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점짜리 엄마 1
다카기 나오코 지음, 박주영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엄마라면 누구나 갖게 된다는 '죄책감' 에 종종 시달리는 일이 있는 요즈음이라 그럴까. 왠지 모르게 자극적으로 다가온 이 책의 제목. <30점짜리 엄마>


단 것과 낮잠을 무척 좋아하고, 요리랑 청소는 살짝 낙제점이라는 엄마. 청소를 꼼꼼하게 하지만 그 때문에 지쳐서 하다 말고, 바느질도 취미지마 역시나 하나 말고, 워킹맘이지만 업무 실적 역시 그래프에서 늘 자그마한 막대선을 보여주고 있는 엄마.


조금은 모자라보이지만, 그래서 더 정이 가고 현실감이 있어보이는 엄마와 두 자매의 이야기인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가상의 가족을 만들어 그린 책이라고 한다. 제목의 30점은 엄마로서의 점수라기 보다는 화장품 판매원을 하던 엄마의 실적 그래프가 정말 '30점' 이었다는 것. 그리고 약간 모자란 귀여운 엄마라는 느낌의 30점이라고 한다.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그래도 30점이라고 하긴 좀 너무한 걸? 하면서 읽었던 내 오해가 풀리는 느낌..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이기에 지금보다는 조금 이전의 시절 이야기. 꽤 미흡해보이는 어린이집에서 언니와 함께 놀면서 엄마를 기다리던, 어린이집이 참 싫었던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내년이면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워킹맘이 되어야하는지라 왠지 뜨끔.. 하고 슬프기도 했고, 히나 인형을 좋아하는 엄마의 모습에서는 짠함을 느끼면서 효도하자! 라는 다짐을 해보기도 했다.


엄마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친구의 인형을 부러워하고, 고양이 장난감을 타보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과 간식을 먹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법한 엄마와의 추억을 그려놓은 이 책은 행복한 소재이기에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하고 행복해졌다.


중학교 교사인 친구가 이야기했다. 수련회 가서 아이들을 울리기 제일 쉬운 소재가 '어머니' 라고. 밤에 모닥불을 피우거나 촛불을 켜고 엄마 이야기를 하면, 남녀불문 엉엉 운다나. 북한에서까지 무서워한다는 중 2 아이들도 가지고 있는 엄마에 대한 짠한 마음, 저자 역시 그런 마음으로 엄마를 떠올리며 이 책을 그린 것이 아닐까 싶다.


만화로 된 책이고, 소재 역시 가볍고 유쾌하기에 페이지를 휙휙 넘겨가면서 읽었다. 그렇지만 이제 조금은 나이를 먹고, 이제는 나도 엄마이기에, 예전처럼 가볍고 재밌구나- 하는 것 이상으로 무언가 짠함, 조금의 서글퍼짐, 그리고 내 나이에 대한 한탄과 추억과 그리움까지 참 다양한 감정이 솟아오르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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