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사람들의 인식과 선호를 바꾸었고 변화의 속도를 높였다(103페이지). 코로나가 불러온 자의반 타의반 ‘외출 자제(114페이지)’는 지금까지 조용하게 진행되던 인간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발생한 변화 매개변수가 되고 있다. 계속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엔진을 하나 더 장착하게 되었다. 변화의 시대에 변화를 더 촉진시키는 인자이다. 그것이 일으키는 충격은 우리 역사에 비추어 길지 않는 원인이 될 수는 있어도 효과는 지속적인 것이 될 것이 분명하다. 변화는 코로나가 대 유행하는 시기와 변화와 백신의 개발로 팬데믹이 끝난 이후까지를 함의한다. 이 망할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서 불러온 대응의 양식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일상이 된다. 변화의 스타일은 그것이 퇴치더라도 원상태로 되돌아가지 않고, 변화의 과정상에서 그대로 계속 유지된다. 이런 변화에 약자인 우리들은 무작정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시간이 되고 말았다. 생존을 위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최소한의 몸부림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의 몸부림을 제일 먼저 불러오는 것은 당연히 경제 영역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일 관심을 갖고 있고, 정부의 주된 정책이나 매스컴에서 등장하는 전문가들이 하는 얘기도 여기에 집중되어 있다. 이 책의 대부분이 여기에 할애되어 있기도 하다. 팬데믹의 영향은 미래학자를 경제학자로 만들어 버릴 정도로 먹고 사는 문제를 제일 크게 오염시킨다. 거시적으로는 재정정책과 양적완화의 통화정책을 통한 국가부채의 증가이다. 미시적으로는 소득이 오히려 증가한 계층도 있는가 하면, 일자리와 그에 따른 가계 가처분 소득의 추락한 계층이 더 많다. 특히 비정규직과 자영업지의 소득이 가장 많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이에 대응책으로 기본소득제도는 논란의 수면 위로 등장하였다. 많은 일자리가 없어지고 생기겠지만, 정확히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이다. 트렌드는 재택근무와 원격회의이다. 변화의 속도에 쉽게 대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못 찾는 구조적 실업이다. 이로 인해 부동산의 선호 지역이 바뀌고 경기선행지수의 하나인 주가의 하락은 일시적이었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민낯을 보여 주었다. 정치, 경제, 사회, 안보, 복지 등 모든 면에서 그러 했다. 먼저 이익 우선주의의 기업가 마인드는 상품의 공급망을 엉성하게 만들어 버렸다. 휴지 품귀 현상 등 국민들 사이에 사재기 현상을 불러 왔다. 다음으로 오랫동안 당연하게 사용할 수 있었던 의약용품과 의료기기들은 이제 구하기 힘든 물건이 돼버렸다(110페이지). 높은 치사율은 환자 치료에 젊은이 우선 치료와 집단 면역이라는 공리주의적인 선택이 인간존중이라는 철학을 얼마나 무색하게 하였나를 보여 주었다. 미디어에서는 포스트 투르스(post-truth) 시대의 탄생(121페이지)이다. SNS를 통한 가짜뉴스의 만연이다. 잘못된 치료방법으로 유포로 확진자가 적지 않았다. 프랑스는 지방 선거를 연기했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지금까지 소위 선진국이라는 이름으로 동양의 우리를 2류로 취급하였지만, 그들이 자신들의 생각만큼 훌륭하고 멋진 나라가 아니었다는 것을 만천하가 공유하게 해 주었다. 여기에서 우리의 미래,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타산지석(他山之石)을 던져 주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follow경제를 벗어나서 우리만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