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스타벅스에 가셨다고? 언제? 그게 가능해?'
읽으려고 놓아둔 책 표지를 본 아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엄마, 이거 픽션인 거지??' 두 배는 커진 아이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여줬다.
현대에 예수님과 열두 제자가 오셨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라는 유쾌한 상상으로 시작된 이 책은 가볍게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기독교 관련 도서들을 종종 읽지만, 이렇게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술술 페이지를 넘기면서 읽은 책은 얼마 전에 읽었던 예수쟁이 다이어리 이후 처음이었던 것 같다.
PC방에 가서 게임에 빠지기도 하고, 교회에 가서 아버지의 집에 왔다고 하지만 박대를 당하기도 한다. 찬양 집회에 가서 적응에 힘들어하기도 하고, 크리스마스를 쓸쓸하게 보내기도 한다. 게다가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의 생신이 아니란다.
길지 않은 챕터마다 웃음이 나왔고, 그 안에서도 성경과 연계되어 가르침이 있었다.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의 이야기가 픽션이지만 픽션 같지 않아서 때로는 마음이 무겁기도 했고, 때로는 나 역시 그런 현실에 그런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씁쓸하기도 했지만, 그렇게 반성을 하고 좀 더 나은 기독교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한다면 너무 상투적일까.
성경에 나왔던 열두 제자의 성격을 반영하고, 예수님의 말씀을 반영해서 만들어낸 에피소드들 하나하나 참 좋았던 것 같다. 이렇게 어렵지 않게, 웃으면서 가볍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종교 서적들이 많아졌으면, 하고 아는 것이 얄팍한 사람은 기대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