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인간의 탄생 - 체온의 진화사
한스 이저맨 지음, 이경식 옮김, 박한선 해제 / 머스트리드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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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쓰는 말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따뜻함과 차가움을 뜻하는 표현이 많다. 그런데 신기한 점은 단순한 온도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심리와 감정이 내포되어 있다는 점이다. '온도차가 느껴진다', '온화한 표정', '냉랭한 말투' 등 일상에서도 자주 쓰는 말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실내 온도에 따라 개개인의 감정이 결정짓고 판단을 내리는 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심한 날씨에는 추울수록 활동량이 줄어들고 따뜻한 무언가를 찾게 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린 체온을 어떻게 유지하고 있느냐에 따라 다른 사람과 인간관계를 맺고 유지하는데 표현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사람은 주변 환경이나 기후에 따라 생활습관이나 성격이 달라진다. 한 기사에서 보니 '햇빛이 강한 남방 유럽인들은 성격이 명령하고 낙천적이며 끈기가 적은 반면 북유럽인들은 끈기는 있으나 성격이 밝지 못한 편'이라고 쓴 것을 봤다. 열대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항상 햇빛에 노출되어서 행동이 느긋하고 낙천적으로 활동하지만 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인내심이 강한 반면 햇빛에 덜 노출되어서 밝은 성격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사는 사회에서는 체온 유지를 위해 서로 나누면서 산다. 여기서 인간성의 본질이 담겨 있다. 우울증을 이겨내려면 바깥 활동으로 자주 햇볕에 노출시키라는 말처럼 신체는 즉각 온도에 반응한다.


인류 문명사는 불 발견을 전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척박한 자연에서 체온 유지는 곧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사냥감을 잡으며 온 가족이 둘러앉아 불에 익힌 고기를 나눠 먹었다. 단순하게도 우리는 따뜻한 환경 속에 있을 때 더 많은 행복감을 느낀다. 사람은 사회적 관계 또는 공동체를 벗어나 살아갈 수 없는 존재들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수많은 연구와 실험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적정 온도를 유지하여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조성한다면 업무 능률이 오르고 매장에선 매출과도 직결되는 부분이다. 이 책을 통해 따뜻함을 지향하는 사람이 온도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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