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됐고요, 일단 나부터 행복해지겠습니다 - 나를 응원하고 싶은 날, 쓰고 그린 365일의 이야기
하다하다 지음 / 섬타임즈 / 2023년 12월
평점 :
이 책은 무엇보다 제목이 확 와닿아서 읽게 되었다.
<됐고요, 일단 나부터 행복해지겠습니다>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당당함. 약간의 이기적인 느낌. 자기중심으로 살겠다는 주장.
됐고요,에서 아, 다 필요 없고요, 하는 식의 귀찮음도 느껴졌다. 세상의 복잡한 것 다 신경 쓰지 않고, 나의 행복부터 챙기고 싶다는 저자의 의지가 느껴졌다.
와. 책 제목 정말 잘 지었다.
어쩜 이리도 내 마음을 대변하고 있을지. 늘 하는 생각인데, 나부터 좀 행복해져서 살고 있다, 행복하고 싶다, 생각만 하고 막상 실천은 못하는, 늘 나의 행복은 뒤로 미루고만 있다는 생각을 하고, 나는 왜 불행한 걸까라는 생각도 가끔은 하는 나에게 이 책은 제목부터 참 깊은 의미가 있었다.
무언가 어마어마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가지고 펼친 이 책은 예상과는 너무나 달랐다. 매일매일을 기록한 일기들이었다. 그런데 그 일기는 너무나 평온했고 일상적이었고 담담했다. 가끔은 글 없이 그림만 하나씩 있기도 했다.
에게, 이게 뭐야. 첫 느낌은 분명 이랬다. 365일이라 책만 두껍다고 투덜거리면서도, 내 취향이 아닌 책이라고 불만을 가지면서도 왠지 모르게 내려놓지 않고 페이지를 넘겼다. 제주도에서 살고 있는, 4대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저자와 남편의 일상은 단조로웠고 담담했다. 평화로웠고 조용했다. 성격은 꽤 다른 것 같았지만, 저자는 본인과는 다른 남편의 성격에 무척 만족스러워했고, 감사했다.
천천히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읽다 보니 저자의 조용조용한 이야기가 친구와 이야기하는 느낌으로 조금씩 와닿았던 것 같다. 이렇게 살면 돼. 난 이렇게 힘을 내고 있어. 이럴 때도 울지 않아도 돼. 난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어. 저자는 조곤조곤하게, 그러면서도 차분하게, 성급하지 않은 목소리로 조용히 내게 권유하고 있었다.
너무너무 노력하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지금도 잘 하고 있고, 좋다고. 때로는 멋스럽게 살아가라고. 저자가 하는 이야기들은 참 따스했고, 그 온기가 좋았다. 인스타툰 작가라고 하니 이제 저자의 인스타그램을 찾아가 봐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