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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쟁이 다이어리
왕두 지음 / 새먼스 / 2023년 11월
평점 :
이 책의 화자 왕두는 안티 크리스천이었다. 기독교에 대해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좋아하지 않았고, 싫어했다. 주변에서 교회를 가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그리고 그러던 그가 여자친구를 따라 교회에 나갔고, 그곳에서 주님을 만났다. 그런 그의 변화 이야기. 그리고 그렇게 변한 그의 가끔 오는 시험의 이야기.
나는 모태신앙이다. 어렸을 때, 주일학교를 열심히 나갔었고, 청년부가 되어서는 성가대, 유초등부 반주, 교사 생활을 하면서 참 바쁜 주일을 보냈었다. 당시 만났던 비기독교인이었던 남자친구는 성탄절을 준비하느라 바쁜 내게 '이런 날도 같이 못 보내는 게 말이 돼?' 하면서 따지기도 했었다. 성탄절이 무슨 날인지도 잘 모르는 불교인 네게 중요할까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살았었는데, 현생을 살아가면서 주일 예배는 열심히 나가지만 이제는 그렇게 열심히 섬길 마음의 여유도 시간의 여유도 없는 것 같은 지금의 내 삶이 가끔은 부담스럽고 짐스러운 기분이 드는 시기인지라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한자리에서 술술 읽히는 너무나 진솔하고 솔직한 왕두의 이야기가 참 많이 와닿았고, 내 이야기 같기도 했다.
왕두의 신앙생활의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왕두의 인생도 마찬가지였다. 만화가를 하고 싶지만 쉽지 않았고, 공무원 시험 역시 쉽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교회에 스며들면서 찬양 사역도 하고, 청년부 활동을 하던 왕두였지만, 아픈 친구를 보면서 왜 저 착한 아이가 아파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했고, 기독교인이 받아야 되는 고통과 이를 묵인하는 것 같은 하나님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들을 진솔하게 털어놓았고, 거기에 대한 답 역시 억지스럽지 않았고 강요하지 않았기에 이 책이 더 자연스럽게 읽혔던 것 같았다.
기독교인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이 책을 읽어보면 기독교인에 대해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