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낯이 예쁜 코리안 - 독일인 한국학자의 50년 한국 문화 탐색
베르너 사세 지음, 김현경 옮김 / 학고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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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면서 지금은 한국문화가 조금씩 낯설게 느껴진다. <민낯이 예쁜 코리안>은 이방인의 눈으로 한국문화의 치부에 대해서 조곤조곤 자신의 느낀 점들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종류의 책들이 많았는데 일방적으로 비방하기 보다는 한국문화를 깊이 이해한 독일학자가 쓴 책이라 오히려 우리 한국사람보다 더 문화를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은 유교문화를 오백년간 깊숙이 파고들었고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그리고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서구문화를 받아들인 결과 문화적 풍습이 변화하는 세대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사람들의 의식이 보수적인 상태에 머문 경우를 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아마 결혼일 것이다. 우리는 아직까지 결혼이 개인과 개인이 만나 가정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집안과 집안이 만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로 인해 병폐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혼수문제로 인해 이혼하거나 가정불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가 개입할 여지없이 비교와 자존심 문제가 개입되서 무리한 혼수를 요구하거나 끊임없는 비교를 하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기 전에 불행의 늪으로 빠지게 되는 것이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집안과 집안이 만나는 결혼이지만 서로간의 혼수문제는 부부가 풀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무리하게 결혼비용에 쓰기 보다는 그 비용을 가정살림을 꾸리는데 쓰고 최대한 돈을 절감하는 방향으로 가구를 구입할 것 같다. 서로 마음이 맞는다면 실리를 추구하는 쪽으로 가고 싶지만 한국사회가 그만큼 성숙해졌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지금은 21세기다. 우리가 지켜야할 '민족문화'와 '전통'은 새롭게 해석되고 미래를 위해 사람들에게 다가서야 할 것이다. 일상생활과 동떨어진 개념이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과 민족성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이방인의 따끔한 질책도 한국인과 한국사회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이렇게 책으로까지 내진 못할 것이다. 급격한 경제발전으로 인해 오랫동안 전해져온 전통이 파괴되었다고 한다. 대가족 인구수보다는 핵가족 인구수가 대부분이고 전통문화의 물질적·사회적 기반이 무너져버렸다. 현재 한국사회의 정체성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어린 시절보다 지금은 많은 것들이 생략되거나 변질되고 또 홀대받기까지 한다. 인성교육이 무너진 이유가 대가족이 무너지면서 아이들에게 소홀해진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이방인이 걱정스럽게 보는 우리들의 전통문화는 과연 안녕한지. 이 책을 읽고나면 내 자신도 어느새 서구문물에 길들여진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마치 그것이 시대를 앞서가고 있다는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시 생각해볼만한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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