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하는 여자 - 과학이 외면했던 섹스의 진실
대니얼 버그너 지음, 김학영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금기시되는 이야기다. 특히 여성의 성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모 종편에선 과감하게 여성들의 성욕을 주제로 한 토크쇼가 화제가 된 일이 있지만 그것조차 남성들끼리 소비해버린다. <욕망하는 여자>는 여성들도 남성 못지 않게 성욕을 갖고 있다는 것을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입증해보이고 있다. 메러디스 시버스라는 성과학 분야의 독보적인 과학자의 실험을 통해 하나하나 분석해내면서 여성이 갖고 있는 성에 대한 부분을 끄집어낸다. 저자가 7년전 메러디스 시버스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30대 중반의 무릎까지 올라오는 굽이 뾰족한 검은색 부츠를 신고, 얇고 세련된 안경을 낀 채 눈부신 금발을 둥글게 파인 검은색 위로 늘어뜨리고 있었는데 꽤 자유분방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준다. 우리나라보다 성교육이 발달된 나라에서조차도 여성의 외음부나 남성의 성기를 커다란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면 여성들은 대부분 야유를 보낸다고 한다. 여성들은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조차 겉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하고 그런 비밀스런 이야기들은 동성친구들끼리 은밀하게 주고받는 밀어가 된다. 처음 책을 읽고나서 "여자도 하루에 12번 섹스를 꿈꾼다"는 명제가 구체화되는 걸 보고 인간의 본능은 남자든 여자든 차이만 있을 뿐 근본적으로 같은 것 같다. 하지만 예전보다 많이 개방되고 이젠 섹시어필이나 그런 춤동작들이 충격적이지 않은 지금 시대에도 구성애의 성교육이 아니면 서로 자유롭게 얘기하기엔 얼굴이 화끈거리게 되는 주제인 것은 분명하다. 시버스는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는 성에 대해 연구하면서 많은 반대와 문제에 봉착하면서도 그 연구를 포기하지 않고 하나하나 여자들도 남자와 같이 성욕을 똑같이 느낀다는 것을 밝혀낸다. 과학적인 개념들이 들어가서 좀 어렵게 느껴지긴 했다. 동성이 아닌 이성의 눈으로 보는 것이라 100% 이해하긴 쉽지 않았다. 성에 대한 수치심, 성에 대한 두려움, 남들의 시선, 너무 내가 밝히는 건 아닌가하는 자기검열, 사회적인 통념과 현실적인 문제들이 더욱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성교육은 그래서 중요하다. 올바른 성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스스로를 더욱 사랑할 수 있고 남들 앞에서도 당당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읽게 되었지만 여자들의 입장에서 성에 대한 관점, 인식, 생각들을 이해해볼 수 있었다. 남들이 꺼려하는 이런 주제를 여성과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입증해나가는 부분도 놀라웠지만 실제 여성들이 갖고 있는 성욕을 어떻게 느끼고 원하는지 알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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