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
미치 앨봄 지음, 윤정숙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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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 앨봄의 장편소설 <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에 등장한 캐릭터들을 생생하게 그려내서 챕터마다 극의 한 장면처럼 지나갔다. 다 읽고나니 한 편의 판타지 영화를 본 것 같았다. 도르와 앨리, 님은 과거 속에 등장하는 사람이고, 세라와 빅토르는 현재에 사는 사람들이다. 도르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초중반만 참아낸다면 중후반으로 흐를수록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서서히 드러난다. 도르는 수천년간 죽지 않은 채로 동굴 속에 갇혀 절규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현실로 돌아와서는 모래시계를 통해 시간을 멈추고 진행되는 능력으로 시계점원이 된다. 세라는 똑똑하고 영리하지만 뚱뚱하다는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어 쉽게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그러다 또래 친구로부터 실연을 당한 뒤 페이스북에 올라온 비난으로부터 절망하다가 남아있는 시간을 없애는 자살을 시도하게 된다. 빅토르는 거대 기업의 회장이지만 더 시간을 붙잡기 위해 냉동인간이 되기로 결심한다. 여기가 가장 중요한 부분은 도르가 다시 나타나서 이 둘에게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시간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며 내 삶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장 인상적인 메시지가 있다. 도르가 빅토르에게 미래를 보여주고 나서 하는 말이다.

"이제 알겠어요? 시간이 끝이 없다면 그 무엇도 특별하지 않습니다. 상실도 희생도 없다면 우리는 그 무엇에도 감사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 우리는 시간의 소중함을 모르고 시간을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쉽게 주어지는 것에 무감각해져서 감사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에 대한 강한 메세지를 느낄 수 있었다.


<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물론 판타지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만 극의 전개를 맞추기 위해 억지로 이끌어나가는 부분도 있었지만 사회적인 문제(왕따, SNS 악플), 윤리적인 문제(냉동인간)에 대한 문제점도 짚어볼 수 있었고 캐릭터를 잘 그려내서인지 동화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에필로그에서는 박사가 된 세라와 행복한 도르의 가족이 남긴 흔적들이 마치 영화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 같아 흐뭇하게 책을 덮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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