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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부러지게 핵심을 말하는 아이 - 학습, 관계, 논리, 자신감을 채우는 초등 말하기의 힘
오현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0월
평점 :
똑 부러지게 말을 잘 하는 사람들이 있다. 언제 어디서든 자기 할 말은 확실하게 하는 사람들. 내성적인 성격 탓인지 나는 학창 시절에도 토론 수업이 늘 힘들었다. 한 학년 인원수가 서른 명도 안 되는 작은 학과여서, 우리는 조별이 아닌 전체가 함께 토론을 했다. 그런 수업에서 늘 이야기를 잘 하는 친구들은 정해져있었다. 나는 그 친구들처럼 누군가 앞에서 길게 이야기하는 것이 늘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졸업 후, 말로 먹고사는 직업을 잠시 가져보긴 했었지만, 강의와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그래서 내 아이는 나와는 좀 달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생각보다 자기주장이 강한 아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예로 들어주고 있는 아이들 유형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말을 많이 한다. 주장도 강하다. 하지만 듣다 보면 중언부언할 때도 많고, 접속사 등도 많이 들어간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라온이들의 모음 같은 느낌이다. 학부모 참관수업을 가서도 앞에 나가 발표를 하는 아이의 목소리가 의외로 점점 작아지는 모습을 보고 조금 놀라기도 했었다.
다행히도 이 책에는 엄마가 아이와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이러한 어려움들을 자연스럽게 해결해 줄 방법들이 많이 있다. 당장 사자성어나 속담 부분은 이 책을 읽고 나서 아이와 대화할 때 많이 섞어서 쓰려고 노력 중이다. 가능한 쉽지 않은 단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그러기 위해 엄마도 똑똑해져야 하니 나 역시 책을 많이 읽으려 노력하고 있다. 모두에게 윈윈이 될 것 같다.
대학시절의 말을 잘 하던 친구들은 성적과는 별개로 일단 자신감이 넘쳤다. 발표가 없는 수업을 좋아하는 나와는 달리 발표 위주의 수업을 찾아 들었고, 과 회의에서도 과감하게 손을 들고 의견을 발의했으며, 과대표 등의 역할도 주저 않고 맡는 모습을 보이곤 했었다. 이런 모습이 참 부러웠었다. 사람의 기질은 바꾸기 어렵다지만, 어려서부터 남들보다 말하기에 좀 더 익숙해지고, 또박또박 핵심을 말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다면, 내성적인 면이 강한 아이라도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긴다. 차근히 노력해 보아야겠다. 좀 더 논리적인, 똑 부러지게 핵심을 말하는 아이의 모습을 기대하면서.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