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뤼팽, 체포되다 어린이작가정신 클래식 22
크리스텔 에스피에 그림, 이정주 옮김, 모리스 르블랑 원작 / 어린이작가정신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르센 뤼팽.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이름이다. 30년도 더 전에, 어린 시절에 나는 아르센 뤼팽에게 푸욱 빠져서 지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순서처럼 그 후에는 셜록 홈스에게 빠져들었고, 그 후로 추리소설은 내 최애 장르가 되었다. 이런 나의 추억을 듬뿍 담은 아르센 뤼팽의 매력에 내 아이도 빠지기 시작했다. "엄마 잡히지 않는 유명한 도둑이 누구인지 알아?" 하며 눈을 반짝이는 아이에게 "뤼팽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 아니?" 하고 되묻는 즐거움이라니! 뤼팽의 활약 이야기와 탈옥 이야기를 읽은 아이가 뤼팽이 감옥에 갇힌 적이 있다는 부분에 무척 놀라고 충격받아하길래 이 책을 건네주었다. 제목부터 충격적인 <아르센 뤼팽, 체포되다> 단단한 표지에 그림책 느낌이고, 삽화 역시 뤼팽 시대의 느낌을 살렸지만 글밥은 제법 길어서 중요한 내용을 빼먹지 않고 어린이 용으로 바꾸어 놓은 듯한 느낌의 책이었다. 아무튼 아이는 한자리에서 이 책을 다 읽어버렸다. 그리고 나에게 넘어온 책을 나 역시 단숨에 다 읽어 내려갔다. 오래전 나를 설레게 했던 아르센 뤼팽은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신사 중의 신사인 아르센 뤼팽. 그가 어떻게 체포되었을까.

이 책은 화자인 '나'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크고 고급스러운 여객선인 프로방스호가 대서양을 횡단하고 있을 때, 아르센 뤼팽이 일등실에 승선하고 있다는 전보가 날아들어온다. 그 전보의 내용을 바탕으로 승객들은 아르센 뤼팽 찾기에 몰입하게 된다. 후보를 추리고 한 명씩 제외하면서 사람들은 일종의 탐정놀이에 심취하지만 최후의 1인으로 남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로젠이라는 이름의 용의자는 억울해하면서 현상금까지 걸었고, 뤼팽에게 당해 묶인 채로 발견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작극이라는 의심은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도착한 뉴욕항에서 뤼팽의 최대 적수인 가니마르 형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화자인 '나' 는 여객선에서 썸을 타던 넬리 양과 함께 뤼팽과 가니마르 형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로젠의 체포를 기다리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넬리 양과 함께 하선하던 내 앞을 가니마르 형사가 막아서게 된다.

지금 다시 읽어도, 알면서 읽어도 이 반전.. 참 매력적이다. 충격받은 넬리 양의 마무리 역시 마음에 들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가니마르 형사에게 다가가 뤼팽의 이야기를 전부 털어놓을 수 있을까. 아니면 넬리 양처럼 모르는 척 내려가면서 카메라를 떨어트릴까. 아니면 잘 들고 내려가서 내가 다 가져버릴까. 마지막의 경우 부자로 잘 살 수 있잖아, 라고 이야기했더니 아이는 깔깔거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고는 나중에 뤼팽이 찾으러 와서 빼앗아 갈 것 같다며 복수하면 어쩌냐고 걱정을 했다. 자기라면 그냥 넬리 양처럼 하겠노라 이야기를 하는 아이를 보며, 아르센 뤼팽에 대한 책을 읽고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컸음을 새삼 다시 한번 느꼈다.

아르센 뤼팽 시리즈를 집에 들일 때가 된 것 같다. 이 책도 꽤 마음에 들어서 시리즈로 출간되었는지 찾아봐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