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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료 A to Z - 천연 향료가 향수가 되기까지
콜렉티프 네 지음, 잔 도레 엮음, 김태형 옮김 / 미술문화 / 2024년 12월
평점 :
※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향수를 뿌린다는 건 일종의 에티켓처럼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갈 때 향수를 뿌리지 않고 나가면 무언가 빠뜨린 듯한 느낌이 든다. 세상에는 다양한 향을 내는 향수들이 존재하는데 개인마다 각자 선호하는 향수가 있다. 이 책을 살펴보면서 알게 된 사실은 소개된 조향계 원료들이 35가지로 매우 다양한데다 관련 종사자가 쓰는 용어를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았다. 깊게 파고들면 화학이나 생명공학 분야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향료가 에센셜 오일로 만들어지는 과정과 원료 신분증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만 해도 동물성 천연 향료 머스크를 써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였는데 1888년 바우어의 인공 머스크 합성과 관련 특허 만료로 가격대가 확 낮아지면서 향수의 대중화가 본격화되었다. 향 물질의 합성이 19세기 향 산업을 급성장시킨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합성 물질에 대한 평판이 나빠지자 합성 향료와 천연 향료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조향사의 기술이 필요해졌다. 최근 들어서는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머스크 개발이 향수 산업 전반의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자원과 에너지를 더 적게 소비하는 지속 가능한 추출 기술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조향 업체들의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제 지구에 적은 영향을 미치는 향을 생산하기 위한 노력으로 추출 방식과 합성 공정, 배출되는 부산물과 폐기물 활용까지 고민하게 되었다.
다양한 종류의 조향계 원료를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던 점은 좋았지만 확실히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엔 전문적이었다. 향수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분이나 조향사, 향수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을 위한 책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자신이 주로 애용하는 향수 외에는 다른 향수를 맡아볼 기회가 적기도 하거니와 향수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책도 서점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희소성을 띠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싸구려 향수보단 대중적으로 선호하는 향수를 고르는 편인데 어떤 향료를 조합해서 만들어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향수 브랜드로 유추해 볼 수 있을 뿐이다. 평소 향수를 알고 싶었다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향료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는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