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 뽑은 야담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고전
신상필 지음 / 현암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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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담은 민간에 전해 내려오는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로 뜻풀이를 하고 있다. <가려 뽑은 야담>을 읽고 있으면 그 시대 사람들의 풍습이나 생활상, 연애, 예절 등을 살짝 엿볼 수 있다. 서양과 달리 동양 고전은 고리타분할 것 같다고 생각하겠지만 읽어보면 글이 참 맛깔스럽다. 번역을 요즘 시대에 맞게 잘 해놔서 그런지는 몰라도 읽으면 읽을수록 이야기에 푹 빠질 수 있다. 신분제 사회라 이루어질 수 없었던 도령과 기녀 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는 백미였다. 나이도 같고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랐기에 둘 사이에는 떼어놓을 수 없는 감정이 있어서 도령은 윗 어른에게 겉으로 내색을 보이거나 말로 표현을 하지 않았을 뿐 천리길을 마다않고 기녀를 보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온다. 행색이 볼품없어져도 기녀를 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둘은 만나게 되고 현명한 기녀 덕분에 과거급제를 한 도령. 그간의 이야기를 소상하게 들은 임금과 아버지. 결국 둘은 혼인을 맺고 결혼을 하여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이야기는 읽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지고 흐뭇하게 만든다.


일부러 억지로 끼워맞춘 글이 아니라 사람 간의 온기가 가득하고 신분을 뛰어넘은 사랑과 헌신에 대한 교훈마저 주고 있다. 오늘날 무한경쟁시대에서 각박하게 살고 있는 우리들의 삶을 뒤돌아보게 한다. 인간 사회에서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한다면 이 책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도 교훈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민간에서 전해내려오는 야담에는 이렇게 인간의 도리와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로 가득하다. 또한 각주를 달아 생소한 단어에 대한 해설도 잘 곁들여져 있어 읽는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야담이기 때문에 분량도 짧아 누구라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으며 책 부제 말마따나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고전이 많다는 걸 알게 된다. 작품해설에는 야담의 유래와 주요 야담에 얽힌 이야기까지 담고 있기 때문에 어느 시기에 본격적으로 야담이 씌여졌는지를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서적과 기록물들은 왕권, 양반 위주였기 때문에 일반 백성들이 글로 작성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나마 조선 후기로 내려와서야 야담을 쓸 수 있었고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는 것들을 하나둘 모으다보니 야담집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가끔 이런 생각도 해본다. 태교를 할 때나 유치원에서 배울 때는 안데르센의 동화를 주로 들으면서 자랄텐데 이렇게 야담으로 전해내려오는 고전도 읽어주면 좋을 것 같다. 직접 와닿는 이야기들이 많고 하나씩 교훈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읽으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머리속으로 금방 떠오르기 쉽고 우리에게도 이렇게 훌륭한 이야기들이 많다는 자부심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청소년 뿐만 아니라 어른이 읽어도 좋을 책이다. 흥미롭고 기이한 이야기들로 가득 찬 <가려 뽑은 야담>은 우리 고전을 다시 보게 만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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