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왕따를 만드는가 - 배제의 현상학
아카사카 노리오 지음, 최지안 옮김 / 유아이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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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과거는 한국의 미래인가? 일본에선 70~80년대에 발생한 이지메(따돌림, 왕따)가 90년대로 접어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벌어진다. 나와 다른 정상적이지 않은 자들은 배제시켜야만 하는걸까?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삶을 배우지 못해서 일까? 현재 집단따돌림은 심각한 사회현상이 되었고 수그러들 조짐이나 움직임조차 없다. 지금은 정도가 더욱 심해졌고 그 잔혹함과 집요함은 이미 도를 넘어선지 오래되었다. 이를 소재로한 만화, 소설, 드라마, 영화까지 만들어질 정도이니 누군가를 배제시킴으로 인해 심리적 우월감을 느끼고 싶은 것일까? 뒷표지에 언급한 것으로 우리는 차이를 두려워한다고 한다.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한 메세지가 일상화되었다. 그래서 육체적인 괴롭힘을 넘어 사이버 공간에서조차 한 사람을 궁지로 내몰고 있다. 철저하게 집단으로부터 격리시키는 잔혹함이 아무렇지 않게 학교 안과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참 비겁하고 졸렬하기 짝이 없는 짓이지만 누구도 이들을 제어하지 못한다. 학교 내에서조차 그럴 힘이나 의지도 없고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자살사건이 발상하면 숨기고 감추기에만 급급하다. 오히려 가해자보단 피해자에게 압박을 주기도 하고 조용히 덮으려고만 한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이라면 암울하기만 하다. 아무도 그 피해 학생의 구조요청에 침묵으로 일관했다는 것이고, 이 책에 나와 있는 일본에서의 끔찍한 실제사건처럼 똑같이 따라가는 걸 보면 우리 사회 전체가 관심을 거두지 말아야 할 심각한 사회문제인 것이다. 


왕따 외에도 사이비 종교를 언급하고 있는데 사회에서 배제되어 마음 둘 곳이 없거나 심리적으로 코너에 몰리면 강력한 힘을 가진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지고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진다. 책에서는 예수 방주라는 곳이 나오는데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숱하게 보여준 곳과 다를 바가 없다. 맹목적이어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게 한다. 자신들이 믿고 의지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은 모두 배제시킨다. 그럼으로인해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비상식적인 일조차 그 분의 뜻이라며 필터링없이 따른 것처럼 말이다. 묻지마 범죄도 사실 정신병자가 일으키는 일이 아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폭력을 가하는 것인데 몇 년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사회로부터 소외된 자들이 저지르는 일인데 소식을 접하기만해도 끔찍하다. 저자는 배제의 현상학을 통해 따돌림, 노숙자 살인, 사이비 종교, 묻지마 범죄, 장애인 차별, 젊은이들의 현실도피라는 여섯가지 주제로 수많은 실제사건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있다. 집단으로부터 배제된다는 것은 바로 나의 일이 될 수 있는데 한국과 일본은 공통적으로 닮아가고 있다. 두 나라 모두 천연자원은 부족하고 인적자원으로 인한 국가경쟁력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경쟁이 매우 극심하다. 좋은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그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률은 매우 심하다. 그러다보니 남을 밟고 그 위로 올라서야 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으로 인해 스트레스와 소외감을 받는 자들은 약하거나 냐와 다른 사람을 콕집어 배제시켜려는 것이다. 


이제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과 대안을 모색할 시점이다. 일부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되었는데 과연 대책이나 대비책을 제도적으로 마련해두고 있을까? 아직까지는 태반이 부족하다고 본다.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삶, 이웃을 돌아볼 줄 알며 다름을 인정하고 관용이 살아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오직 대학입시와 대기업 입사 혹은 검사, 변호사, 의사에만 목매다는 사회가 아닌 다양성이 공존하고 삶의 행복을 본인이 스스로의 의지로 개척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그 출발점은 바로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점수로만 줄맞추고 판단의 근거로 삼지말고 인성을 키우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신의 장점을 발견해나가는 교육이 되었으면 한다. 일본과 닮은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꼬집는 이 책을 통해 심각성을 인식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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