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멋진거야
사라 N. 하비 지음, 정미현 옮김 / 작은씨앗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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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인생은 멋진거야>의 표지 그림은 책 속 등장인물들이 음악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고 있다.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이 남아있는 로이스는 이제 열여섯살이다. 반면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할아버지는 95세로 치매에 걸려있다. 둘 사이에 대비되는 느낌은 왠지 인생이 왜 멋진 것인지를 일깨워주기 위함인 것 같다. 어릴 때는 시간이 길게 느껴지고 주인공처럼 하릴없이 시간만 죽이는 경우가 많았다. 매사에 귀찮고 오늘이 아니면 내일하면 되지라는 생각에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는 사실도 모른 채 무작정 어른이 되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철부지같은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던 같다. 주인공이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를 돌봐야 하는 설정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친한 친구들이 있는 노바스코사주에서 반대편 끝에 있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로 이사하면서 그에겐 가까운 친구가 아무도 없게 되었고 마침 전학을 가기로 한 학교는 모노바이러스가 퍼져 있어서 등교하지 못한 채 집에서 뒹굴어야만 했다. 그러다 이모 덕분에(?) 할아버지를 떠맡게 되었는데 거액의 알바비 제안이라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승낙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소설은 누구나 예상하는 그런대로 흘러가는 것과 정반대의 설정으로 독자들에게 오히려 웃음을 주곤 한다. 누가 95세된 치매노인이 아이돌 노래를 따라부르면서 드라마나 MTV에 열광하는 걸 예상이나 하고 있을까? 로이스가 할아버지를 귀엽다고 느낀 부분이 재밌는데 오히려 치매 때문에 청소년기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일 것이다. 그게 바로 자신의 모습일테니 로이스는 동질감을 느꼈을 것이다. 로이스와 할아버지가 함께 살면서 겪는 에피소드들은 누군가 가까운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힘을 얻는다는 것을 과장되지 않게 보여주고 있다. 가족의 소중함은 무엇에 비할 수가 없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할아버지의 건강이 악화되고 마지막 순간이 다가옴을 직감한 할아버지는 로이스에게 이제 그만 끝내고 싶다는 말을 남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른다. 그러나 우리는 그 순간의 소중함을 잘 느끼지 못하고 사는 것 같다. 내게 주어진 삶이 힘들고 고단하거나 의미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고 오늘을 힘차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인생은 역시 멋진 것이라며 기쁘게 받아들이자. 로이스 역시 모든 상황을 겪고 난 뒤에 한층 성장해 있을 것이다. 장하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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