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길은 있다 - 삶의 목적과 방향을 발견하는 법
오프라 윈프리 지음, 안현모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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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이라는 이성에 감성을 뒤집어썼습니다. 나무가 우거진 숲 속 길의 표지가 눈에 띕니다. 이 6월의 뙤약볕에 가장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시기상으로뿐만 아니라 기분 상으로도 그렇습니다. 첫인상이 단박에 무슨 내용이 있을 것인지 알게 합니다. 다재다능하며 부드러우면서도 강단 있어 보이는 TV 속 이미지의 역자(譯者)도 튀어 나와 말을 걸어 줄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OPRAH는 두 말하면 잔소립니다. 한 장 한 장 넘기면, 고급스러운 재질의 여백에는 더 많은 자연의 풍경들이 하나의 인생 여정을 품고 있습니다. 길지 않게 풀어 놓은 여정이 함의하며 뱉어 놓은 한 문장의 전달들은 함부로 넘기지 못하게 합니다. 길고 긴 수려한 문장들이 꾸며 놓은 화려함보다는 여백이 많은 담백함이 오히려 발목을 잡습니다. 계속 눈을 감고 걸으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사진첩 같은 공간으로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을 찾아서 온몸을 던집니다. 산만하면 들리지 않아요(59페이지). 집중하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을 얘기들 속으로 들어갑니다. 모든 것을 듣고 보기 위해서 눈을 감고 집중합니다.

각 챕터의 서두마다 오프라의 인생사가 나오고, 여러 명이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들이 들려주는 울림으로 만들어진 작은 구조는 “씨앗 - 뿌리 - 속삭임 - 구름 - 지도 - 길 - 등반 - 나눔 - 보상 - 집”으로 이루어진 큰 구조를 만들어서, 내 안의 작은 씨앗에서 큰 집으로 가고 있습니다. 한 가지 관점에만 올인하면, 모든 것이 다른 국면이고 제각각의 고유한 특성으로 그때그때만의 다른 특성이 모래알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모든 것을 멈추고 고요 속애서 귀를 기울여(123페이지), 마음의 이야기에 전체적으로 보려고 합니다. 아주 멋진 그림이 보입니다. 삶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흘러가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자신의 내면에서 시작되어서 외부로, 타인과의 관계를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행복이라는 거대한 산을 향해서 여러 갈래의 모든 길들이 집중해서 수렴하고 있습니다. 비록 삶의 목적지나 경로는 아니어도 손전등 하나를 쥐어 주는 이야기 속에는 온몸을 간질거리게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아주 어려운 철학들은 아니어도 일반인의 철학으로서 절망의 순간, 변화가 필요한 순간에 삶에 손전등을 되어 줄 삶의 지혜들이 뿜뿜 풍기고 있습니다.


씨앗은 진실의 씨앗입니다. 삶의 의미와 목적을 부여해 주는 씨앗은 삶의 에너지를 부여하며 소명의식이며 인생 여정의 시작이 됩니다. 일정한 절차를 자신의 모든 ‘의도’가 담긴 인생 여정에 이르는 ‘집’은 예쁜 집이 아니라 그 집 안의 행복입니다(103페이지). 그 집은 내 가슴 속에 있는 것입니다. 결국 시작과 끝은 우리 자신에게 있는 것입니다. 태어나서 젊음의 한창을 지나서 삶의 원숙함을 거쳐 노년에 이르는 길에 길흉화복은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한 인간이 살아가는 여정의 모든 것은 나 자신에게서 출발하여 나 자신에게 돌아오고 있습니다. 마치 인생 여정은 숲 속에서 한 그루의 나무를 기르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합니다. 씨앗을 땅에 심고, 관리하고, 폭풍우와 뙤약볕을 지나서 수확하고, 인생 겨울이 와서 다시 땅으로 가는 것입니다. 비발디의 ‘사계’가 생각나게 합니다.


우리가 태어난 이유는 매일 성장해서 우리를 창조한 이의 모습을 더 닮고, 더 드러내기 위해서랍니다.------(42페이지)


언제나 길은 있다! 길을 잃어 앞길이 간절한 사람에게 이보다 더 가슴 설레게 하는 말이 있을까요? 이 말은 우리 인생길에는 언제 어디서 예상을 빗나가며 막다른 곳이 나타난다는 말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 막다름은 경험적으로, 귀납적으로 때로는 절망의 쓴맛도 주고, 때로는 극복의 꿀맛을 준다는 것을 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모든 막힘은 제약과 기회의 공간이 만들어 준 공간에 대한 간절한 믿음이 부족해서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운이라는 것은 오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망각하고 그저 얻어걸리는 막연한 그 어떤 것이라는 것으로 치부하였기에 슬픔이 반복되고 있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해답은 이미 나의 골수에 있어요----(182페이지)

새벽 3시에 잠에서 깬 적이 있습니까? 길목에 두려움이 최대의 장애물이 되어 한 가운데에 있다는 것을 알게 합니다. 길이 보이지 않아 본능이 걱정과 두려움에 밀리는 것은 희귀한 광경은 아닙니다. 그럴 때마다 모두가 미래를 찾고, 긍정적 변화를 원합니다. 반면에 현재의 흐름에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내일의 변화만 찾다가는 내일이 오늘이 되어서도 내일을 찾을 수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YOLO처럼 현재의 상황보다는 즐김에 지나치게 관심을 부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현재와 미래 사이에 중간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양 끝단의 중간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추락의 순간, 좌절의 순간에 멀리 보지 말고, 내 자신을 보라고 합니다. 삶의 성패는 이미 나 자신에게 있어요. 직관의 목소리를 듣고, 마음챙김을 통하여 나의 패턴을 알아내면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보이고 삶의 목적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내 안의 믿음과 두려움은 작용과 반작용의 관계를 이루어서, 삶의 역사에 성장과 변화가 찾아옵니다.

자신의 의지가 시험에 들 때, 모든 게 길을 잃은 것 샅을 때, 나는 조언합니다. 멈추고, 고요 속에서 귀를 기울이라고요, 그러면 가슴이 올바른 다음 단계를 알려줄 거라고요.--(123페이지)

우리는 불완전한 피조물이에요(183페이지). 우리는 삶을 너무 복잡하게 만들어요(191페이지). 대부분에게는 삶은 두 개가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지금 살고 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살고 있지 않은 삶을 말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다양한 길을 모두 살아갈 수가 없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미국의 시인 프로스트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선택했고, 그것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했습니다. 2019년에는 ‘꽃길만 걸읍시다’라는 유행어도 있었습니다.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말해 줍니다. 동시에 자기가 선택한 길이 원하는 결과를 얻는 길일 가능성이 얼마나 낮은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선택한 길에 이성과 감성을 어떻게 조합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노력만 한다는 것은 현명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옛말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처럼 오로지 기다리기만 하기에는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는 생각입니다. 이 기회비용을 최소화 하는 길에 삶을 너무 복잡하지 않게 보는 것이 지금에는 최선이라는 생각이기도 합니다. 굳이 허리에 실 메어 못 쓰는 바늘의 귀 구멍을 키우는 것보다는 나 자신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삶의 용기라는 생각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4차 산업혁명이 절정을 향해 가는 시점에 뒤집어 쓴 90명의 인생 선배들이 보여 주는 길은 하염없이 작아지며 소심하게 되는 존재들에게 삶의 의미를 느끼며 내일의 발걸음을 가볍게 할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저 커브만 지나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상상해 보세요(192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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