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방황하고 뜨겁게 돌아오라 - 동갑내기 부부의 유라시아 자전거 여행
이성종.손지현 지음 / 엘빅미디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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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방황하고 뜨겁게 돌아오라>라는 제목은 잘 뽑은 것 같다. 여행 에세이는 대개 어디론가 막 떠나야할 것 같고 방황하면서 좌충우돌하는 내용들이 많다. 우리는 대개 세계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말하곤 한다. 하지만 시도하기란 쉽지가 않다. 당장 1년은 떠난다는 각오로 생업을 내려둬야 한다. 지금까지 번 돈으로 여행경비를 충당해야 하고 긴 여행 중에 도움도 받아야 한다. 자전거로만 여행을 떠나기엔 돌발상황이 많은데 이에 대처해야 한다. 이들 부부는 동갑내기로 이때가 아니면 언제 여행을 맘껏 떠나겠냐는 마음이 맞아서 생고생할 각오로 떠난 것인데 사실 부러웠다. 지구에 살면서 한반도 밖의 세상을 직접 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자유를 느낄 수 있었던 그 순간은 얼마나 벅찬 감동을 주었을 지 사진으로도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떠나 테트리스에서 보던 러시아의 성 바실리 성당과 유럽 문화의 진수를 느낄 수 있었던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의 올드 타운. 알프스 산맥을 따라 자전거를 탈 때나 파미르 하이웨이를 달릴 때는 과연 어떤 기분일까? 거대하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달릴 때의 해방감과 일탈감은 최고조에 달했을 듯 싶다. 항상 여행은 벅참과 설렘으로 들뜨게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여행 중에 위험한 상황도 많았고 덥고 추운 날씨에 대비해야 하며 사막횡단할 때나 아르메니아에서 끝없이 오르막을 올라가야 할 때, 비자발급으로 몇 주를 기다릴 때나 이들의 자전거 애칭인 베리와 테리는 이탈리아에서 펠리촐리 할아버지가 수제 프레임으로 제작한 것이라 몇 주를 기다려야 했다. 그 때문에 이혼 위기까지 몰릴 정도였다고 한다. 순탄하게 흐를 수 없는 것이 바로 여행인 것이다. 이들이 자전거를 타면서 카우치서핑으로 현지인들을 가까이서 만나고 그들의 문화와 음식을 알아가는 과정은 잘 담겨있다. 과연 내가 자전거만을 의지해서 수만km를 달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여행 내내 자전거만으로 내달리지 않겠지만 말이다. 일반인 부부가 쓴 거라 쉽게 읽히고 알콩달콩 이들이 겪은 에피소드들은 좋았다. 마음 먹으면 하루만에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었다. 그렇게 긴 시간동안 여행을 떠나면서 이보다 더 많은 에피소드들이 많았을 것이다. 다만 더 추가해줬으면 싶은 내용들은 장소에 대한 부분들과 현지에서 조달한 음식에 대한 사진 또는 구입처, 자전거 수제 프레임을 제작한 이탈리아의 사이트나 연락처에 대한 정보, 이들이 거쳐온 자세한 자전거 여행경로, 우편물 부치는 과정, 화폐교환에 대한 정보 등 정작 여행에서 필요한 부분은 부록에서 빠진 것 같다. 단순히 여행 에세이로 읽기에는 부담이 없는데 막상 이들처럼 따라하기엔 알아야 할 정보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여행 후기에 보면 스폰서를 통해 후원을 받았다고 하는데 여행경비는 과연 얼마나 들었는지 여행준비물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한데 이 부분도 실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느낀다. 결국 대리체험에 만족하면서 부러워만 할 것 같다. 나도 언젠가 거침없이 방황할 수 있을까? 이들이 여행을 통해 느낀 것과 남긴 것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지금은 여행 후에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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