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골사람 - 일상이 낭만이 되는 우연수집가의 어반 컨추리 라이프
우연수집가 글.사진 / 미호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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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한 집에 살면서 불편함 점도 많았지만 아직도 기억나는 건 마음껏 흙을 밝고 자연 속에서 뛰어놀았던 유년 시절이다. 그때만해도 한겨울이면 무릎 위까지 쌓일만큼 함박눈이 자주 내렸고 메뚜기나 방아개비, 사마귀를 잡고 노는 건 일상이었다. 방과 후면 놀이터로 나가 동네 친구들과 함께 놀이를 하며 땅거미가 꺼질 때까지 놀았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런 유년 시절이 있었기에 <도시골 사람>을 읽으면서 저자의 삶이 친근하게 느껴졌는 지 모르겠다. 도시와 시골을 오가는 사람을 줄여 도시골 사람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는 저자는 원래 도시에서 생활하던 사람인데 아는 동생의 설득에 서울 외곽 도시인 김포에 인근 터에 자리잡고 살아간다.


도시에서 살았다면 느끼지 못할 소소한 것에서 찾는 기쁨과 행복. 마음껏 소리지를 수 있고 나태하게 있어도 누구하나 뭐라 하는 사람이 없는 곳. 도시에서 살았다면 그냥 지나치고 말았을 자연의 작은 변화에도 반응하며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곳. 어쩌면 내가 꿈꾸는 삶을 이미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넓은 마당을 껴안은 시골 집에서 살 뿐인데 마음은 편안하고 매일매일이 즐거울 수 있을까? 나 역시 도시에서 낯선 사람들과 의도치 않은 부딪힘이 싫다. 자신만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몸짓을 부풀리고 서로 부딪혀도 사과 하나 건네지 않는 곳에서 전투적으로 날카로운 신경을 곤두세운 채 살아오지 않았던가. 사실 그럴 필요도 없고 약간의 배려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는데 왜 도시에서는 그것이 안되는 걸까?


귀촌으로 넘어가기 전 딱 그 단계인 듯 싶다. 도시와 시골의 경계선에서 자연과 가까운 시골에 치우쳐 있지만 도시로 출퇴근하면서 텃밭을 가꾸고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그 일상들이 부럽기도 하고, 마음은 행복으로 충만해있을 삶은 내가 원하는 인생이기도 하다. 각박한 세상에서 낭만을 수집하며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우리들의 마음을 풍족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하나하나 찾아가고 싶다. 결국 자연과 가까이 산다는 건 우연한 기회들을 수집하며 일상이 곧 낭만적인 그런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이는 곧 내가 꿈꾸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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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의 미술관 (책 + 명화향수 체험 키트)
노인호 지음 / 라고디자인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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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향수 체험 키트가 포함된 설정에 잘 맞아떨어지는 책이다. 사람마다 그 사람이 가진 향기가 제각각 다르듯이 화가의 작품에는 굴곡진 인생의 경험과 자신만의 세계관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에 그 작품에서 나오는 향기도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다. <향기의 미술관>은 보통 명화에 관한 책 중에서 비교적 두께가 얇은 측에 속하며, 명화를 천천히 감상하면서 작가가 써내려간 글을 편안하게 읽으면 된다. 이 책에는 수많은 화가들이 등장하며 대게는 한 번쯤은 들어봤을 듯한 이름과 작품들이 나온다. 직접 미술관이나 특별전에 전시된 작품도 있다. 각각의 주제에 따라 화가들의 작품을 소개해주고 작품해설과 관련된 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누는 방식이다.


사진보다 정교한 작품이 눈에 띄었는데 바로 장 오귀스트 도미니트 앵그로의 <프린세스 드브로이의 초상>이다. 직접 보면서도 접힌 의상의 섬세한 그림자까지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서 19세기에 이런 그림을 어떻게 그릴 수 있었는지 놀라웠다. 물론 작품에서 감정이 드러나지 않아 아쉽긴 하지만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혁신적인 예술가이지 않을까? 언뜻 명화들을 감상하다보면 이렇게 놀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카라바조의 정교한 그림에서부터 역사상 최고의 명화로 손꼽히는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까지 그림이 그려진 시기를 놓고 볼 때도 이미 시대를 앞질러 나간 것은 아닐까? 


