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쌤을 울려라! 행복한 책꽂이 27
김미희 지음, 박현주 그림 / 키다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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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교장선생님, 하면 정장을 입고 점잖은 인상의 인자한 선생님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내가 겪은 교장선생님들은 남자분이든 여자분이든 다 그런 이미지였다. 하지만 이 책에는 색다른 교장선생님이 등장한다. '도토리 쌤' 은 화려한 애니메이션 티셔츠를 입으신다. 거기에 매일 색이 정해져 있다. 눈썰미 좋은 아이들은 도토리 쌤이 입고 오실 옷을 예언하기도 한다. 부스스 날리는 헤어스타일의 도토리 쌤은 시를 쓰는 분이시다. 사실 초등학교 아이들은 시에 익숙하지 않다. 어려워하고 낯설어한다. 내 아이 역시 그렇기에 이 책을 통해 시를 좀 편하게 받아들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건넸고, 아이는 일단 재미있다면서 즐겁게 책을 읽었다.

울지 못해서 시를 쓰지 못하는 도토리쌤은 자신을 울려줄 아이들을 찾는다. 그리고 그런 도토리 쌤에게 아이들은 쪽지를 보내 자신의 고민거리를 전한다. 도토리 쌤은 울리지 못해도 내가 울 수는 있을 것 같다는, 자기 기준에서는 커다란 고민을 도토리 쌤한테 비밀 쪽지를 쓰고, 답장을 받고, 이야기를 나눈다.

현실에 이런 교장선생님이 있다면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참 즐거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으로 놀림을 당해서 괴로운 남매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들의 시를 읽고, 시란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생각과 느낌과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 것 같다. 연고를 바르고 등교한 친구의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는 1학년 때 펌을 하고 등교했다가 놀림을 당했던 경험을 떠올렸다. 그때 속상했던 마음을 끄적끄적 시로 써보기도 했다. 몇 년이 지났건만 생생하게 이야기하는 아이를 보니 생각보다 많이 상처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짠하기도 했다. 그리고 시인 전학생이 등장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교장 선생님과 아이들의 시는, 또래 아이들의 시선이 담뿍 담긴 느낌이라 정겹고 어렵지 않았고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어렵지 않게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으니 가끔 마음을 통통 살찌우는 시를 써보아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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