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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피아노 그 여자의 소나타
최지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12월
평점 :
처음 페이지를 펼치고선 뭐 이리 민폐 여주인공이 있을까! 싶었다.
재벌딸이면서 도도하고 자존심이 강한 여자. 그리고 그녀가 한국에 돌아온 날 폭삭 망해버린
집.
흔하디 흔한 연애소설의 첫 도입부 같은걸, 하는 느낌으로 페이지를 넘기는데 의외의
남자가 나타났다.
잘생기고 돈 많은 재벌남이 아닌 북한 사투리를 쓰는 탈북자 공장을 하는
사람. 거기에 손가락도 두개가 없다.
얼레? 하는 느낌으로 읽기 시작한 이 책은 10시에
하는 드라마를 보는 느낌.. 이라고나 할까.
천방지축인 여자 채율과 세상을 달관한 것 같은, 왜 저렇게까지 채율을 책임지려고 하는걸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동호.
지극히 현실적인 그들의 공장 이야기와 대기업의 횡포
이야기..
조금은 비현실적인 것 같은 용하라던가 (의심해서 미안) 귀인의 이야기..
삐뚤어진 자존감이 사람을 얼마나 망가트릴 수 있나를 보여주는 것 같았던 수창의
이야기.
참 곱게 자란 재벌딸의 전형인 나현과 다경이 있는데 채율은 왜..? 싶기도 한
두 자매.
하나하나 참 제각각이고 다른 느낌의 등장인물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꽤
재미있었고,
나는 페이지를 펼치고선 한 시간만에 뚝딱, 이 책을 다
읽어버렸다.
물론 흔히 짐작할
수 있는 결말로 끝나는 전형적인 해피엔딩.
권선징악.. 이라고 하기엔 마무리가
미흡했지만, 뭐.. 털릴데로 털렸다니까 넘어가자.
저렇게 쉽게 용서할 수 있는걸까, 라는
생각도 해보다가 이미 애인에게 한 번 배신당해 생사의 고비를 넘긴 남자가 뭔들 이겨내지 못할까,
하는 마음으로 측은지심을 가져보기도 하면서..
주인공인
채율보다는 동호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어내려간 것 같다.
철없는 채율의 행동들이 뒷목을 잡게 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사람이 철이 들어가는 과정을 볼 수 있었고,
전체적으로 잔잔한 분위기의
따스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