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너에게도 상처로 기억될 시간이 지나간다
나서영 지음 / 젊은작가들의모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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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 자체가 고행이고 기쁨이고 행복이라 했던가. 다행인 것은 모두에게 기쁨과 행복의 시간만 존재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래 산 사람들의 경험을 높이 사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그걸 아는 작가는 '나에게도 너에게도 상처로 기억될 시간이 지나간다'라는 제목을 짓지 않았을까?

 

 

 

작가의 이름과 같은 주인공 서영이의 다섯 살, 일곱 살, 아홉 살, 열두 살, 열세 살 시절과 지금의 서영이 교차되면서 소설은 전개된다. 서영이 다섯살에 느꼈을 아픔과 열두살에 느꼈을 아픔이 같을까?

 

읽으면서 주인공은 어쩜 이리도 아프지 않아도 될 일을 많이도 겪으면서 살아가는 걸까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힘든 시간이 지나가면 행복한 때가 온다는 일상적인 진리를 별로 혜택받지 못 한 인생이라고나 할까...

 

 

 

부모의 이혼, 여동생과 누나의 상처, 동네 형들에 의한 폭력,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간난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등 보통 사람들이 하나 겪을까말까한 아픔의 시간들이 그에겐 기억의 내내 줄지어 있다. 상처로 기억될 시간들을 겪어냈기에 현실에서도 별로 현재를 즐기지 못 하고, 지나간 상처의 시간들을 기억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쓰여지는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다는데, 이렇게 많은 것을 겪어야 실제 아름다운 글이 나오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소설은 잔잔하게 독백하듯 흘러간다.

 

상처로 기억된 시간이 지나가고, 그 시간을 들춰보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어쩌면 기억하고 있는 만큼보다는 그리 아픈 상처가 아닐 수도 있으니 힘 좀 내라고 응원해주고 싶은 맘이 생긴다.

 

 

 

읽는 내내 잔잔하게 흘러가는 독백이 있는 영화를 보는듯했는데, 이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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