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 철학노트 필사본 10년 후 나를 만드는 생각의 깊이 3
홍자성 지음, 김성중 옮김 / 홍익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사회생활에서도 중견으로 넘어가면서 주변의 후배들이 내게 질문을 하고서 기대에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볼때면, 십대시절 영어공부를 위해 들고다니던 빨간 단어숙어장이 생각난다. 그 안에 들어있는 영어 단어와 숙어만 외우면 영어는 완전 정복될 수 있을것만 같았던 그 책처럼 요즘 내게도 후배들에게 알려줄 내용이 모두 들어있는 삶의 지혜에 관한 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님들은 책상앞에 앉아서 책을 외우기만 했었을것 같은데, 그 지혜로운 생활과 남겨진 흔적들을 보면 그렇게 창의적일수가 없다.


이 책을 읽고 쓰면서, 나는 인생을 좀 먼 발치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야가 생긴듯 하다.

직접적으로 어떤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라는 방법을 제시한 글도 있지만, 조금은 생각을 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글도 있다. 법륜스님이나 혜민스님의 말씀처럼 직접적이고 일상적이기 보다는 내 마음의 위치를 바로잡는데에 잘 쓰일 수 있는 책이다.


예전처럼 약속시간을 밥때로 정해서 만나는 시대가 아닌, 손목시계로 5분정도는 서로의 시간이 틀린 시대가 아닌, 인공위성에서 전송받은 똑같은 시간을 가리키는 핸드폰을 든 우리는 이젠 약속시간도 초단위까지 얘기해 만날수도 있다는 생각에 갑갑해질때가 많다.

이렇게 갑갑한 시대에 손글씨로 옛 성현들의 말씀을 직접 써가며 마음에 새기는 이와같은 필사본은 느림의 미학을 제대로 알려주고 우리의 감성을 북돋아주는 역할을 하는것 같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여러사람이 원고지에 필사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고,  씌어진 원고와 함께 전시하는 미술작품을 보았다. 여러 사람의 노력이 모여서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그 미술 작품의 작가는 이런 느림의 미학을 완전히 이해한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자로 된 채근담을 한글로 이해하기 쉽게 씌여져서 읽기도 편하고, 쓰면서 다짐하기도 편한 이 책을 여름휴가에 더위를 날려버릴 방법으로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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