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방법 - 잊지 않으려는 기록
유시민 외 지음, 이동호 사진 / 도모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2014년 4월 16일은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던 날이다. 탑승객 476명 가운데 172명만이 구조되었고, 단원고 학생들을 포함하여 300여명의 사상자를 낸 대형참사였다. 충분히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고, 구출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있었지만 누구도 그들을 대피하라고 알려주지 않았고 바다에 빠져드는 걸 지켜만 보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사고였다면 납득이 가겠지만 인간의 탐욕과 물욕이 빚어낸 참극이었다.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방송에 대부분은 구명조끼를 입은 채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그 결과 죽음으로 연결되었다. 45년전 남영호 사건과 매우 흡사한데 선장은 승객들을 버리고 탈출한 점이나 미흡한 사건대처, 우왕좌왕하는 모습까지 너무나도 닮았는데 여전히 이런 일들이 매번 반복되고 있는걸까? 우리는 대형사건이 터질때면 그때만 온 정신을 기울이다가도 세월이 흐르면 빠르게 잊고 만다. 


우리 사회 근간을 뒤흔드는 중요한 사건임에도 이들 피해자들의 아픔을 보듬어주지 못하고 오히려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일부 사람들의 행태를 보며 정말 정의와 양심이 존재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국가 권력으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고, 오히려 피해자 가족들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압박을 가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시간이 흐르면 잊혀진다고 하지만 이런 일들이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는 공동체 안에 속한 사람들이 잊지 않고 다시는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일 밖에 없다. 각자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정확한 상황판단과 신속한 대처만이 인재를 막을 수 있다. 수십년간 수많은 대형참사가 벌어졌음에도 우리 주변에 과연 국가안전시스템이 재대로 작동하는지 모르겠다. <기억의 방법>은 사진작가인 이동호씨가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찍은 세월호 사진집이다. 팽목항에 가면 가슴이 먹먹해진다는 그가 기록한 일련의 아픈 눈물의 흔적들이다. 


누구보다 위로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며, 우리 사회는 그 아픔을 함께 공유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들만이 겪은 문제라고 치부하기 보다는 우리들도 똑같은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왜 힘없는 약자들의 목소리는 귀담아 들어주지 않는가?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사건 후 대응하고 해결하는 과정들을 보면 여전히 답답하고 대책없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사진으로보니 더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고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사람이라도 더 살려야 하는데 왜 지켜만 보고 있었을까? 그 몇 분. 세월호에 갇혀 묻혀버린 아이들. 우리들이 잊지 않음으로 그들을 기억하자.


"지금 잊는다면 앞으로 더 많은 것들을 잃게 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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