나 실력의 일상과는 다른 규칙 속에서 무수한 반복 속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행운도 나름으로는 당연한 것으로 다가오게 한다. 두 가지의 틈바구니 사이에 흠을 찾아서 태어난 제3의 투자는 편파적으로 왜곡된 세계관의 투자자들이 자기 견해를 강화하는 공간에서 투자자들을 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인간의 착오를 이용하고 공포를 피하는 것(281페이지)으로써 과제는 끝난다.
끝날 때가지 참아야 진짜 승리하는 것이다(333페이지). 우리 일상은 수많은 위험이 자리 잡고 있다. 그 속의 자본시장, 특히 미국의 주식시장에서 조정장은 평균적으로 매년 발생하였고, 대규모 침체장은 평균적으로 3년 6개월마다 있었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상승 곡선을 보여주는 곳에서도 위험은 봄철의 벚꽃마냥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었다. 하물며 지수가 횡보를 하고 있는 우리의 경우에 조정과 대침체는 더 자주 발생한다는 것은 경험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미국의 시장보다도 더 위험과 불확실성이 넘치고 있는 것이다. 생각이 여기에 가지 이르렀다면, 이런 상황을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멈추질 않는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반복되는 위험의 패턴을 찾았으면 관리를 위한 규칙 시스템을 마려하는 것이 호구가 되지 않기 위한 첫걸음이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흔히 지피지기면 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고 한다. 적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도 알아야 안전하다는 것이다. 나 자신의 심리학적 의미를 알고서 시장이 굴러가는 모습을 공부하면서 투자의 길에 서있어야 호구가 되지 않게 된다. 11번의 상한가를 치기까지 아주 오랜 기간 동안 횡보를 보여 계속된 전투 속에서 승리와 패배는 교차하였다. 우연한 호재에 창사 이래 처음이었던 1600%의 초과 이익의 대 전쟁에서 제일 꼭대기까지 참았다가 나왔을 때에 진정한 승리가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일찍 퇴장과 늦은 등장에 호구 딱지를 양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