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자격 - 도시계획학 1 : 역사 도시계획학 1
강명구 지음 / 서울연구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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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적 의미의 도시를 떠올릴 때 완벽한 시설을 갖춘 로마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인간이 만든 가장 오래된 건조물인 터키 남부 우르파라 근처에 위치한 괴베클리 테페는 약 9,500년경에 만들어진 도시로 추정되고 있다. 10톤이 넘는 석판도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흔히 농업과 함께 도시가 탄생되었다는 믿음과 달리 도시가 먼저 출현하면서 농업과 사회의 발달이 고도화되었다는 추정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시 본래의 기능을 생각해 봤을 때 사람들이 주거할 지역을 거점으로 모이면서 활발한 교류가 생겨났을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안정감을 얻은 뒤 농업뿐만 아니라 기술, 상업, 정치, 과학 등이 발전할 수 있었다.


고대 아테네의 아고라, 수도관, 히포다무스의 격자형 도시 패턴을 보아 도시계획을 먼저 세우고 공공시설과 거주공간이 계획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 도시에서 도시계획을 세울 때 효율적인 질서유지와 빠른 동선을 확보하기 위한 것처럼 그때도 이미 도시의 기능을 인지하고 있었다. 도시 계획도와 실제 사진을 보면 중심부를 중심으로 균형과 대칭을 이루도록 했음을 알 수 있다. 그 당시 제작한 도시 계획도 그림이 흥미로운 이유는 목적과 필요에 따라 설계되고 시대가 달라지면서 모습과 형태도 서서히 변해간다는 사실이다. 인구수와 교통 이용량이 큰 영향을 주었던 것이다.


천만여 명이 사는 대도시 서울도 정도전이 한양 천도를 하며 계획을 세울 때 경복궁을 중심으로 큰 길을 내었듯 그 당시에도 구획을 철저히 나눠 계획적으로 도시를 설계하였다. 이후 500여 년이 흐르는 동안 전란을 겪고 인구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동안 굉장히 많은 변화를 겪었다. 옛 사진과 비교해보면 과연 서울인지 놀라울 정도로 이전 모습은 흔적조차 찾기 어려울 정도다. 도시는 결국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는 공간이다.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자체의 행정과 마을공동체의 노력으로 깨끗하고 어울려 사는 곳으로 바꿀 수 있다. 도시의 역사와 현대 도시가 안고 있는 고민들을 함께 나누기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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