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세스 에이징 - 노화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뇌과학의 힘
대니얼 J. 레비틴 지음, 이은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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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452페이지) 잘 늙는다는 것이 무엇일까? 어려서부터 책을 즐겨 읽으면서 꾸준히 생각했던 궁금증이다, 하지만 쉽사리 해답을 차지 못했다. 그러면서 그럭저럭 시간 열차만 타고 가고 있다. 그 속에 즐겨하는 것 중에 하나가 북한산에 즐겨 오른다. 고딩 때부터 했으니, 벌써 십 수 년이 훨씬 넘었다. 그 사이에 북한산의 디테일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백운대와 칼바위는 예전에는 그야말로 난코스였지만 언젠가 시설이 잘 꾸며져 있어서 안전하게 오를 수 있게 되어 있다. 북한산에는 많은 구간에 많은 계단이 생겨서 등산객의 편의를 주고 있다. 그런데 이것들도 세월 속에서 지금이 많이 마모되어 다시 보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 많다. 생명체가 아닌 것도 시간 앞에서는 장사가 없는데, 생명체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시간은 모든 만물이 감가상각을 만들어서 저절로 원래의 모습을 잃어버리게 한다. 힘든 노동을 하지 않더라도 노화는 진행되고, 그 노화는 지금의 건강한 삶을 해치려고만 한다. 잔인하게만 보이는 이 노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찾아서 어느 신경과학자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


SUCCESS AGING. 원어 그대로 우리 앞에 있는 뇌 과학서는 평생 건강 지침서이다. 바람직한 노화를 통한 행복한 노년기를 보내는 것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소망하고 있고 얼마나 도달하기 어려운 소망인지를 두께에서부터 느끼게 한다. 뇌의 성장이라는 자연적 사실과 그 대책으로 우리의 선택이라는 사회적 사실이 한 축으로 이루고 유아 시절과 노년 시절이라는 시간에 의한 구분이 또 다른 축을 이루어서, 형식적으로 3개의 장이지만 내용상으로는 2개 부분으로 매우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꾸며져 있다. 또한 일반교양 서적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찾아보기’ 목차가 별도로 있다. 문외한을 상대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을 위한 배려도 빼놓지 않고 있으면서, 비록 비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얼마나 정성을 들여서 읽어나가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역사적 현실에서 증거를 보여주고 있는 많은 사람들, 행해진 수많은 대조군 실험에서의 연구결과를 통해서 자신의 주장을 귀납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심리학과 신경과학의 관점을 결합하고, 신경가소성이라는 더 이상 생소하지 않은 개념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문외한도 얼마든지 접근할 수 있는 내용들로 채워졌다. 이렇게 물심양면으로 정성을 들여서 채워진 것은 노년이 더 이상 죽음만을 바라보며 시간만 축내는 존재가 아니라 젊은 시절의 시간을 연장하고 앞날을 자신만의 공간으로 그려나갈 기회를 주고 있다. 한편 저자의 전문적 직업이나 책의 두께에 비해서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진리를 추구하는 대부분의 (인문, 자연)과학이 그러하듯이 자신의 주장을 남에게 보여 주는 데에는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에서 주변부가 많다는 것이다.

여러 기관으로 이루어진 우리의 인체의 모든 구석은 매순간이 중력과 시간을 영향을 받는다. 그 인체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이다.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지만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서 여전히 모르는 게 너무 많다. 가령 가장 흔한 노인질환 중의 하나인 백내장의 원인에 대해서도 밝혀진 게 없다고 한다. 노인 통증을 뿌리 뽑는 방법도 모른다. 만성 통증의 생물학적 이유, 머리카락이 빨간 사람들은 마취시키기 어려운 이유, 편두통 유발 요인도 오리무중이다. 의학의 갈 길이 얼마나 먼지를 느끼게 한다. 이는 늙더라도 아프지는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더욱 절실하게 한다. 특히나 아픈 것을 못 참는 존재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연구 성과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우리는 노화에 따르는 부정적인 영향 일부를 방지하고자 미리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미래, 신경가소성에 관한 지식을 활용해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인생 앞날을 써나갈 수 있는--(중략)--미래는 이미 성큼 다가왔다.-------------------(529페이지)