그림에서주는 편안함과 작품세계를 이해함으로써 공감하게 되는 점 등 좀 더 진솔하게 일반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책일만큼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자존, 고독, 혁신, 본질, 일상에 대한 이야기로 또 시대를 거슬러 우리들에게 많은 영감과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고급스런 표지와 알찬 향수 키트가 포함되어서 여러모로 선물과 같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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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 장진영, 그 참을 수 없는 그리움 문화 다 스타 산책
정민아 외 지음 / 문화다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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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짧은 생을 살다간 스타의 사망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안타까움과 함께 허망함을 느낀다. 그리고 문득 그 이름이 다시 들려오고 되찾을 때는 시간이 너무나도 빨리 흘러갔음에 또 벌써 그렇게 됐나며 알 수 없는 슬픔에 젖는다. 비단 이 책의 주인공인 장진영 뿐만은 아니겠지만.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스타들을 우리가 볼 수 있는 그들이 남긴 작품과 영상 밖에 없기 때문에 더 그리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故 장진영은 불과 38살을 살고 암 투병 끝에 2009년 우리 곁을 떠났다. 그 당시에도 믿겨지지 않았고 언젠가는 낳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러운 소식이었다. 그녀가 남긴 작품들을 보면 평범한 배역은 별로 없다. 배우 출신이 아님에도 조역부터 밟아나가면서 자신만의 연기를 펼치면서 연기의 폭을 넓혀왔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여우주연상을 7차례나 받을 정도로 연기와 톱스타로서의 입지가 탄탄했던 그녀였다.


드라마부터 영화까지 그녀가 출연한 작품을 챙겨보면서 참 자연스럽게 연기 잘한다고 생각했고, 영화 <청연>에서는 한국 최초의 여류비행사를 연기했는데 마치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그녀가 투영된 것 같았다. 짧다면 짧은 생을 살았지만 굶직한 발자국을 남긴 그녀의 빈자리가 아쉬운 이유다. 이 책은 故 장진영을 기억하는 9인의 글을 모아만든 책이다. 한국영화의 르네상스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그녀였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자신이 맡은 배역에 완전히 빠져서 연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마 팬으로서 기억하는 것보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 사람들의 기억이 명확하고 또렷하리라 생각한다. '영화를 현실 같이, 현실을 영화 같이 살다가 떠난' 그녀의 삶을 기억하며 우리들은 과연 어떤 삶을 살고 만들어가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은 그녀의 필모그라피와 연기 인생까지 한마디로 故 장진영이라는 배우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책이었다. 세월이 흐르면 우리들의 기억에서 잊혀지고 빛바래져 가고 있지만 여전히 그녀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음으로해서 다시 또 회자되고 그녀가 나온 작품을 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한 배우의 삶과 작품은 가슴에 영원히 기억되고 또 추억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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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
베른트 하인리히 글.그림, 정은석 옮김 / 더숲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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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먼저 <월든>을 쓴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떠오르지 않을 수 있을까? 세계적인 생물학자로 손꼽히는 베른트 하인리히는 숲에서의 생활을 위해 홀로 숲으로 들어가서 주변 자연을 관찰한 내용을 책으로 펴냈다. 생물학자답게 자연 속에서 발견하는 작은 변화들을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기록했다. 내게는 생소한 나무이름, 곤충이름, 꽃이름, 물고기와 새, 동물들의 이름까지도 이 책에서 발견하는 건 어렵지 않다. 편리한 도시생활 보다는 부족하고 불편한 것이 많지만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 자연 속에서 오는 평온함과 자유로움을 즐긴다. 그 곳에서는 오직 동식물들의 모습을 보며 관찰하고 기록하며 채집하며 생활한다. 조화로운 삶이라는 무엇일까? 단지 도시에서 떨어져 숲이 가득한 자연에서 생활하는 것이 전부는 아닐텐데도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자연 속 일부분으로 들어간 듯 평화로운 기운이 전해져 온다.


