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길 참 잘했다
박미향 지음 / 성안당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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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 24살짜리 신규 아가씨가 들어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남자친구가 있다는 말에 나와 내 또래의 여직원 하나가 바로 외쳤다. '결혼은 하지 말아요!' 당황해하는 신규 직원을 보면서 우리는 연애는 해도 괜찮고, 즐겁지만, 결혼은 정말 현실이라고. 일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다고, 혼자만의 삶을 누리면서 사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랬다. 사실 저 이야기가 내 진심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내 지금 생활이 괴롭거나 불행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엄마 바라기에 가족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다는 하나뿐인 내 아이는 소중하지만 때로는 버겁고, 열심히 일하면서 살고 있는 내 남편 역시 안쓰럽지만 너랑 결혼하지 않았다면 너와 내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내가 혼자라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이런 나와는 다르게 저자는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결혼하길 참 잘했다> 이런 단호함과 신념이 조금은 부럽기도 하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나 역시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공감하는 부분도,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저자 역시 결혼을 하자마자 모든 세상이 핑크빛으로 보이는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 역시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갈등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에서 주저앉고 포기하기보다는 상황에 적응하고 바꿔나가면서 현명하게 잘 대처하며 살아간 것 같았다. 물론 일하는 며느리라고 며칠에 걸쳐서 집 청소와 냉장고 정리를 해주고, 잔소리 없이 아이를 봐주고 살림을 해주는 좋은 시어머니가 있고, 중간 역할을 잘 하는 남편이 있어서 결혼하길 참 잘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삶을 살았을 거라는 생각은 한다. 하지만 그것 역시 저자의 복일 것이고,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더 많으니까. 한 번쯤 결혼을 해보는 것도 괜찮기는 할 것 같다.

N 잡러로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들은 결혼이 너무너무 좋으니까 이 책을 읽는 당신들, 꼭 하는 게 좋을 거야! 하는 강요가 아니라, 나는 이렇게 살고 있는데 참 행복하니 당신들도 하는 게 어때요? 생각보다 더 좋답니다! 하는 느낌이라 크게 거부감을 가지지 않고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흔히들 결혼을 하면 나는 사라지고 누구 엄마, 누구 아내만 남는다고 한다. 그런 세상에서 나로 살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는 가끔은 지치는 내게 조금은 힘이 된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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