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나무를 찾아서 - 숲속의 우드 와이드 웹
수잔 시마드 지음, 김다히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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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탁한 세상에서 들려오는 소식과는 무관하게 자연은 언제나 한결같이 그 자리에서 우리를 반겨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대자연의 신비를 찾아 비밀스럽고 아늑한 품 속으로 들어간 듯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낀다. 그건 아마도 자연이 우리에게 심적 안정감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짧게는 수백 년에서 수천 년을 사는 나무 중에서도 어머니 나무는 특별하다. 어머니 나무로 인해 숲을 이루고 다른 어린 나무들과 다양한 생명체들이 공생하며 살아갈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땅에 뿌리를 내려 지탱하는 나무에겐 놀라운 비밀이 있는데 땅속 경로 체계로 얽히고설켜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나무는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땅속 경로를 통해 도움을 주고받으며 성장한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지구의 허파라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숲을 이루는 나무가 이산화탄소의 주요 흡수원으로 탄소중립을 위해 절대적으로 보호해야 할 환경이라는 말이다. 어릴 적엔 마음껏 자연과 함께 뛰놀면서 자란 이유로 그 고마움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기후 변화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고 환경파괴로 인한 악영향은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은 일반인이 몰랐던 나무의 비밀을 하나씩 밝혀냄과 동시에 어머니 나무가 숲 전체에 끼치는 관계성에 주목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어머니 나무에서 내려온 가지가 뿌리를 단단하게 내리면 어린 나무는 부모 나무로부터 떨어져 나온 개별 나무로 자란다는 거다. 수지상균근 연결망에서 한데 이어지기 때문에 붙은 것처럼 함께 자란다고 한다.


숲의 신경 연결망 허브에는 어머니 나무들이 있었고 작은 나무들의 삶엔 어머니 나무들의 존재가 가장 중요하다니 신기하다. 그래서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광범위한 벌목과 무차별적인 개발은 막아야 한다. 숲이 사라지면 탄소의 증가로 기후 변화는 더욱 악화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나무는 숲속에 사는 생명체들에게 아늑한 안식처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존재들이다. 576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번역이 잘 되었고 문체가 편안해서 부드럽게 읽혔다. 자연을 사랑하거나 나무가 좋다면 이 책도 마음에 들 것이다. 수잔 시마드 박사의 헌신적인 탐구의 결과가 책에 녹아들어 있다. 자연과의 유대감이 강화된다면 사람과 숲이 공생해야 할 이유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게 될 것이다. 자연이 파괴되면 사람도 존재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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