통나무집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누군가 알려준 것도 아니고 스스로 터득해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숲에서의 생활하는 요령을 배운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그들과 공존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도시에서의 생활에 익숙한 우리는 그 속에서 적응하려면 때론 먹는 것까지 배고플 때만 먹게 되는 식으로 변화한다. 물론 여유로운 시간에 사냥에 나서거나 조용히 낚시를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얼마나 느긋하고 호사스러운 삶인가? 모든 일들을 빠르고 신속하게 처리해야만 하는 도시의 시간과 달리 자연에 시간을 맡기고 자신의 할 것을 하는 생물학자가 부럽기도 했다. 작은 것에도 의미를 발견하고 지금 주어진 삶에 만족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생활을 소망하고 있다. 이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편가르고 치열하게 싸우는 것보다는 느긋하고 여유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갖는 것이 내게 얼마나 큰 이득인지를 깨닫게 되고, 자연이 존재함으로써 우리가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며 또한 느리게 걷는 삶을 바라게 된다.


하나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고 자연과 함께하다 보면 작은 변화에도 기쁘고 즐거우며 립서비스가 아닌 온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귀촌을 꿈꾸는 내겐 마치 동화같은 이야기였다. 아니 성실하게 관찰한 기록 덕분에 숲에서 생활을 떠올리며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끼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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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먹는 약 모르고 먹는 약 - 아파도 다쳐도 걱정 없는 안전한 약 선택법은 따로 있다!
김정환 지음 / 다온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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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프거나 몸이 좀 안 좋은 것 같으면 먼저 동네 약국에 찾아가서 자신의 증상을 말하고 약을 받아 먹는다. 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어떤 약을 몇 알 먹고 복용시기와 피해야 할 음식 등에 대해 설명을 듣는다. 의사가 권하는 약을 먹으면서 어서 차도가 나아지길 바란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제대로 알고 먹었던 것일까? 자신에게 익숙한 의약품 이외에는 거의 생소한 것들이 전부다. <알고 먹는 약 모르고 먹는 약>은 바로 자가 진단과 처방을 위해 어떤 증상에 걸렸을 때 먹어야 할 약을 잘 구분해놓은 책이다. 의약품 이름도 함께 표기해두었으니 약국에 가서 그 약을 구입하면 될 듯 싶다. 깔끔하게 정리해두어서 필요할 때 찾아서 읽을 수 있고 평소에 어떤 병이나 질환으로 고통을 받아왔다면 이 책에 적힌 적혀있는 원인에 따라 약을 먹으면 될 것이다.


하지만 분명 알아야 할 것은 지나치게 약에 의존하면 안된다. 면역성을 떨어뜨릴 뿐더러 약에 내성이 생겨 더 강한 약을 먹게 되거나 평생 그 약을 복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약에 대해 제대로 알고 먹자는 취지의 책이기 때문에 참고용으로만 읽고 집에 비치해두면 상비약을 구입하거나 원하는 약을 구입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요즘은 백과사전 식으로 나온 정보성 책들이 많기 때문에 이 책도 그와 같은 부류로 생각하고 읽었다. 뒷장에 문세영 <코메디닷컴> 의학전문기자가 말하는 것처럼 소비자들의 잘못된 약물 사용을 막고 올바른 사용법에 따라 안내하는 친절한 지침서로 혹시나 지금까지 우리가 먹은 의약품에 대한 중간 점검도 해보는 것도 좋겠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꾸준하게 먹어온 약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감기에 걸렸을 때 찾는 감기약이나 잠깐 먹은 영양제가 전부다. 


정말 약은 알고 먹어야 한다. 잘못된 약을 먹다가 부작용에 걸릴 수도 있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의학적인 지식을 지닌 의사에 비할 바는 못되는지만 적어도 내가 먹는 약의 효력과 부작용은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여기에 소개된 의약품을 기준점으로 삼고 앞으로 안전하게 약을 구입하면 좋을 것 같다. 내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믿고 먹을 수 있는 약을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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