당신의 뇌를 어떻게 단련할 것인가?(118페이지) 속된 말로 오는 것은 순서가 있지만 가는 것에는 순서가 없다는 말이 있다. 누구에게나 흐르는 시간이 누구 얼굴에나 공평하게 주름과 탈모를 몰고 오는 것 같지만, 실질은 절대적 평등이 아니라 상대적 평등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한 개인의 신체 모든 기관에서도 그렇다. 누구에게나 단점보다는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균등하게 부여되는 나이 듦과 노화의 중심에는 ‘뇌’가 있다. 우리 체중의 2퍼센트에 불과하지만 매일 사용하는 에너지의 20퍼센트를 소비하는 ‘뇌’는 우리 몸의 콘트롤 타워이다. 생물학적으로 편향성을 지닌 뇌는 어린 시절에는 부모와의 관계가 9할이다. 결정적 시기는 한 때이다.

세월의 부작용으로 인한 모든 증상은 그 뇌에서 시작되는데. 신경가소성이라는 나침반을 갖고 있다. 항상 그 상태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끊임없이 변한다는 의미는 이제 뇌에 대한 대세가 되어서 모두에게 희망을 주고 있기도 하다. 인생의 막바지를 모든 경험과 상호작용 하면서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게 한다. 노화와 함께 자신도 노화하기도 하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서 활동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뇌의 변화가 시간의 흐름에 어떤 변화의 모양새를 거치는지를 아는 것이 최소한이며 최대한의 전제 조건이 된다.

호기심, 개방성, 관계성, 성실성, 건강한 습관은 우리 여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다섯 가지 생활방식 선택지다.--------------(73페이지)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334페이지) 수 만년 동안 진화의 과정을 거쳐 자기 방어기제를 풀가동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는 우리의 몸은 성장에 아주 다양한 요인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그중에서도 유전자, 문화, 기회는 종속변수가 되어 죽을 때가지 끈덕지게 따라다니며 뇌가 반응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어 우리 삶의 경로에 작용을 한다. 학습능력, 호르몬 분비, 정서는 물론이고 통증 등 각종 노인성 질환과도 연관성이 있다. 이들 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면 노화의 진행과정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더 나아가 그 다음 단계로 대처 방법으로까지 이어진다. 그 변수들을 우리 몸에 우호적인 변수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다.

신체의 모든 부분에서 노화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최대한 즐길 수 있는 구체적 행동에는 뭐가 있을까? 어렸을 때에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나이를 먹는 것이 즐겁지가 않다. 즐겁지 않은 상황에 대비하기 하기 잘 늙는다는 것을 미리 준비하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우리 신체는 원상회복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예방은 일상생활에서 먹고, 운동하고, 자는 것이 무엇을, 언제, 얼마나의 크로스 매칭으로 꼬리표를 달고 시작된다는 것은 더 이상 고급 정보가 아니다. 그 기본에 맞춰서 나이에 따라서 달라지는 생체리듬에 보조를 맞춘다. 리듬이 깨지는 것을 방지한다. 딱 한번 증상이 생겨서 치료하더라도 원래대로 되돌아가지 않고 반드시 흔적을 남기고 불완전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불미스러운 한 번의 증상이라도 발생하지 않게 주의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복잡한 환경을 벗어나면 노인들은 더 빨리 늙는다. 뇌가 활기를 유지하려면 그냥 단순한 신체활동이 아니라 복잡한 신체활동이 필요하다.--------(189페이지)

