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늑대와 호랑이와 담이와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1
한병호 그림, 채인선 글 / 시공주니어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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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13기 활동으로 처음 만났던 <어디 있을까> 가 이 시리즈였다.

 


우리 정서와 우리 이야기를 우리 작가들의 글과 그림으로 만든 창작 그림책 시리즈로, 

문학이라는 큰 범주 아래 다양한 주제, 다양한 형식, 다양한 화풍의 작품들을 모두 아울러, 우리 아이들의 감수성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책 시리즈.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이기에 더 호감이 가는 시리즈이다.

 


처음 만났던 45번 <어디 있을까> 도 추억을 몽실몽실 떠오르게 해서 읽으면서 참 행복했었다.

<어디 있을까> 리뷰 보러가기

 


​그리고 이번에 만난 <토끼와 늑대와 호랑이와 담이와> 라는 조금 긴 제목의 책 역시 즐거웠다.

 

 

 

 


표지에 쪼르륵 보이는 꼬마들.

아래부터 순서대로 토끼와 늑대와 호랑이와 담이다.

 


저 표정들만 보아도 장난꾸러기들-

무언가 궁금한 게 많은, 호기심이 너무나 많아서 사건사고가 많은 꼬맹이들이 짓는 딱 그 표정이다.

 

 


숲 속에 사는 토끼 가족이 있다.

시장에 가며 엄마가 아기 토끼에게 집에 꼼짝말고 있을 것을 당부하며 이야기한다.

'늑대 가족이 살고 있다' 라고.

잡아먹힐 수도 있고, 엄마가 없을 때 엄마라고 문을 두드릴 수도 있다고 엄마는 신신당부한다.

물론 아기는 그런 옛날 이야기는 이미 알고 있다고, 걱정 말라고 찰떡같이 대답한다.

 


-이 부분에서 아기 토끼가 대답하는 '염소처럼 그렇게 바보가 아니야.' 에서 엄마 없을 때 문을 열어줬다가 죽을 뻔한 아기 염소들의 이야기를 아이에게 들려줄 수 있다.

조금 산만해질 수도 있겠지만, 난 이런 식으로 연결되어 다른 이야기가 떠오르고,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책을 좋아한다.

나중에 아이가 이야기할 수 있을 때가 되면, 아이에게 무슨 이야기였지? 하고 묻는 재미도 있을 듯..? ㅎㅎ

그럼 이 똘똘해보이는 아기 토끼는 과연 집에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었을까?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은 토끼와. 였겠지?

 

 


아기 토끼는 집에서 늑대를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그러다가 늑대가 오지 않자 당당하게 늑대를 찾으러 간다.

 


용감도 해라.

 


심지어 늑대네 집에 가서 문을 두드리기 까지 한다.

 

 


하지만 늑대의 집에도 역시나 아기 늑대만이 있을 뿐이었다.

아기 늑대는 호랑이가 무섭다는 엄마의 말에 집에 가만히 숨어 있었다.

 


그럼 이 두 악동의 다음 목적지는?

 


당연히 호랑이네 집이다.

왜 나를 찾아오지 않느냐고 따지러 두 아이는 길을 떠난다.

 


숨어서 기다리고, 당한 뒤에 누군가가 와서 구해주는 조금은 상투적인 이야기의 전개방식에서 벗어나,

누군가가 무서워 숨었다가 왜 안오지? 하고 찾으러 가서 문을 두드리는,

조금은 독특한 발상이 읽는 내내 참 즐거웠다.

 


호랑이의 집에는 역시 아기 호랑이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 호랑이가 두려워하는 것은 누구일까?

 


제목의 마지막이 담이인 것을 보면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호랑이 엄마는 사냥꾼을 두려워했다.

 


그렇다면 숲에서 혼자 있던 담이가 두려워하는 것은?

아빠가 무섭다고 주의를 준 숲속의 동물들.

 


돌고 도는 조금은 우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은 아이들.

악동들.

개구장이들.

 


그래서 즐겁게 함께 신나게 뛰어놀 수 있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어차피 이야기 속은 뱃속의 아기 염소도 꺼내고 돌을 담아 바느질해놓을 수 있는 세계가 아닌가!

심지어 그 작업이 일어나는 동안에도 늑대는 쿨쿨 잠을 자고 있는 말도 안되는 세계.

그런 세계이기에 토끼와 늑대와 호랑이와 담이는,

친구가 되어 즐겁게 놀 수 있었다.

 


이런저런 책들을 읽으면서도 한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던, 유쾌한 발상이 참 즐거웠고,

예쁘다기보다는 조금은 무심한 듯, 편안한 삽화도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시공주니어북클럽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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