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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터스위트 - 불안한 세상을 관통하는 가장 위대한 힘
수전 케인 지음, 정미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6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707/pimg_7221411573475572.jpg)
'비터스위트'를 풀이하자면 씁쓸하면서도 달콤함이거나 괴로우면서도 즐겁다는 뜻을 가졌다고 한다. <콰이어트>를 쓴 수전 케인의 신작으로 슬픔과 갈망, 승자와 패자, 죽음과 애도 등을 주제로 여러 상황 가운데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질문에 대한 방법을 알아보는 방식으로 쓴 책이다. 심리학자인 김경일 교수의 꽤 긴 추천사로 시작하는데 "인간의 감정을 이토록 잘 풀어낸 책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가 결코 과장이 아니었음을 진득하게 읽다 보면 챕터마다 우리가 품었던 의문들이 조각을 맞추듯 감정을 풀어내고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읽기에 만만치 않지만 그만큼 깨닫는 것도 많은 책이기에 진득하게 읽어볼 일이다.
달콤 씁쓸함에서 보듯 모든 현상은 하나의 감정이 아니라 항상 이면이 존재하는데 교차하는 두 감정 덕분에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원천이라고 한다. 나 역시 우울감을 떨쳐내기 위해 시 짓기에 전념하면서 털어냈던 기억이 있다. 저자 역시 하루 동안 겪은 감정을 글로 쓰면서 이겨냈다. 글을 잘 쓰려고 할 필요도 없고 단지 솔직하게 글쓰기를 하면서 글로 감정을 표현할 뿐이다. 자신이 지닌 감정에 솔직해야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도 슬픔과 절망에서 얼른 빠져나오려면 달콤 씁쓸하게 감정을 다뤄야 한다. 그 아픈 기억을 다른 기억으로 전환시켜 죽음도 삶의 일부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
인간의 감정은 예전부터 단순하지 않다고 생각해왔다. 하루에도 수십 번 변하는 게 사람의 감정인데 이분법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뜻이다. 슬프지만 내일 새로운 무언가를 갈망하거나 승자가 있으면 반드시 패자가 존재한다는 걸 알면 마음이 편해진다. 애써 내가 이루지 못할 무언가를 위해 지나친 감정 소비는 몸에 해롭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절에는 우울할 때 더 우울한 음악을 들으며 그 감정의 끝으로 깊게 파고든 적이 있었다. 슬플수록 슬픔에 빠져 기어코 눈물을 흘리고 말았는데 나중엔 얼른 벗어나야 내일을 살아갈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빛과 어둠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지혜롭게 감정을 다루는 법을 연습하면서 오늘이 주어졌다는 사실에 감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