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골디락스 지음 / 시공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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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우울증을 진단받은 저자의 치유 에세이인 이 책은 진솔했고, 따스했고, 아팠고, 솔직했다. 전형적인 불안정 애착을 우울증의 원인으로 이야기하는 저자는 학대나 방치를 당한 적은 없었다. 그저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자랐다고 생각하지만 충분한 관심과 지지를 받지는 못했고, 그래서 우울증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마음이 힘들고 아픈 사람들은 대부분 공감할 테지만, 우울증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 본인조차 내가 왜 이렇게 힘들고 슬픈지 알 수가 없다. 주변 사람들은 네가 뭐가 부족해서 그러냐고 한 마디씩 첨언한다. 그런데 나도 정말 모르겠다. 그냥 힘들고 아프다.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흐른다. 내가 내 감정을 추스르기 힘든데 어떻게 하라고........ 이런 아픈 마음의 상태로 이 책을 읽기 시작해서인지 중간중간 눈물도 흘렀고, 공감이 가는 구절을 사진으로 찍기도 하고, 끄적여보기도 했다. 나 역시 지금 돌이켜보면 넘치는 애정을 받으면서 살아왔다. 희생적인 부모님은 자녀들을 위해 정말 인생을 갈아내어 나와 동생을 길러내셨다. 그런데 나는 왜 이리 힘이 들까..

가끔은 나도 이렇게 불안정하고 아픈 내 감정이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갈 것을 걱정하고 두려워한다. 어떻게 떨쳐내야 할지 그 방법을 몰라서 힘들었는데, 1달을 마음먹고 시작한 글을 1년 동안 쓰면서 서서히 치유가 되었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무언가를 끄적여볼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끄적이다 보면 나도 내 문제와 마주 보게 되지 않을까. 몸부림치다 보면 나 역시 저자처럼 더 이상 화가 나지 않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글을 쓰면서 후련했다는, 서운하고 분노하며 질투하기도 하는 마음을 온전히 드러낸 저자는 글을 쓰면서 사랑에 다양한 모습이 있다는 것과 부모는 자신이 사랑이라고 믿는 방식의 사랑을 자식에게 최선을 다해서 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부모님이 저자를 사랑했던 순간순간을 느낄 수 있었고, 때로는 저자에게, 때로는 그의 부모님께 공감하고 이해했다. 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누군가의 치유 이야기를 읽으며 나 역시 마음을 조금이나마 치유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털어내고 털어내서 잘 이겨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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