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 경험이 글이 되는 마법의 기술
메리 카 지음, 권예리 옮김 / 지와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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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가는...' 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내 이야기가 담긴 글을 쓰고 싶다는 바람은 늘 갖고 있다. 에세이로 나온 책들 중 대부분 자신이 겪은 일을 써서 책을 출간한 작가들이 많다. 특별한 경험을 갖고 있다거나 특이한 이력이 없는 평범한 사람도 일상생활이 곧 글이 될 수 있다. 회고록이나 자서전처럼 일생의 업적을 남긴 사람이 아니더라도 일기에 쓰듯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 글쓴이가 가진 기억에 전부 의존해야 하는데 저자가 제시하는 몇 가지 원칙만 새겨듣는다면 진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신춘문예 당선이나 등단을 목표로 하는 전업 작가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마음속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면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내면과 만나는 시간이 될 것이다.

· 실패를 겁내지 말라, 다시 쓰면 된다

· 멋진 이야기가 아닌 잘 아는 이야기를 써라

· 불행을 억지로 욱여넣지 말라

· 육체적 감각을 키워라

· 현재의 욕망을 과거에 덧씌우지 말라

· 외부가 아닌 내면의 적과 싸우는 글쓰기를 하라

· 내 인생의 모든 등장인물을 존중하라

· 글 속에서 변화하고 성장하라


섣불리 도전했다가 실패에 대한 염려로 시작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잘 짜인 서사와 그럴듯한 포장으로 어떤 자격이 주어진 사람만 쓸 수 있다는 착각은 글쓰기에 방해만 될 뿐이다. 이 책은 무엇을 써야 할지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로 <각각의 기억이 먼저, 줄거리는 나중에> 첫 페이지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첫머리에는 나에게 감정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을 넣는다. 그러고 나서 다시 과거로 돌아가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 다만 내가 왜 이 이야기를 꼭 써야 했는지, 어떤 두려움을 이겨내야 했는지 등 중요한 감정적 문제를 초반에 분명하게 드러내야 한다."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글을 쓴다면 기본 구조를 짜고 얼개를 맞추는 건 다음 문제다.


설령 자전적 글쓰기가 자기만족으로 끝나도 좋다. 무엇이 되었든 일단 써보려는 시도만으로 분명 우리는 글 속에서 변화하고 성장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활자에서 영상으로 시대 변화가 이뤄졌다고 해도 글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은 이야기가 흘러넘칠 것 같아 자리에 앉고 나서 '앗, 뭘 먼저 쓰지?'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다."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건 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들을 배우는 것이다. 글쓰기 교실에서 수업을 듣지 못했지만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는 분이라면 중심을 잡아줄 체크리스트를 뽑아서 원칙을 세우고 중간 점검을 해보면서 나아가면 좋겠다. 글을 일단 써봐야 하고 자전적 글쓰기로 지나온 날을 정리하는 의미도 있다. 오로지 내가 겪어왔던 일로 짧은 에세이에 담아도 좋다. 뉴욕타임스와 아마존에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로 사랑받았다는 건 그만큼 글쓰기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이렇게 서평을 쓰는 것도 글쓰기의 일종인데 우리 인생이 이야기가 되려면 우선 컴퓨터를 켜든 원고지에 펜을 쓰든 지금 당장 시작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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