인생 최고의 나날은 어떻게 찾아오는가(530페이지). 노년은 갑자기 땅에서 솟아나거나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자신이 지금가지 만들어온 젊음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이 때 어떤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서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해도 무조건 지속적으로 그때의 상황이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젊었을 때 습득한 지식을 나이와 상관없이 꾸준히 유지하고 키우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 때의 힘이 되어는 주는 원천으로 제시되는 것이 있다. 수명은 늘어나지만, 그에 비례해서 반드시 정비례해서 노년의 건강이 보장되는 것은 아닌 상황에서 유년기의 경험과 청, 장년기 시절의 자기 관리가 갈수록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데도 젊었을 때에는 몰라서, 노년기에 들어서는 선입견과 편견으로 많은 것들을 놓치고 살아가는 것 같다. “이렇게 오래 살 줄 미리 알았더라면 나 자신을 좀 더 잘 보살폈을 테네”(530페이지)라는 100세를 맞이한 어느 심리학자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운명은 변덕스럽다(498페이지). 그러기에 인생은 더욱 미지의 공간이다. 삶의 방식에는 정답이 없다. 그 미지의 공간 끄트머리에서 반드시 만나게 되는 노화는 인생의 마스터플랜의 한 축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 흔히 나이를 많이 먹으면 다양한 경험으로 삶의 지혜가 많아져서 현명해진다고 한다. 막상 나 자신이 나이를 먹고,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기 시작하니까, 그것은 거저 얻어지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 같다. 오히려 말만 많아지고, 자식 자랑에, 벤뎅이 소갈딱지 꼰대가 되는 경우를 더 많이 본 것 같다. 젊었을 때는 안 그랬던 사람도 나이를 먹으니 이상하게 변하는 현실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많은 연구와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여 밝혀진 것이 많지만 미지의 것도 많다. 그래도 수많은 정보들을 어렵게 묻고 또 물어서 찾아낸 것들은 마무리를 향한다. 짐이 아닌 사회적 자원이 되는 길에 견뎌야 하는 삶의 무게 가운데에서 개인적으로는 성실함, 사회적으로는 인간의 존엄성 회복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또한 ‘초등학교도 못나온 부모님보다 수만 배를 더 읽었고 더 긴 가방끈을 갖고 있는 나는 더 잘 늙어가고 있는가?’로 자문해 본다.




그 어느 시기보다는 빠른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공간에서 늙는다는 것은 그 어느 시기의 노년들보다 더 슬프게 할지도 모른다. 아무리 복지사회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자기 효능감을 상실한 채로 늙는다는 것은, 늙음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해도 끔찍한 것이아닐 수 없다. 질병 아닌 질병, 혐오 아닌 혐오로까지 느껴지게 한다. 늙음을 싫게 만드는 이유는 단연코 신체조건의 변화 때문만은 아니다. 암, 알츠하이머, 치매, 뇌졸중 같은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 시달여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결코 아니다. 이미 대세가 되어 버린 것 같은 병원, 요양원, 실버타운 신세를 지며 인생의 쓸쓸함을 맛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 때문일 것이다. 주변에서 그런 사람들을 하도 많이 봐서 더욱 그렇다. 특히 SNS가 발달한 시대에는 대부분이 홀로 사는 것이 익숙해지는데, 노인들에게는 고립에서 오는 외로움이 더 힘들게 하는 것 같다. 아무리 돈이 많거나 자식 모두가 S대를 나오고 검판사가 되어 잘나간다고 하더라도 이젠 하나의 레퍼토리처럼 되어버린 그런 노년은 아름답게도 보인다고 말하기 쉽지 않다. ‘아침이슬’의 포크송 가수는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라는 노래를 애절하게 부르지만, 오히려 ‘인생 그 쓸쓸함’이 더 가깝게 다가오게 하는 것 같다. 음악은 동일한 보상 중추를 활성화한다(290페이지)는 결론에서는 아이유(IU) 노래에 빠지게 된다. 자신만의 건강한 노화 궤도를 만들어 성공적인 에이징에 이르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며 책을 덮는다. 그리고 산행 준비를 한다. 장수와 삶의 질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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